춘천 감자빵의 지식재산권 분쟁
'춘천 감자빵' 분쟁 사건은 단순한 지역 명물 베이커리의 성공담을 넘어, 상표, 특허 등 지식재산권 문제뿐만 아니라 가족 내부의 분쟁까지 아우르는 매우 복합적인 딜레마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 경제의 부상과 함께 시작된 이 드라마는, 대기업(SPC그룹 파리바게뜨)과의 표절 분쟁이라는 '다윗과 골리앗'의 서사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으나, 이후 선행 기술(Prior Art)의 발견에 따른 여론의 반전, 그리고 창업주 부부의 이혼과 경영권 분쟁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치달았다.
이에 춘천 감자빵 사건의 전말을 시계열적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둘러싼 법적·경제적·사회적 쟁점을 심층 분석한다. 특히 유사 사례인 '강릉 커피콩빵' 판결과의 비교 법학적 분석을 통해 식품 레시피와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보호의 한계를 규명하며, 감성 마케팅(Authenticity Marketing)에 의존하는 로컬 브랜드가 지닌 구조적 취약성을 진단한다. 또한, 대기업의 ESG 리스크 관리 방식 변화와 가족 기업(Family Business)의 거버넌스 실패가 초래하는 파국적 결과를 통해, 지속 가능한 로컬 비즈니스 모델을 위한 통찰을 제시한다.
제1장. 서론: 로컬의 발견과 '가짜'의 미학
1.1. 로컬 크리에이터 경제의 부상 배경
2010년대 후반, 한국 사회는 수도권 과밀화와 청년 실업 문제의 대안으로 '로컬(Local)'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의 유휴 자원과 특산물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결합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춘천의 '감자밭(Gamjabatt)'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가장 성공적으로 포착한 사례였다.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귀촌한 청년 부부(이미소, 최동녘)가 쇠락해가는 부친의 농장을 살리기 위해 개발한 감자빵은, 단순한 빵이 아닌 '지역 상생'과 '청년 혁신'의 아이콘으로 포장되었다. 이는 당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 트렌드인 '미닝아웃(Meaning Out, 신념 소비)'과 정확히 부합했다.
1.2. 시뮬라크르(Simulacra)로서의 감자빵
감자빵 성공의 핵심은 맛 이전에 압도적인 비주얼에 있었다. 실제 감자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하게 재현된 겉모습, 흙을 연상시키는 콩가루와 흑임자 가루의 패키징은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가 말한 '시뮬라크르(원본 없는 이미지)'의 전형이었다.
- 시각적 사실성: 자색 고구마빵, 옥수수빵 등 기존의 구황작물 모방 빵들이 있었으나, 감자밭의 제품은 표면의 거친 질감과 불규칙한 형태까지 모방하여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하이퍼 리얼리즘을 구현했다.
- 스토리텔링: "가격 폭락으로 폐기 위기에 처한 '로즈 감자' 품종을 살리기 위해 개발했다"는 서사는 제품에 윤리적 아우라를 부여했다.4
이러한 브랜드 정체성은 초기 팬덤을 형성하는 강력한 무기였으나, 역설적으로 후술할 표절 논란과 원조 논쟁에서 발목을 잡는 '양날의 검'이 되었다.
제2장. 외부의 적: 파리바게뜨 표절 논란과 대기업의 역설
2.1. 사건의 발단: 골목상권을 침범한 대기업?
2020년 10월, SPC그룹 산하의 파리바게뜨가 '강원도 감자빵'을 출시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해당 제품은 춘천 감자밭의 제품과 외형, 컨셉, 심지어 패키징 디테일까지 흡사했다. 이에 감자밭 측은 SNS를 통해 즉각적인 반발에 나섰다.
"아버지가 수년의 세월을 바쳐 개발하신 것입니다. 대기업이 숟가락만 얹어서는 안 됩니다."5
이 호소는 당시 포항 덮죽 표절 논란(골목식당 출연자가 개발한 메뉴를 프랜차이즈가 도용한 사건)으로 고조되어 있던 대중의 반기업 정서에 불을 지폈다. 대중은 이를 창의적인 소상공인의 아이디어를 약탈하는 대기업의 전형적인 횡포(Gapjil)로 규정했다.
2.2. SPC의 이례적인 백기 투항과 ESG 경영
논란이 제기된 지 불과 하루 만에, 파리바게뜨는 해당 제품의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5 이는 법적 유불리를 따지며 장기전으로 끌고 가던 과거 대기업의 대응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표 1. 파리바게뜨(SPC) 대응 전략 분석
| 구분 | 과거 대응 방식 | 감자빵 사태 대응 (2020) |
| 법적 태도 | 법적 하자가 없음을 들어 강경 대응 (레시피 저작권 부재 주장) | 법적 논쟁 배제, 도의적 책임 강조 |
| 대응 속도 | 수주~수개월 소요 (내부 검토, 여론 추이 관망) | 24시간 이내 즉각적 판매 중단 및 사과 |
| 명분 | 시장 자유 경쟁 논리 | 상생(Win-Win) 및 대승적 차원 |
| 후속 조치 | 소송전 불사 | 농가 피해 방지를 위한 감자 수매 약속 |
이러한 신속한 대응의 배경에는 'ESG 경영(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확산이 자리 잡고 있다. SPC 입장에서는 감자빵 하나를 팔아 얻는 수익보다, '소상공인 아이디어 약탈 기업'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주는 브랜드 가치 훼손이 훨씬 치명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파리바게뜨는 강원도 평창군과 MOU를 맺고 감자를 수매하기로 한 상태였는데, 제품 판매 중단으로 인해 농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감자 전량을 그대로 수매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농가 상생'이라는 명분까지 챙기며 사태를 진화하려 했다.6
2.3. 여론의 반전: 선행 기술(Prior Art)의 등장
그러나 파리바게뜨가 물러난 직후, 사태는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감자밭이 원조가 아니다"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네티즌들과 언론의 팩트체크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드러났다.
- 파리바게뜨 중국 법인의 선행 출시 (2018년): SPC그룹은 이미 2018년에 중국 시장에서 현재의 감자빵과 거의 동일한 형태의 제품을 출시하여 판매한 바 있었다.5 이는 감자밭이 제품을 출시한 2020년보다 2년이나 앞선 시점이다.
- 일본 및 타 지자체의 유사 사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의 베이커리나 한국의 타 지자체에서 감자 모양의 빵을 판매한 기록이 다수 발견되었다.5
이러한 사실은 감자밭 측이 주장한 "아버지가 수년간 독자적으로 개발한 창작물"이라는 내러티브를 근본적으로 흔들었다. 여론은 급격히 냉각되었으며, 감자밭이 파리바게뜨의 중국 제품을 역으로 벤치마킹하고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는 의혹(Victim Cosplay)까지 제기되었다. 결국 이 사건은 **"대기업의 횡포"**에서 시작되어 **"소상공인의 과도한 원조 주장(노이즈 마케팅)"**으로 프레임이 전환되며 마무리되었다.
제3장. 내부의 적: 부부의 이혼과 경영권 분쟁
3.1. 동지에서 적으로: 이혼 소송의 시작
춘천 감자밭은 '농사짓는 남편'과 '기획하는 아내'라는 완벽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연 매출 100억 원 이상, 연간 방문객 60만 명을 유치하는 지역 랜드마크로 성장했다.6 이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우리 그 자체"라며 부부 경영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외부의 적(파리바게뜨)이 사라지고 기업이 급격히 성장하여 자산 가치가 폭등하면서, 내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감자빵 신화'를 함께 일궈낸 이미소, 최동녘 공동대표 부부는 성격 차이 등을 이유로 이혼 소송에 돌입했다. 문제는 단순한 가정 파탄이 아니라, 연 매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주식회사 감자밭'의 경영권과 지적재산권(IP)을 둘러싼 치열한 법적 공방으로 비화되었다는 점이다.
초기 스타트업 특유의 '비공식적 역할 분담'은 치명적인 독이 되었다. 명확한 주주 간 계약(Shareholder Agreement) 없이 부부 관계라는 신뢰에 기반하여 운영되던 회사는, 이혼이라는 사적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3.2. "누가 감자빵을 만들었는가?" : 기여도 분쟁
이혼 소송의 핵심 쟁점은 재산 분할 비율을 결정짓는 '사업 기여도'였다.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 남편인 최동녘 대표는 감자 농사와 품종 개발, 원물 수급이라는 '제품의 본질(Product)'에 기여했고, 아내인 이미소 대표는 브랜딩, 마케팅, 캐릭터 디자인이라는 '사업의 가치(Value)'를 창출했다. 성공하기 전에는 이 두 영역이 상호 보완적이었으나, 재산 분할 시점에서는 서로가 "내가 회사의 핵심 가치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게 되는 분쟁의 핵심 이슈로 변질된다.
- 아내(이미소) 측 주장:
- 브랜딩과 마케팅의 주역이다. '감자빵'이라는 아이템을 기획하고, SNS를 통해 팬덤을 형성한 것은 본인의 역량이다.
- 초기 마케팅에서 언급된 "아버지의 개발" 서사는 아내 측 부친의 농업적 배경과 연결된다.5
- 남편(최동녘) 측 주장:
- 실질적인 농사와 제빵 레시피 개발은 본인이 주도했다. 자신은 청년 농부로서 감자 농사를 짓고, 빵의 맛과 질감을 구현하는 기술적 측면을 담당했다.4
이 분쟁은 현대 F&B 비즈니스에서 가치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맛(Product)"인가, "멋(Brand)"인가? 법원은 통상적으로 유형의 자산 형성 기여도와 무형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만, 부부가 동업 형태로 시작한 스타트업의 경우 명확한 업무 분장 계약서가 부재하여 판단이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
3.3. 파국: 법인의 분열과 자산의 파편화
이혼 소송이 진행되면서 감자빵 판매가 일시 중단되거나, 각자 별도의 법인을 세워 유사한 감자빵을 판매하는 등 사업은 파행을 겪었다. '감자밭'이라는 단일 브랜드로 결집되어 있던 에너지는 분산되었고,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는 가족 기업(Family Business)이 거버넌스 리스크(이혼, 상속 등)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
3.4. 상표법 위반: 공유자의 권한 일탈 사건
남편 A씨는 자신이 조합장으로 있는 영농조합을 통해 감자빵을 판매하였댜. 이런 A씨의 행위는 상표법 위반으로 벌금형이 선고되었다. 재판부가 인정한 상표법 위반의 핵심은 "공유자라 하더라도 타 공유자의 동의 없이 제3자(셀러)에게 상표 사용을 허락하거나 유통망을 확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 행위 주체: 남편 A씨 개인은 상표권 공유자였으나, 범행을 주도한 것은 A씨가 조합장으로 있는 별개의 법인인 '영농조합'이었다.
- 구체적 행위: A씨는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유통센터에 "감자빵 공구 진행해 주실 셀러분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후 연락 온 소매업자들에게 감자빵 패키지를 발송하며, 해당 패키지의 아이스박스와 아이스팩에 등록된 감자빵 상표와 동일한 표장을 부착했다.1
- 위법성 판단: 상표권이 공유인 경우, 공유자는 자신의 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없으며(상표법 제93조 제2항), 특히 제3자에게 사용권을 설정하는 행위는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A씨는 공동대표 B씨나 회사(상표권의 다른 공유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이는 자신의 지분 범위를 넘어선 침해 행위로 간주되었다.
3.5. 업무상 배임: 특허권의 무단 이전
A씨는 상표권 외에도 '콩빵 제조 방법'에 관한 특허 출원인 명의를 변경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초범, 피해 회복(특허권 원상복구 등), 처벌불원(피해자와의 합의) 등의 감경 요소로 인해 벌금형이 선고되었다.
- 배임 구조: A씨는 당시 농업회사의 사내이사로서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업무상 임무(Fiduciary Duty)가 있었다. 그러나 내부 의사결정 절차(이사회 결의 등)를 거치지 않고, 회사가 단독으로 보유하던 특허출원인의 명의를 변경하여 자신을 공동 출원인으로 등재했다.
- 피해액 산정: 재판부는 이 행위로 인해 회사가 해당 특허권 지분 가액에 해당하는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양도증을 임의로 작성한 행위는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와 연결될 수 있는 중대한 절차적 위반이었다.
제4장. 비교 법학적 분석: 감자빵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가?
감자밭 측이 파리바게뜨나 혹은 서로에게 배타적인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유사한 분쟁 사례인 '강릉 커피콩빵' 판결을 심층 분석할 필요가 있다.
4.1. 판례 분석: 강릉 커피콩빵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강릉의 명물인 '커피콩빵'을 두고 원조 업체(A)가 후발 업체(B)를 상대로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신청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를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1
표 2. 강릉 커피콩빵 판결의 주요 법적 논리 (감자빵 사례 적용)
| 쟁점 | 법원의 판단 (커피콩빵) | 감자빵 사례에 대한 함의 |
| 식별력 (Distinctiveness) | "'강릉'은 지명(현저한 지리적 명칭)이고, '커피콩빵'은 빵의 모양과 재료를 설명하는 관용적 표장이다." -> 식별력 없음 | '춘천(지명)' + '감자빵(재료/모양)' 역시 식별력이 없는 기술적 표장(Descriptive Mark)으로 판단될 가능성 매우 높음. 상표권 독점 불가. |
| 형태의 독점권 (Design) | "커피콩 모양의 빵틀은 시중에서 누구나 구매 가능하다. 빵의 형태가 자연물(커피콩)을 모방한 것으로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 감자 모양은 자연물 그 자체이며, 2013년/2018년 등 선행 기술이 존재하므로 형태(Design)에 대한 독점권 주장 불가. |
| 부정경쟁행위 (Unfair Competition) | "피고가 원고의 명성에 편승하여 오인·혼동을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다. 포장이나 상호가 구별된다." | 파리바게뜨가 '감자밭'이라는 상호를 직접 쓰지 않는 한, 단순히 감자 모양 빵을 파는 것만으로는 부정경쟁행위 성립이 어려움. |
4.2. 감자빵의 지적재산권(IP) 취약성
위 판례에 비추어 볼 때, 감자밭 측이 주장했던 권리는 법적으로 매우 취약한 기반 위에 있었다.
- 레시피(Recipe)의 저작권 부재: 현행법상 음식의 조리법은 아이디어의 영역으로 간주되어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 파리바게뜨가 찹쌀가루와 전분, 으깬 감자를 사용하는 배합 비율을 유사하게 하더라도 특허 침해가 아닌 이상 제재할 수 없다.6 특히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운 형태는 기존의 '깨찰빵' 기술을 응용한 것으로, 신규성(Novelty)을 인정받기 어렵다.
-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의 한계: 감자밭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권리는 제품의 형태와 포장을 아우르는 '트레이드 드레스'였다. 그러나 파리바게뜨의 중국 출시 제품(2018)이라는 강력한 선행 증거(Prior Art)가 존재하는 한, 감자밭이 해당 디자인의 '원작자'임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5
결론적으로, 감자밭은 법적으로 보호받기 힘든 '범용적 아이디어(감자 모양 빵)'를 '원조'라는 마케팅으로 포장하여 성공시켰으나, 그 포장이 법적 공방과 팩트체크 앞에서 찢겨 나간 형국이다.
4.3. 직무발명과 부부간 재산 분할
이혼 소송에서의 IP 분쟁 역시 복잡하다. 남편이 법인의 임직원으로서 빵을 개발했다면 이는 **'직무발명'**에 해당하여 원칙적으로 법인(회사)의 소유가 된다.8 부부가 공동 대표였다면, 이 IP의 가치는 법인의 주식 가치에 반영되어 주식 분할의 대상이 된다. 문제는 '누가 진짜 개발자인가'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기여를 깎아내리는 진흙탕 싸움이 불가피했다는 점이다.
제5장. 시사점 및 제언: 지속 가능한 로컬 브랜드를 위하여
5.1. '원조(Originality)'의 함정과 '진정성(Authenticity)'의 구분
감자빵 사태는 마케팅에서 '원조'를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전략인지 보여준다. 인터넷 집단 지성에 의해 전 세계의 유사 사례가 실시간으로 검색되는 시대에, "내가 최초다"라는 주장은 검증의 대상이 된다.
- 통찰: 로컬 브랜드는 기능적 원조(First Mover)를 주장하기보다, 지역적 맥락과 결합된 **진정성(Authenticity)**에 집중해야 한다. 파리바게뜨가 모양은 베낄 수 있어도, 춘천의 흙냄새와 청년 농부의 땀이라는 서사(Narrative)까지 복제할 수는 없었다. 감자밭이 '표절' 프레임보다 '대기업과는 다른 우리만의 철학'을 강조했다면, 선행 기술 논란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방어할 수 있었을 것이다.
5.2. 대기업의 ESG 리스크와 '지혜로운 후퇴'
파리바게뜨의 사례는 현대 기업 경영에서 평판 리스크(Reputation Risk) 관리가 법적 승소보다 우선함을 시사한다.
- 통찰: 대기업은 법적으로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도, '공정'이라는 사회적 가치와 충돌할 경우 과감히 사업을 접는 것이 이익이다. 대신 SPC는 농산물 수매를 유지함으로써 '패배'를 '상생'으로 치환하는 고도의 전략을 구사했다. 이는 향후 대기업-스타트업 분쟁의 표준 대응 매뉴얼이 될 것이다.
5.3. 가족 기업의 거버넌스(Governance) 현대화
감자밭의 비극은 성공한 스타트업이 시스템이 아닌 인적 관계(부부, 가족)에 의존할 때 발생하는 리스크를 경고한다.
- 통찰: '부부 창업'이나 '가족 경영'이라 하더라도, 사업 초기부터 주주 간 계약(Shareholders' Agreement), IP 소유권 명시, 이혼이나 사망 시의 경영권 승계 계획(Contingency Plan) 등 냉정한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사랑은 영원하지 않을 수 있지만, 법인은 영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5.4. 한국형 '미투(Me-too)' 제품의 굴레
감자빵 이후 십원빵, 탕후루 등 우후죽순 생겨나는 카피캣(Copycat) 현상은 한국 F&B 시장의 고질적 병폐다.
통찰: 진입 장벽이 낮은 아이템(단순한 모양의 빵) 하나로 승부를 보는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 전략은 필연적으로 카피캣의 공격을 받는다. 지속 가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제품을 넘어 공간, 서비스, 커뮤니티가 결합된 **복제가 불가능한 경험(Irreplaceable Experience)**을 팔아야 한다.
결론 (Conclusion)
춘천 감자빵 사건은 한국 로컬 비즈니스의 성장통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흙 묻은 감자빵 하나에 얽힌 이 드라마는, 창의성과 표절의 경계,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가족과 비즈니스의 위태로운 동거라는 현대 사회의 난제들을 날것 그대로 드러냈다.
감자밭은 대기업의 공세는 막아냈지만, 자신들의 '원조 신화'가 허상임을 드러내는 팩트체크와 내부의 분열이라는 더 큰 파도를 넘지 못했다. 향후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이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보여주기 식 원조 논쟁'에서 벗어나 탄탄한 법적 기반과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무장할 때, 진정한 의미의 '로컬의 승리'가 가능할 것이다.
참고 자료 (Cited Sources)
- 4 조선일보, "감자빵 성공 함께 일궜던 부부 공동대표, 이혼 소송전"
- 5 나무위키 및 관련 기사 종합, "파리바게뜨 감자빵 표절 논란 및 선행 기술"
- 1 서울중앙지방법원 및 언론 보도, "강릉 커피콩빵 상표권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기각 판결"
- 8 대법원 판례,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 승계 및 배임"
- 6 나무위키, "파리바게뜨 감자빵 표절 논란 상세 타임라인 및 SPC 대응"
참고 자료
- 강릉 커피콩빵 “내가 원조야” 논쟁…법원 "표절 아냐" | 세계일보, 11월 25, 2025에 액세스,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823509933
- 법정까지 간 강릉커피콩빵 원조 논란…법원 "표절 아니다" - 강원도민일보, 11월 25, 2025에 액세스,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261802
- 강릉 커피콩빵 '원조 논란' 종결됐다…법원 "표절로 보기 어려워" - 노컷뉴스, 11월 25, 2025에 액세스, https://www.nocutnews.co.kr/news/6200853
- [단독] '감자빵' 성공 함께 일궜던 부부 공동대표, 이혼 소송전 - 조선일보, 11월 25, 2025에 액세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3/09/23/SYKZN4VBDRFUTDOIJWHSIGNOLI/
- 파리바게뜨 감자빵 표절 논란 (r5 판) - 나무위키, 11월 25, 2025에 액세스, https://namu.wiki/w/%ED%8C%8C%EB%A6%AC%EB%B0%94%EA%B2%8C%EB%9C%A8%20%EA%B0%90%EC%9E%90%EB%B9%B5%20%ED%91%9C%EC%A0%88%20%EB%85%BC%EB%9E%80?uuid=fb2b3338-a76d-4c85-b77d-945ab1c6472b
- 파리바게뜨 감자빵 표절 논란 - 나무위키, 11월 25, 2025에 액세스, https://namu.wiki/w/%ED%8C%8C%EB%A6%AC%EB%B0%94%EA%B2%8C%EB%9C%A8%20%EA%B0%90%EC%9E%90%EB%B9%B5%20%ED%91%9C%EC%A0%88%20%EB%85%BC%EB%9E%80
- "내가 원조야" 강릉 커피콩빵 표절 소송서 법원 판단은 - Daum, 11월 25, 2025에 액세스, https://v.daum.net/v/q1tOYaaVyG?f=p
-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도12834 판결 업무상배임 - 빅케이스, 11월 25, 2025에 액세스, https://bigcase.ai/cases/%EB%8C%80%EB%B2%95%EC%9B%90/2010%EB%8F%8412834
- “우리가 원조” 강릉 커피콩빵 둘러싼 진실공방 - MS TODAY, 11월 25, 2025에 액세스, https://www.mstoday.co.kr/news/articleView.html?reply_page=2&total=36&idxno=83973&replyAll=&reply_sc_order_by=I&writer_check=

**
<사건의 타임라인과 전개>
| 시기 | 주요 사건 내용 | 법적 함의 및 비고 |
| 2020년 | 춘천 감자빵 개발 및 출시 | 청년 농부 부부(A씨, B씨) 공동 개발, 지역 명물로 부상 |
| 2022년 5월 | 남편 A씨, 감자빵 상표권 일부 양도받음 | 상표권 공유 관계 형성 (A씨, B씨, 농업회사법인) |
| 2023년 7월 | 부부 이혼 소송 진행 | 경영권 분쟁 및 재산 분할 이슈 심화 |
| 2023년 7~8월 | A씨, 영농조합 명의로 판매상(셀러) 모집 | 상표법 위반 혐의 발생 (타 공유자 동의 없는 사용권 설정 시도) 1 |
| 동기간 | A씨, '콩빵 제조 방법' 특허 출원인 명의 변경 | 업무상 배임 혐의 발생 (이사회의 결의 없는 자산 이전) 2 |
| 2023년 하반기 | 퇴직금 미지급 문제 발생 |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 (추후 반의사불벌로 공소기각) 3 |
| 2024년 7월 | 이혼 소송 화해권고결정 확정 | 부부 관계 법적 종료, 재산 및 권리 관계 정리의 필요성 대두 |
| 2025년 11월 25일 | 춘천지법, A씨에게 벌금 1,000만 원 선고 | 상표법 위반, 업무상 배임 유죄 인정 (초범, 합의 고려 감형) 4 |
<고려 사항>
- 상표권은 법인 단독 소유가 원칙이어야 한다: 공동 창업자 개인 명의로 상표를 공유하는 것은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것과 같다. 상표권은 법인에 귀속시키고, 창업자들은 주식을 통해 그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지배구조다.
- 공유 시 구체적인 약정(Contract)이 필수다: 불가피하게 IP를 공유해야 한다면, 민법의 일반 원칙에 맡기지 말고 '동의 간주 조항', '처분 시 우선매수권', '위반 시 위약벌' 등을 명시한 상세한 주주 간 계약(SHA) 또는 권리 공유 약정서를 작성해야 한다.
- 사내 절차의 준수 (Compliance): 아무리 1인 기업이나 가족 기업이라도, 법인의 자산(특허, 상표, 자금)을 이동시킬 때는 반드시 이사회 의사록이나 주주총회 결의서 등 적법한 서류를 구비해야 한다. "내가 대표인데 내 마음대로"라는 사고방식은 횡령과 배임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 시뮬라크르의 윤리: 마케팅적으로는 '진짜 같은 가짜(Hyperreal)'가 성공의 열쇠일지 모르나, 경영 윤리적으로는 '투명성'이 생존의 열쇠다. 소비자는 이미지에 현혹되지만, 그 이미지 뒤에 숨겨진 진흙탕 싸움을 알게 되는 순간 차갑게 등을 돌린다. 감자빵의 맛은 여전할지라도, 그 브랜드가 가진 '순수한 청년 농부'의 이미지는 이번 소송으로 인해 영구적인 손상(Damage to Reputation)을 입었을지 모른다.
이 사건은 감자처럼 투박해 보였던 빵 하나에 얽힌 복잡다단한 법적, 철학적 그물망을 드러냈다. 결국 **진짜(Real)**를 지키는 힘은 감상적인 호소가 아니라, 냉철한 **법적 이성(Legal Reason)**이다.
**
<성공의 가장 큰 적은 성공이다: 이카루스 패러독스(Icarus Paradox)>
'감자빵 사태'의 근저에는 '성공'이라는 원인이 존재한다. 성공하였기 때문에 파국을 가져왔다. 경영학자 대니 밀러(Danny Miller)는 이를 '이카루스 패러독스(The Icarus Paradox)'라고 명명했다. 이카루스가 날개를 통해 하늘을 나는 성공을 맛보았지만, 그 성공 요인인 날개를 과신하여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 추락했듯이, 기업도 성공을 이끈 요인에 과도하게 집착하다가 파국을 맞이한다는 이론이다.
감자밭의 성공 요인은 부부 공동 창업자 간의 '무한한 신뢰'와 '격식 없는 소통'이었다. 이는 복잡한 의사결정 절차 없이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게 했고, 진정성 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성공'은 그들을 파국으로 이끌었다. 그들 내부의 문제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은 이혼으로 갈라섰고 소송으로 상대를 공격하며, 기업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결국 그들의 '성공'이었다. 이카루스의 패러독스에 갇힌 것이다.
성공을 지키는 힘은 결국 '성공 관리(Success Management)' 역량에 달려있다.
'學而 > 토피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연설 준비 시간 (0) | 2025.11.26 |
|---|---|
| 고객은 왜 결제 직전에 변심하는가? _ 마지막 단계 원칙 (Last Step Principle) (0) | 2025.11.26 |
| 사공극(謝公屐): 사공의 나막신 (0) | 2025.11.25 |
|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어떻게 다른가 (1) | 2025.11.24 |
| 마키아벨리 식 경영철학 선언과 소크라테스의 반론 (1) | 2025.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