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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경영 리더십

애플 웨이! '많은 것을 포기한다. 대신 선택한 분야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그리고 거기서 세계 최고가 된다'

by 변리사 허성원 2012. 3. 25.


[Weekly BIZ] "훌륭한 아이디어에 No를 외친다" 경영학을 뒤집는 '애플 경영'


"우리는 훌륭한 아이디어에 매일같이 '노(no)'라고 말하는 회사다(We say 'no' to good ideas everyday).
" 팀 쿡(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던 2010년 한 애널리스트 대상 설명회에서 말한 이 문장은 '애플 웨이(Apple way)'를 상징한다. '많은 것을 포기한다. 대신 선택한 분야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그리고 거기서 세계 최고가 된다'.

실제로 애플이 판매하는 제품은 딱 5종뿐이다. 단순·집중으로 요약되는 창업자 스티브 잡스(Jobs)의 경영 철학은 지금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시(市)에 있는 애플 본사와 해외 네트워크를 관통하는 애플의 유전자이다. '소비자·주주와 적극 소통하라' '여러 제품으로 위험을 분산하라'는 현대 경영학 이론에 정면 도전하는 '애플 경영'의 핵심 기둥은 무엇인가.

애플 본사는 정보의 '블랙박스'… 엄격한 비밀주의

대부분의 기업은 제품 발매 전에 여러 미디어 채널을 활용해 정보를 흘리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 애쓰지만, 애플은 제품 세부 사양까지 절대 비밀에 부친다. 쿠퍼티노의 애플 캠퍼스 내부를 둘러본 외부인도 손꼽을 정도다. 일반인은 물론 투자자·경영학자·저널리스트, 심지어 거래처 직원도 극히 제한된 회의실만 들어갈 수 있다. 회사 전체가 블랙박스인 셈이다.

애플의 비밀주의는 실리콘밸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은 사석에서 회사 얘기를 하며 아이디어를 주고받지만 애플은 예외다. 회사 밖에서 한마디도 회사 얘기를 할 수 없다. 애플 종업원이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SNS에서 회사 흉을 봤다가는 당장 해고다. 사내 정보 단속도 살벌하다. 핵심 신제품 회의는 창문도 없는 밀폐 공간에서 한다. 도청 방지를 위해서다. 수석부사장들도 자기 분야 얘기를 마치면 회의장을 떠나야 한다. 회의 정보가 유출되면 즉시 해고는 물론 피해 보상 소송을 감수해야 한다.







[Weekly BIZ] "애플은 수비 없이 공격하는 조직… 돈보다는 짜릿함을 추구"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애플은 규율이 제대로 서있고(disciplined), 비즈니스에 밝으며(business like), 제품에 집중(product focused)돼 있는 조직입니다. 단순함을 숭상하며 목표를 향해 아주 근면하게 일하는 조직이지요. 애플은 효율성이 높으며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조직입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쫓기보다는 일단 주어진 과업을 완료하는 데 집중합니다. "

산호세머큐리뉴스, TheStreet.com을 거쳐 2001년부터 경제 전문지인 포천지(誌)에서 IT업계를 취재하고 있는 전문 저널리스트인 라신스키는 실리콘밸리 유명 기업의 거의 모든 최고경영자(CEO)를 인터뷰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15년여 동안 비즈니스 세계는 애플이 진정으로 대기업병으로 인한 죽음의 올가미를 피하는 방법을 찾았는지,아니면 1997년부터 2012년까지 시기가 다시는 볼 수 없는 한 특별한 천재의 활약에 인한 황금과 같은 예외의 시기였는지 드라마를 보게 될 것"이라며 "만약 전자(前者)가 사실이라면 애플은 거의 모든 비즈니스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애플 직원들 가운데 상당수는 애플 재직 시절을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런 회사가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행복하지 않은데도 왜 애플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느냐는 질문인가? 애플 직원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다. 내 생각에 중요한 질문은 그들에게 있어 일이 재미있느냐(Having fun)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할 때 꼭 재미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재미를 추구하는 것 이외에도 일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많은 것을 성취하는 것도, 환상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도, 당신의 커리어에서 최고의 경험을 하는 것도 만족스러운 일이다. 애플 직원들은 누구나 '미션'을 성취하기 위해서 일한다고 한다. 어떤 곳에 가서 주위를 둘러봤을 때 모두 자신이 만드는 제품을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큼 짜릿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회사에 남아 있을 이유는 된다."

라신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애플 직원들은 자랑스러운 일을 성취하기 위해 일하는 이유가 강하다. 그들은 훌륭한 제품을 만들 일을 생각하지 이것으로 돈을 얼마나 벌 것인가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애플은 10개 미만의 제품으로 연간 100조원이 넘는 매출을 낸다. 또 거대 조직이지만 내부 문화는 벤처기업을 닮았다. 어떻게 이게 애플에서 가능한가?

"애플은 회사 전체가 스타트업(startup·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해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처럼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필요한 프로젝트가 있을 때 인위적으로 스타트업의 환경을 사내에 만들어낼 수 있다. 나는 그들이 선택적으로 필요할 때 이런 문화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믿는다. 반면 제품 개발을 제외한 부품 공급망, 재무 부서 등 다른 부서들은 여느 미국의 대기업처럼 돌아간다. 다만 훨씬 효율적이고 기민하게 움직이긴 하지만 대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