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영과 세상살이/경영 리더십

파란의 패망! '자기 성공의 덫'

by 변리사 허성원 2012. 7. 15.

파란의 서비스가 이 번 7월말로 종료한다고 한다.
제법 오랫동안 우리 사무소의 메일 서비스를 이용해왔었는데, 이제 변경하여야 한다고 전산담당자가 보고를 올렸다.

파란의 전신은 하이텔과 한미르다. 특히 하이텔에 대해서는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인터넷이 아직 충분히 보급되기 전인 90년대 초중반에 PC 보급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하이텔은 전화통신망을 통한 PC통신의 시대를 열었다. 온라인 동호회, 파일 전송 등 과거에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시대의 태동을 몸으로 느끼며 성장한 지금의 중년은 하이텔이 사라진다는 데 대해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여하튼 그 하이텔은 당시 무지 잘나가던 장래가 촉망된 회사였다.


그런데 그 하이텔 즉 파란은 왜 몰락했을까?
아무래도 시대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네이버나 다음과 포털들이 급성장 하는 동안, 과거 하이텔의 성공의 덫에서 허우적 거리다 변신의 기회를 놓치고, 가로늦게 지금의 파란의 모습으로 최후의 발악적인 변화를 모색했었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을 꿈꾸고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네이버나 다음의 벽은 너무도 높았다. 시장점유율 겨우 0.2%.

그런데 그토록 죽기살기로 쫓아가던 포털의 길 마저도 적절한 타겟이 아니었다.
잡스의 애플이 IT환경을 모바일 플랫폼 시대로 바꾸어 버린 것이다. 기껏 죽기살기로 마지막 남은 한 조작 심장을 가동하여 헐떡이며 달려갔더니 이미 그 타겟은 다른 곳으로 이동해버린 꼴이다.
기업이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면 이렇게 우스운 꼴을 당하고 만다.


이와 같이 파란의 결정적인 실패원인은 '자기 성공의 덫'이다.
아이폰의 출시 이후 최근 절망적인 상황을 겪고 있는 과거 IT 공룡들, 예를 들어 RIM, 노키아, 코닥, 닌텐도 등이 모두 이 덫에 걸려 허우적 대거나 이미 파산했다.
과거 성공을 가져다준 자신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는 아이템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쉽게 버리지도 못하고, 그래서 새로운 시대 변화에 발빠른 변신을 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머뭇거리다 과거도 놓치고 미래도 놓치는 꼴인 것이다.
이같은 세계적 공룡 기업도, 우리 동네의 구멍가게나 사진관, 비디오가게의 몰락과 비슷한 패턴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파란의 하이텔은 PC 통신의 시대를 열어 국내 최대의 온라인 서비스업체가 되었었다. 그 온라인 서비스가 그들의 성공의 아이콘이었고 그들의 핵심역량이었다. 그러기에 그 분야의 새로운 강자인 네이버 등이 시장을 철옹성같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부득부득 그 길로 걸어갔다. 부나방처럼.. 옛 영화를 추억하면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