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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_ 프랑수아 라블레

by 변리사 허성원 2025. 8. 22.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_ 프랑수아 라블레

(** 영화 '인터스텔라'에 '가르강튀아(Gargantua)'라는 명칭이 나온다. 이는 주인공들이 탐사하는 외계 행성 근처에 위치한 거대한 블랙홀의 이름이다. 여기서는 '가르강튀아' 블랙홀은 엄청난 중량 때문에 시간 팽창 현상이 일어나 그 인근에 위치한 밀러 행성에서의 1년은 지구에서의 7년에 해당하였다.
'가르강튀아'는 프랑수아 라블레(François Rabelais)가 16세기 프랑스 르네상스기에 발표한 풍자 소설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에 등장하는 전설적 거인 왕이다. 이 작품은 총 5권으로 구성된 판타지 대하 소설로 거인 가르강튀아와 그의 아들 팡타그뤼엘의 기상천외한 출생, 성장, 모험, 영웅적 업적, 자유로운 삶의 추구와 활달한 인간상을 유쾌하게 그린다. **)

"가르강튀아는 설화에서 공감으로, 민속의 특수성에서 전체의 보편성으로 확장되는 인간 상상력의 거대한 포털이다." _ 문화산책 기사

I. 서론: 르네상스 거인과 그의 문학적 우주

프랑수아 라블레(François Rabelais)의 연작 소설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Gargantua et Pantagruel)》은 단순한 환상 문학이나 풍자 소설의 범주를 넘어, 프랑스 르네상스의 지적 열정과 모순, 그리고 혁명적 정신을 집대성한 하나의 거대한 문학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1 이 작품은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와 더불어 근대 소설의 기틀을 마련한 초석이자, 서양 풍자 문학의 정수로 꼽히며 그 문학사적 중요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3 라블레의 세계는 거인 부자(父子)의 기상천외한 모험을 통해 당대의 사회, 정치, 종교, 학문을 총체적으로 비판하고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하는 광대한 지적 파노라마를 펼쳐 보인다.

이 작품의 핵심을 관통하는 것은 하나의 근본적인 역설, 즉 긴장 관계에 있다. 한편으로 라블레는 이성, 자유, 지식 탐구를 예찬하는 심오하고 고결한 인문주의 정신을 대변한다.5 그는 낡은 중세적 세계관을 타파하고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신뢰하는 르네상스 정신의 위대한 구현자로 평가받는다.3 다른 한편으로, 그의 텍스트는 배설, 성교, 출산과 같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육체적 기능과 욕망을 노골적이고 외설적일 정도로 찬미하며, 이를 통해 생명의 원초적인 힘을 거침없이 분출시킨다.3 이처럼 숭고한 지적 탐구와 비속한 육체적 향연의 결합은 단순한 부조화가 아니라, 라블레가 구축한 세계의 의미를 해독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본 보고서는 라블레의 연작 소설이 중세 시대의 교조적 억압으로부터 인간 정신과 육체를 동시에 해방시키려는 급진적인 문학적 프로젝트였음을 논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작품이 탄생한 16세기 프랑스의 격동적인 역사적 배경과 작가 라블레의 독특한 지적 여정을 살펴볼 것이다. 이어서 총 5권으로 구성된 연작의 서사 구조와 주제적 변천 과정을 각 권별로 심도 있게 분석하고, 가르강튀아, 팡타그뤼엘, 파뉘르주, 장 수사 등 핵심 인물들이 구현하는 사상적 원형을 탐구한다. 또한 인문주의 교육, 유토피아 사상, 팡타그뤼엘리즘 철학, 그리고 다층적 풍자 기법 등 작품의 사상적 기둥들을 해체하여 분석할 것이다. 나아가 미하일 바흐친의 '카니발'과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이라는 비평적 렌즈를 통해 라블레 문학의 본질을 조명하고, 마지막으로 이 거대한 작품이 후대 문학에 남긴 불멸의 유산과 그 현대적 의의를 고찰하며 결론을 맺고자 한다.

II. 16세기의 도가니: 라블레의 삶과 시대

수도사에서 의사로: 한 지성의 오디세이

프랑수아 라블레의 독특한 이력은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그는 엄격한 스콜라 철학의 규율 아래 있던 프란체스코회 수도사로 출발했으나, 고대 그리스어 연구와 같은 인문학적 탐구에 대한 갈증으로 인해 기존 체제와 끊임없이 마찰을 빚었다.8 결국 그는 수도원을 떠나 당대 최고의 의과대학 중 하나였던 몽펠리에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의사로서 활동하게 된다.7 신학, 법학, 그리고 의학을 넘나드는 그의 광범위한 지적 편력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해부학 용어부터 법률 전문 용어, 고전 철학의 인용에 이르기까지 방대하고 잡다한 어휘의 향연을 만들어냈다.3 라블레에게 의학과 문학은 분리된 분야가 아니었다. 둘 다 신의 권위에서 벗어나 인간의 무한한 능력을 탐구하는 동일한 여정 위에 있었으며 3, 육체에 대한 의학적 탐구는 인간 정신을 이해하는 또 다른 통로였다.11

격변의 세계: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은 16세기 프랑스라는 거대한 용광로 속에서 탄생했다. 이 시대는 한편으로는 고전 고대의 재발견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가능성을 찬미하는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낙관론이 팽배했고 7, 다른 한편으로는 마르틴 루터로부터 시작된 종교개혁의 불길이 유럽 전역을 뒤흔들며 극심한 종교적 갈등과 폭력을 야기하던 시기였다.12 라블레의 작품은 이러한 '역설의 시대(age of paradox)'를 완벽하게 구현한다.13 그는 인간 이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과 사회를 꿈꾸면서도, 동시에 가톨릭과 개신교 양측의 광신과 독단, 그리고 그로 인한 무자비한 폭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의 작품은 르네상스의 환희와 몽상, 그리고 구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왜곡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종횡무진으로 엮인 시대의 증언이다.2 이러한 격동 속에서 수많은 지식인들이 이단으로 몰려 처형당하는 등, 시대적 불안은 라블레의 삶과 작품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웠다.14

검열의 그림자: 위협 속의 글쓰기

라블레의 글쓰기는 결코 안전한 지적 유희가 아니었다. 그의 작품은 출간될 때마다 파리 대학의 신학부, 즉 소르본으로부터 신성모독과 이단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거듭 금서 처분을 받았다.7 특히 그의 친구이자 출판업자였던 에티엔 돌레가 이단 혐의로 화형에 처해진 사건은 라블레에게 글쓰기가 곧 생사를 가르는 행위임을 각인시켰다.7 이러한 끊임없는 위협은 그의 독특한 문체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라블레가 '알코프리바스 나지에(Alcofribas Nasier)'라는, 자신의 이름 애너그램으로 만든 필명을 사용하고 9, 뒤 벨레 추기경 가문과 같은 강력한 후원자에게 의지해야만 했던 것은 단순한 변덕이 아닌 생존 전략이었다.16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외부적 압력이 그의 문학적 스타일 자체를 규정했다는 점이다. 그의 작품에 넘쳐나는 저속한 농담, 기괴한 이미지, 끝없는 언어유희는 표면적으로는 독자들을 웃게 만드는 장치이지만, 그 이면에는 소르본의 신학자들 같은 검열관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그의 가장 날카로운 비판을 위장하려는 치밀한 의도가 숨어 있다. 즉, 저급한 육체적 유머는 숭고한 인문주의적 메시지를 보호하는 일종의 위장막 역할을 했다. 독자는 작품의 서문에서 "개를 본 적이 있는가... 뼈다귀를 물고 있는 개를... 뼈를 부수고 그 안에 있는 골수를 빨아먹기 위해"라는 권고를 받는다. 이는 독자에게 표면적인 익살과 외설을 꿰뚫고 그 안에 숨겨진 '실체적 골수(substantificque moelle)', 즉 심오한 철학적 진실을 찾아내라는 작가의 초대장이다. 따라서 라블레를 읽는 행위는 작가와 독자 사이의 은밀한 공모에 참여하는 것과 같다. 그의 문체 자체가 교조적이고 문자주의적인 해석을 거부하고 비판적이며 다층적인 사유를 훈련시키는 저항의 한 형태인 것이다.

III. 5부로 구성된 연대기: 서사 구조와 주제의 진화

라블레의 연작은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대하소설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과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 유기적으로 성장한 작품이다.17 특히 아들인 팡타그뤼엘의 이야기가 아버지 가르강튀아의 이야기보다 먼저 출판되었다는 사실은 이 작품의 즉흥적이고 비선형적인 성격을 잘 보여준다.3


표 1: 연작의 출판 순서와 연대기 순서

출판 순서 서적 제목 (약칭) 출판 연도 서사 순서
1 《팡타그뤼엘》 약 1532년 2
2 《가르강튀아》 1534년 1
3 《제3서》 1546년 3
4 《제4서》 1552년 4
5 《제5서》 약 1564년 (사후 출간) 5

《팡타그뤼엘》 (약 1532년 - 서사 2권): 팡타그뤼엘리즘의 탄생

시리즈의 첫 작품은 거인 왕 가르강튀아의 아들 팡타그뤼엘의 이야기다. 그의 탄생은 어머니 바드벡의 죽음을 초래할 만큼 경이롭고 파괴적이었으며, 유년 시절부터 엄청난 식욕과 힘을 자랑했다.21 아버지는 그에게 최고의 교육을 시키기 위해 파리로 보내고, 그곳에서 그는 다양한 학문을 섭렵하며 인문주의적 지성인으로 성장한다. 이 시기 그는 평생의 동반자이자 익살꾼인 파뉘르주를 만나게 된다. 소설의 후반부는 팡타그뤼엘이 자신의 왕국을 침략한 딥소드인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무용담으로 채워진다.21 이 책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철학인 '팡타그뤼엘리즘(Pantagruelisme)'을 처음으로 제시한다. 이는 술과 음식을 즐기는 쾌활함과 지식에 대한 갈증을 바탕으로, 예측 불가능한 운명의 변덕에 초연하게 대처하는 일종의 유쾌한 스토아주의 철학이다.7 또한 부패한 법률 체계와 낡은 교육 방식에 대한 비판의 싹을 틔운 작품이기도 하다.

《가르강튀아》 (1534년 - 서사 1권): 인문주의 교육과 통치에 대한 선언문

《팡타그뤼엘》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라블레는 2년 뒤 주인공의 아버지인 가르강튀아의 일대기를 출간한다. 이 작품은 어머니의 귀를 통해 태어나는 기괴한 출생 장면으로 시작된다.7 가르강튀아는 처음에는 스콜라 철학자들의 주입식 교육 아래서 우둔한 바보로 전락하지만, 인문주의자 교사인 포노크라테스를 만나 정신과 육체가 조화된 전인적 교육을 받으며 이상적인 르네상스 군주로 거듭난다.3 작품의 중심 사건은 '피크로콜 전쟁'이다. 이 전쟁은 빵(푸아스)을 둘러싼 사소한 시비에서 시작되어 이웃 나라 왕 피크로콜의 어리석은 정복욕으로 인해 전면전으로 확대된다.5 가르강튀아의 아버지이자 현명한 왕인 그랑구지에는 평화를 추구하지만, 피크로콜의 맹목적인 공격성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 전쟁에서 승리한 가르강튀아는 관용을 베풀고, 전쟁의 영웅인 장 수사를 위해 '텔렘 수도원'을 세워준다.17 이 책은 라블레의 사상이 가장 체계적으로 드러난 작품으로, 이상적인 인문주의 교육의 커리큘럼과 현명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군주상(그랑구지에) 대 어리석고 호전적인 폭군상(피크로콜)을 극명하게 대비시킨다.28

《제3서》 (1546년): 철학적 전환 - 파뉘르주의 딜레마

《제3서》에 이르러 소설의 분위기는 거인들의 영웅적 무용담에서 철학적 탐구와 논쟁으로 급격히 전환된다. 전쟁 영웅이 되어 영지를 하사받은 파뉘르주는 순식간에 재산을 탕진하고 빚더미에 오른다. 그는 빚에 대한 해괴한 찬양을 늘어놓다가, 돌연 결혼이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만약 내가 결혼하면, 아내에게 배신당하고 구타당하며 도둑질까지 당하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파뉘르주와 팡타그뤼엘은 시인, 의사, 신학자, 법률가, 철학자, 심지어 광대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전문가들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그들 모두 모호하고 상반된 답변만을 내놓을 뿐, 파뉘르주의 의심을 해소해주지 못한다.21 결국 그들은 모든 지혜의 근원이라는 '신성한 술병(Dive Bouteille)의 신탁'을 찾아 머나먼 항해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 책은 인간 지식의 한계와 각 학문 분과가 지닌 허영심을 통렬하게 풍자한다. 절대적 진리를 갈망하지만 결국 불확실성 속에서 방황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실존적 조건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라블레가 처음으로 자신의 본명을 걸고 출판한 이 책 역시 소르본으로부터 즉각 금서 처분을 받았다.7

《제4서》 (1552년): 풍자적 항해 - 세상의 어리석음을 그리다

《제4서》는 신탁을 찾아 떠나는 팡타그뤼엘 일행의 본격적인 해상 모험을 다룬다. 이 항해는 단순한 여정이 아니라, 당대 사회의 온갖 부조리와 어리석음을 탐험하는 거대한 알레고리다.21 일행이 방문하는 기이한 섬들은 각각 풍자의 대상이 된다. 교황을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파피만(Papimanes)'의 섬과 교황에게 반항하다 저주받았다는 '파프피그(Papefigues)'의 섬을 통해 종교적 광신과 불관용을 비판하고 21, 소송에 미친 '시카누(Chicanous)'들을 통해 부패한 사법 제도를 조롱한다.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일화 중 하나는 파뉘르주가 양 상인 댕드노에게 모욕을 당하자, 그의 양 떼 중 우두머리 양 한 마리를 사서 바다에 던져버려 나머지 양 떼 전체가 그 뒤를 따라 투신하게 만드는 잔혹한 복수극이다.31 또한 혹독한 추위 때문에 전투의 함성과 소음이 얼어붙었다가, 날이 풀리자 녹아내리며 다시 들려오는 '얼어붙은 말들의 섬' 이야기는 언어와 진실의 상대성을 암시하는 환상적인 에피소드다.21 이 책은 라블레의 작품 중 가장 신랄하고 직접적인 풍자로 가득 차 있으며, 특히 교황청의 권위와 부패에 대한 비판의 수위가 매우 높다.15

《제5서》 (약 1564년): 논쟁의 종착지와 최후의 신탁

라블레 사후 10여 년 뒤에 출간된 《제5서》는 그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3 오늘날 학계에서는 라블레가 남긴 초고와 구상을 바탕으로 다른 누군가가 완성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전체적인 틀과 핵심 아이디어는 라블레의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21 일행의 항해는 계속되어, 성직자들의 이름을 딴 새들로 가득한 '종소리 울리는 섬'과 법관을 상징하는 '샤푸레'가 사는 섬 등을 거친다.21 마침내 그들은 목적지인 신성한 술병의 신전에 도착한다. 여사제 바크뷔크의 안내를 받은 그들 앞에서, 신탁은 단 한 마디의 말을 내린다. "마셔라!(Trinch!)".11 이 마지막 신탁은 팡타그뤼엘리즘 철학의 정점을 찍는다. '마셔라'는 명령은 단순히 포도주를 마시라는 뜻을 넘어, 삶과 지식, 경험의 샘에서 진리를 길어 올리라는 심오한 은유다. 외부의 권위나 교리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의 이성과 체험을 통해 진리를 찾고 인생을 만끽하라는 것, 이것이 바로 거인들의 기나긴 여정이 도달한 최종 결론이다.

IV. 거인들의 궁정: 핵심 인물 심층 분석

라블레의 인물들은 현대 소설처럼 복잡한 내면을 지닌 심리적 개체라기보다는, 특정한 사상이나 가치를 대변하는 거대한 상징적 원형에 가깝다.28 그들의 상호작용과 대립을 통해 라블레는 당대의 핵심적인 철학적, 사회적 논쟁을 극화한다.


표 2: 핵심 인물 비교 분석

인물 핵심 정체성 세계관 / 철학 주된 동기 상징적 역할
가르강튀아 선량한 왕 자비로운 인문주의 평화, 정의, 아들의 올바른 교육 이상적 인문주의 군주 (에라스뮈스적 군주상)
팡타그뤼엘 학자 군주 팡타그뤼엘리즘 (유쾌한 스토아주의) 지식, 진리, 친구들에 대한 인도 르네상스적 지혜와 호기심의 화신
파뉘르주 불량 학자 냉소적, 실용적, 채무 애호 욕망 충족, 책임 회피 결함 많고 총명하며 회의적인 근대적 인간
장 수사 '반(反)수도사' 활동적, 세속적 덕목 행동, 전투, 좋은 포도주 인습적 수도원주의 비판, 개혁된 신앙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인문주의 이상의 화신

이 거인 부자는 전통적인 서사시의 영웅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들은 신적인 위업이나 초월적 가치를 추구하는 대신, 먹고 마시고 배우는 지상의 삶을 온전히 긍정한다.22 그들의 거대한 신체는 르네상스 인간이 지닌 무한한 지적, 육체적 잠재력의 상징이다.7 그들은 자비롭고 현명한 통치자로서, 백성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지식을 탐구하며, 무엇보다 평화를 사랑한다. 특히 가르강튀아의 아버지 그랑구지에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상적인 평화주의 군주로 그려지며, 이는 호전적인 폭군 피크로콜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17 팡타그뤼엘은 아버지의 자비로움을 계승하면서도, 지적 탐구에 대한 열정이 더욱 강조된 학자 군주의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에라스뮈스의 《기독교 군주의 교육》과 같은 당대의 '군주감(mirror-for-princes)' 문학이 제시한 이상적 통치자상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인물들이다.25

파뉘르주: 르네상스의 정수, 반(反)영웅

파뉘르주는 이 연작에서 가장 복잡하고 현대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여러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천재적인 학자이지만, 동시에 비겁하고 교활하며 상습적으로 빚을 지는 사기꾼이다.17 그는 팡타그뤼엘의 현명함과 대비되는 인간적 결함의 총체다. 《제3서》에서 결혼 문제를 둘러싸고 그가 겪는 실존적 고뇌는 서사 전체를 철학적 탐구의 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21 그는 거인들의 평온한 지혜와 달리,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안해하며 현실적인 욕망에 시달리는 근대적 인간의 초상이다. 그의 존재는 르네상스 시대의 또 다른 얼굴, 즉 전통적 가치가 붕괴된 혼돈 속에서 새로운 윤리적 좌표를 찾아 헤매는 인간의 모습을 대변한다.3

장 데 장토뫼르 수사: 종교개혁의 검

장 수사는 그 존재 자체가 중세 수도원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그는 기도와 명상보다는 십자가 모양의 몽둥이를 휘두르는 데 더 능하며, 금욕보다는 좋은 포도주와 음식을 탐하는 세속적인 인물이다.21 피크로콜 전쟁 당시, 다른 수도사들이 기도만 하며 숨어 있을 때, 그는 홀로 포도밭을 지키기 위해 적들을 무자비하게 도륙한다. 그의 이러한 모습은 무기력하고 위선적인 기존 종교 체제에 대한 대안으로, 라블레가 옹호하는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덕목을 상징한다.8 가르강튀아가 전쟁이 끝난 후 그를 위해 세워주는 '텔렘 수도원'은 바로 이러한 새로운 종교적, 사회적 이상을 구현하는 공간이다. 장 수사는 종교개혁 시대가 요구했던,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행동하는 새로운 신앙인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41

V. 라블레 사상의 기둥: 핵심 주제와 철학

스콜라 철학과의 전쟁: 인문주의 교육을 위한 비전

라블레는 작품 전반에 걸쳐 중세의 스콜라 철학 교육을 맹렬하게 공격한다. 그는 스콜라 철학이 무의미한 암기와 현학적인 논쟁에 치중하여 오히려 인간을 무지하게 만든다고 비판한다.3 가르강튀아가 초반에 스콜라 철학자들에게 교육을 받으며 바보가 되어가는 과정은 이러한 비판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라블레는 그 대안으로 전인적 인간을 양성하는 인문주의 교육 프로그램을 상세히 제시한다. 이 교육은 고전 원전(특히 그리스어) 연구를 통한 지적 훈련, 다양한 운동을 통한 신체 단련, 예술 교육, 그리고 자연과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을 균형 있게 결합한다.11 이는 정신과 육체가 조화롭게 발달한 온전한 인간을 길러내려는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핵심 목표를 반영한다.45

텔렘 수도원: 자유를 위한 유토피아 청사진

《가르강튀아》의 말미에 등장하는 텔렘 수도원은 라블레가 꿈꾼 이상 사회의 축소판이다.8 이곳의 유일한 규칙은 "네가 하고 싶은 바를 행하라(Fay ce que vouldras)"이다. 이곳은 남녀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으며, 부와 결혼을 장려하고, 전통적인 수도원의 3대 서원인 청빈, 정결, 순종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반(反)수도원'이다.41 그러나 이 유토피아적 자유에는 중요한 전제가 따른다. 텔렘의 자유는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잘 태어났으며, 잘 교육받고, 고상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이들에게만 허락된다. 라블레는 이러한 엘리트들은 강제나 억압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덕을 추구하고 악을 멀리하는 본성을 지녔다고 믿었다.42

이 지점에서 텔렘 수도원이 지닌 내적 모순, 즉 인문주의적 이상이 품고 있던 엘리트주의적 한계가 드러난다. "네가 하고 싶은 바를 행하라"는 급진적인 자유의 선언은, 사실상 그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는 소수의 선별된 이들에게만 적용되는 특권이다. 텔렘의 조화는 자유가 미덕을 창조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미덕을 갖춘 자들에게만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는 사회 구조 자체의 근본적인 변혁보다는, 계몽된 소수를 위한 보호된 안식처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라블레의 사상적 한계를 보여준다. 그의 해법은 대중적 혁명이 아니라, 개인(특히 엘리트 개인)의 교육과 수양을 통한 점진적 개혁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이는 르네상스 인문주의가 지닌 귀족적 성격을 반영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떤 유쾌한 마음의 상태": 팡타그뤼엘리즘 정의하기

팡타그뤼엘리즘은 연작 전체를 지배하는 핵심 철학이다. 《제4서》의 서문에서 "우연한 것들에 대한 경멸 속에서 절여진 어떤 유쾌한 마음의 상태(une certaine gayeté d'esprit conficte en mespris des choses fortuites)"로 정의되는 이 사상은, 현재의 삶을 온전히 즐기려는 에피쿠로스적 쾌활함과 운명의 변덕에 흔들리지 않는 스토아적 강인함이 독특하게 결합된 것이다.23 이는 단순히 "먹고, 마시고, 즐기자"는 식의 향락주의를 넘어선다.48 팡타그뤼엘리즘은 지식에 대한 끝없는 갈증, 동료들과의 유쾌한 교감, 그리고 무엇보다 웃음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와 죽음의 필연성에 맞서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다.7 혼란스러운 세계 속에서 인간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외부의 권위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이성적 평정과 삶에 대한 긍정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웃음이라는 무기: 다층적 풍자

라블레는 웃음을 낡은 질서의 기둥들을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사용한다. 그의 풍자는 여러 층위에서 작동한다.

  • 종교 풍자: 그는 소르본의 신학자들을 '소르본나그르(Sorbonagres, 소르본 당나귀)'라 조롱하고, 《제4서》의 파피만 에피소드를 통해 교황에 대한 맹목적 숭배를 비판하며, 수도사들의 나태와 위선을 신랄하게 공격한다.7
  • 정치 풍자: 피크로콜 전쟁은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와 같은 당대 군주들이 벌이던 무의미하고 파괴적인 정복 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풍자다.26
  • 사법 풍자: 그는 법률가들의 현학적이고 난해한 언어유희와 판사들의 부패를 반복적으로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다.16

VI. 언어의 향연: 라블레의 문학적 기교

'잡식성' 어휘: 목록, 신조어, 그리고 언어유희

라블레 문체의 가장 큰 특징은 언어적 풍요와 활력이다. 그는 놀이의 종류, 성 빅토르 수도원 도서관의 책 목록, 음식 이름 등을 끝없이 나열하는 '목록(catalogue)' 기법을 즐겨 사용함으로써, 압도적인 풍요와 생명력을 과시한다.28 그는 또한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법률 및 의학 전문 용어, 저속한 은어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수많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언어적 창의성은 그 자체로 하나의 '언어의 카니발'로서, 작품의 주제인 삶의 찬미를 문체적으로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3 말장난,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유희, 기상천외한 비유는 그의 텍스트를 살아 숨 쉬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패러디, 과장, 그리고 그로테스크

연작 전체는 당대에 유행하던 기사도 로맨스 소설의 형식을 빌려와 그 내용을 전복시키는 거대한 패러디다.10 거인들의 신체 크기, 그들의 식사량, 전쟁의 규모 등 모든 것이 상상을 초월하는 과장(hyperbole)으로 묘사된다.7 이러한 과장은 풍자의 대상이 되는 현실 세계의 현상들이 지닌 부조리를 극대화하여 보여주는 효과적인 장치다. 그리고 그의 미학의 중심에는 '그로테스크(grotesque)'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괴함을 넘어, 신체의 구멍과 하반신 기능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웃음과 생명력을 동시에 환기시키는 독특한 미학이다.56

VII. 바흐친의 렌즈: 카니발, 웃음, 그리고 그로테스크한 신체

러시아의 문학 이론가 미하일 바흐친이 그의 저서 《프랑수아 라블레의 작품과 중세 및 르네상스의 민중문화》에서 제시한 분석 틀은 라블레 연구에 있어 불가결한 도구로 평가받는다. 바흐친의 이론은 라블레의 작품을 단순한 문학 텍스트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문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뒤집힌 세계: 카니발의 정신

바흐친은 라블레의 작품 세계가 중세의 '카니발(carnival)' 정신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주장한다.17 카니발은 공식적으로 허용된 일탈의 시간으로, 이 기간 동안에는 교회와 국가의 모든 권위와 위계질서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신성한 것은 모독되고, 왕은 광대로 분장했으며, 웃음이 모든 것을 지배했다.59 라블레의 소설은 이러한 카니발의 원리를 문학적으로 구현한 '문학적 카니발'이다. 그는 웃음을 통해 당대의 독단적이고 근엄한 권위자들의 '왕관을 벗기고(uncrowning)', 사람들 사이의 '자유롭고 친밀한 접촉'을 회복시키려 했다.23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물질적 신체에 대한 찬미

바흐친 이론의 또 다른 핵심은 '그로테스크 리얼리즘(grotesque realism)'이라는 개념이다.56 완결되고 이상화된 신체를 지향하는 고전주의 미학과 달리, 그로테스크한 신체는 열려 있고, 돌출되어 있으며, 미완성된 상태로 묘사된다. 특히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성교하고, 출산하는 '하반신(lower bodily stratum)'의 기능이 강조된다. 이러한 묘사는 단순히 저속한 취향의 발로가 아니다. 바흐친에게 그로테스크한 신체는 지극히 긍정적인 상징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생성하고 변화하는 민중의 집단적 신체를 의미한다. 신체를 물질적 차원으로 '격하(degradation)'시키는 행위는 동시에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탄생시키는 '재생(regeneration)'의 행위와 연결된다. 따라서 라블레의 외설과 배설에 대한 집착은 죽음을 넘어선 생명의 영원한 순환과 승리를 찬미하는 심오한 철학적 선언이 된다.56

바흐친의 이러한 분석은 라블레 문학에 대한 평가에 있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가져왔다. 수 세기 동안 라블레는 종종 천재적이긴 하지만 무질서하고 저속한 익살꾼으로 치부되곤 했다. 그의 작품은 심오한 사상과 외설적인 농담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결과물로 여겨졌다.8 바로 이 지점에서 바흐친의 기여가 빛을 발한다. 그는 카니발과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이라는 체계적인 이론을 통해, 이 표면적인 혼돈의 이면에 숨겨진 일관된 논리와 철학을 밝혀냈다.58 바흐친은 라블레의 웃음과 신체에 대한 집착, 위계의 전복이 중세의 공식적이고 근엄한 문화에 대항하는 '민중적 웃음의 문화(culture of laughter)'라는 일관된 프로젝트의 일부임을 증명했다.56 이로써 비평가들은 라블레 작품의 '민주적'이고 '민중적인' 뿌리를 재발견하고 58, 그 정치적 전복성을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바흐친 없이 라블레를 읽는 것은 작품의 핵심을 놓칠 위험을 감수하는 것과 같다. 바흐친은 라블레의 무정부주의적으로 보이는 언어에 문법을 부여함으로써, 그것이 권위주의에 대한 구조적이고 강력한 비판임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VIII. 결론: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의 불멸의 유산

근대 소설의 아버지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은 서양 문학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겼다. 끝없이 이어지는 삽화와 탈선으로 이루어진 방대하고 산만한 구조, 비록 원형적이지만 개인의 의식 성장에 초점을 맞춘 서사, 그리고 다양한 장르를 하나의 용광로에 녹여낸 형식적 실험은 근대 소설이라는 장르의 탄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5 라블레는 정해진 플롯의 제약을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력과 지적 유희가 서사를 이끌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작가 중 한 명이었다.

웃음과 풍자의 계보

라블레의 직접적인 영향은 후대의 위대한 풍자 작가와 문학적 혁신가들의 계보 속에서 뚜렷하게 확인된다. 특히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나타나는 거인국과 소인국 설정 및 신랄한 사회 비판, 로렌스 스턴의 《트리스트럼 샌디》의 끝없는 탈선과 독자와의 희롱, 그리고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피네간의 경야》에 나타나는 현학적인 언어유희와 서사 형식의 파괴는 모두 라블레에게 깊은 빚을 지고 있다.7 이들은 모두 라블레로부터 권위에 도전하는 풍자 정신, 언어의 가능성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실험 정신, 그리고 기존의 문학적 관습을 과감히 파괴하는 용기를 물려받았다.

팡타그뤼엘리즘의 영원한 현재성

라블레의 거대한 서사가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은 아마도 팡타그뤼엘리즘이라는 삶의 철학일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교조주의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기 어려운 현대 사회에서, 그의 메시지는 여전히 강력한 울림을 지닌다. 모든 종류의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책이나 타인의 말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적인 경험과 이성을 통해 지식을 추구하며, 삶의 복잡성과 모순을 웃음으로 포용하고,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진리를 찾으라는 라블레의 권고는 시대를 초월하는 지혜다.5 수 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라블레의 거대한 웃음소리는 인간의 자유와 지성, 그리고 삶의 기쁨을 억압하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는 가장 유쾌하고 강력한 저항의 목소리로 울려 퍼지고 있다.

Works cited

  1.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 나무위키, accessed August 22, 2025, https://namu.wiki/w/%EA%B0%80%EB%A5%B4%EA%B0%95%ED%8A%80%EC%95%84%EC%99%80%20%ED%8C%A1%ED%83%80%EA%B7%B8%EB%A4%BC%EC%97%98
  2.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accessed August 22, 2025, https://ko.wikipedia.org/wiki/%EA%B0%80%EB%A5%B4%EA%B0%95%ED%8A%80%EC%95%84%EC%99%80_%ED%8C%A1%ED%83%80%EA%B7%B8%EB%A4%BC%EC%97%98
  3. 프랑수아 라블레 장편소설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Gargantua & Pantagruel)』 - 언덕에서, accessed August 22, 2025, https://yoont3.tistory.com/11302513
  4.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 | 대산세계문학총서 35 | 프랑수아 라블레 - 알라딘, accessed August 22, 2025,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16093
  5. 16세기 프랑스 문학, 프랑수아 라블레와 그의 작품 가르강튀아, 판타그뤼엘 소개 - 책; 하다, accessed August 22, 2025, https://suis-libris.tistory.com/entry/%EB%AC%B8%ED%95%99%ED%94%84%EB%9E%91%EC%8A%A416%EC%84%B8%EA%B8%B0%EA%B3%A0%EC%A0%84-%ED%94%84%EB%9E%91%EC%88%98%EC%95%84-%EB%9D%BC%EB%B8%94%EB%A0%88%EC%99%80-%EA%B0%80%EB%A5%B4%EA%B0%95%ED%8A%80%EC%95%84-%ED%8C%90%ED%83%80%EA%B7%B8%EB%A4%BC%EC%9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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