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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경영 리더십

[매경칼럼] 애플, 그 거침없는 질주!

by 변리사 허성원 2015. 2. 12.

애플, 그 거침없는 질주!



애플이 스마트폰 산업의 이익 93%를 차지하였다.

이 93%는 시장점유율이 아니라 이익점유율이다.

지난 2014년 4분기의 실적이 그렇다는 말이다.

거대한 글로벌 스마트폰 산업 분야에서 온갖 난다긴다하는 글로벌 IT공룡들이 제 나름대로 최고의 기술과 마케팅으로 치열하게 경쟁을 치뤘었다. 그런데 그 결과 이 산업분야에서 창출된 모든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애플 한 기업이 사실상 몽땅 쓸어간 것이다.

그것도 20% 미만의 시장점유율로..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이 93%의 이익점유율도 증가추세이다. 도표상에서 보면 그 증가추세는 가히 공포적이다.

이 무지막지한 추세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올해 안에 애플의 이익점유율이 100%를 초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극심한 부의 편중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적어도 2013년까지는 삼성은 애플의 강력한 대항마였다.
삼성은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꾸준히 애플을 추적하다가 2013년 2분기 및 3분기에는 애플과 거의 대등한 50% 이상의 이익점유율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2014년에 들어와서 애플과의 이익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는 폭이 점차 커지더니, 지난 연말에는 애플에게 사실상 독식을 허용하고, 삼성의 이익율은 9%로 급락하였다.

삼성의 이익율 급락추세와 애플의 증가 추세는 마치 거울대칭처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2014년 후반기 대형화면을 장착한 아이폰6와 6플러스 출시 효과에 따른 것이다.

2013년까지 시장점유율은 삼성이 애플의 2배이상이었지만, 2014년에 들어와 점차 그 격차가 좁아져 당해 4분기에서는 양사 모두 7450만대를 팔아 점유율이 동일하게 되어버렸다.

삼성의 번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애플의 강력한 압박을 받고 있고, 로우엔드 시장에서는 저가 중국 메이커 샤오미의 저돌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여하튼, 이번에 나타난 스마트폰 시장의 극심한 이익점유율 편중현상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우선은 삼성 등 Follower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First Innovator 애플의 탁월한 전략이다.

애플은 제품은 디자인이나 기능면에서 충분히 비교 우위적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제품의 매력에 더하여, 그들이 구축한 제품-앱스토어-개발자로 엮어진 생태계는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들이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종교적 충성심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생태계를 안드로이드게에서 흉내는 내고 있지만 제대로 파괴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애플을 추종하던 많은 Follower의 관점에서 보면, 추종 기업들은 추종 타이밍과 속를 기본적인 핵심역량으로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2010년까지만 해도 애플을 제외하고는 여러 기업들의 2위 경쟁은 혼전 상태였다.

그러나 2011년에 들어서서 삼성이 약진이 뚜렷한 반면, 기존의 강자였던 노키아, 블랙베리 등은 맥없이 하강 슬라이딩을 지속하여 영업이익율 0%의 선에 수렴해간다.

삼성의 발빠른 선택 타이밍과 추종 속력은 제대로 탄력을 받아 2013년 2, 3분기에는 애플의 이익율에 근접한다. 이때 시장점유율은 애플의 2배를 넘어서 세계 시장에서 35%까지 상승하였다.

추종 타이밍을 놓친 기업들을 보라. 그들은 위 이익점유율 그래프 상에서 x축을 따라 엉켜 몰려있다. 한 때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노키아, 블랙베리, 레노보, HTC, LG 등등..

이들 뒤쳐진 기업들은 스마트폰이 등장한지 7년이 지났음에도 밑바닥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애플 등의 이익점유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애플과 삼성의 이익율 합계는 한 때 108%까지 되었던 적이 있고, 지난 해 4분기에도 102%였다. 100%를 초과하는 이익은 다른 나머지 기업들의 뼈아픈 손해의 합이다.


그리고 중요한 한가지 가르침! 

아무리 빠른 Fast Follower라도 추종력만으로는 First Mover를 진정으로 추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킬레스가 거북을 능가할 수 없다는 제논의 역설과 같다. 육상경기에서 앞사람을 추월하기 위해서는 앞사람과 동일한 방향으로 달려야 한다. 그러나 비즈니스에서는 동일한 방향으로 달려서는 결코 추월할 수 없다. 그렇게 달려서 앞선 First Mover 기업의 매출이나 이익을 능가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팔로워를 새로운 First Mover라 불러주지 않으며, 진정한 추월로 인정해주지도 않는다. 그저 동일한 가치의 파이를 더 차지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추월은 앞선 기업이 제공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나 경험 혹은 게임의 룰을 이 세상에 제시하여야 한다. 스마트폰의 영역에서는 아직 어느 기업도 애플이 구축한 가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애플은 이 시장의 이익이 마음껏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애플의 독재적인 이익점유율에 힘입어, 최근 애플의 시가총액이 7천억달러를 돌파하였다. 한화로 무려 780조원에 달한다. 이 금액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4배가 넘고, 우리나라 GDP의 절반에 해당하며, 전 세계 인구 모두에게 100불(11만원)씩 지급해도 남을 정도의 엄청난 규모이다.


여하튼 애플의 독재적 질주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 같다.
많은 경쟁기업들의 한숨 속에 그들의 이익과 자존심을 그토록 잔인하게 유린하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그리고 어디까지 질주를 이어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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