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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 _ 해리 프랭크퍼트

by 변리사 허성원 2026. 2. 19.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 _ 해리 프랭크퍼트

(* 해리 프랭크퍼트의 철학적 저서 '개소리에 대하여'는 현대 사회에 범람하는 '개소리(Bullshit)'의 본질을 정교하게 분석한다. 저자는 개소리가 단순히 거짓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에 대한 완전한 무관심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진실을 은폐하려는 거짓말과 구조적으로 구분한다. 거짓말쟁이는 진리의 힘을 인정하고 이를 조작하려 애쓰는 반면, 개소리쟁이는 오직 자신의 목적 달성이나 인상 관리에만 몰두하여 진실 여부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이러한 태도는 사회적 신뢰와 지적 토대를 근본적으로 파괴하기 때문에 거짓말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으로 규정된다. 소셜 미디어와 정치적 압박이 가중되는 오늘날, 이 텍스트는 진정성이라는 미명 하에 방치된 개소리를 경계하고 진리에 대한 존중을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

1. 개소리 이론의 철학적 기원과 배경

해리 프랭크퍼트가 개소리라는 주제에 집중하게 된 배경에는 문명의 토대가 되는 '진리에 대한 존중'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1 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개소리를 접하고 스스로도 이를 양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개소리가 무엇인지, 왜 그렇게 만연한지에 대한 이론적 고찰이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한다.4 프랭크퍼트는 분석철학적 전통에 서서, 모호하게 사용되는 '개소리'라는 비속어적 표현에 엄밀한 논리적 골격을 부여하고자 시도했다.1

개소리에 관한 연구는 1980년대 중반에 처음 시작되었으나,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대중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3 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담론의 혼란 속에서 이 소책자가 재발견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6 프랭크퍼트는 개소리를 단순히 '나쁜 말'이나 '무의미한 소리'로 치부하지 않고, 그것이 수행하는 독특한 기만 양식과 화자의 인식적 태도에 주목함으로써 의사소통 이론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1

2. 개념적 정의: 개소리와 유관 개념의 경계

프랭크퍼트는 개소리를 정의하기 위해 맥스 블랙(Max Black)의 '험버그(Humbug)' 개념에서 논의를 시작한다.1 블랙은 험버그를 "자신의 생각, 감정, 태도를 기만적으로 오도하는 것, 특히 가식적인 말이나 행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행위"라고 정의했다.4 프랭크퍼트는 이 정의가 개소리의 특정 측면을 설명해주기는 하지만, 개소리의 본질적 특징을 포착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보았다.1

그는 개소리의 정수를 이해하기 위해 '배설물'로서의 비유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8 개소리(Bullshit)라는 단어의 어원적 구성 요소인 'Bull'과 'Shit'을 분해해보면, 'Shit'은 영양분이 모두 제거된 채 배출되는 찌꺼기를 의미하며, 'Bull session'은 참과 거짓에 대한 엄격한 구속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뜻한다.1 프랭크퍼트는 이러한 어원적 통찰을 바탕으로 개소리를 "참과 거짓에 대한 고려 없이 청중을 설득하거나 특정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발화되는 언어적 양식"으로 규정한다.1

2.1. 험버그와 개소리의 비교

험버그와 개소리는 모두 '가식'과 '기만'을 포함하지만, 프랭크퍼트는 험버그가 주로 화자의 태도나 감정을 과시하려는 동기에 치중하는 반면, 개소리는 더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인 진리 무시를 특징으로 한다고 분석한다.4 험버그는 발화의 내용 자체보다는 화자가 자신을 어떻게 보이게 하려는가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개소리의 동기와 상당 부분 겹친다.4

개념 주요 특징 진리와의 관계 화자의 핵심 동기
정직(Truth) 사실에 부합하는 서술 진리의 권위에 복종 정확한 정보의 전달 1
거짓말(Lying) 의도적인 허위 사실 유포 진리를 인지하고 이를 은폐 사실 관계의 왜곡 및 기만 1
개소리(Bullshit) 진릿값에 대한 전략적 무관심 진리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 특정 인상 형성 및 조작 10
험버그(Humbug) 가식적인 언동과 태도 진리보다는 자기 표현의 기만 자신의 상태에 대한 오도 1

이러한 비교를 통해 프랭크퍼트는 개소리가 단순한 오류나 실수가 아니라, 화자가 자신의 발언이 실제 세계와 부합하는지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인식적 태도'의 문제임을 명확히 한다.10

3. 구조적 대조: 개소리와 거짓말의 차이

프랭크퍼트 이론의 가장 혁신적인 기여는 거짓말쟁이와 개소리쟁이의 심리적 상태와 진리에 대한 태도를 구별해낸 데 있다.1 흔히 사람들은 개소리를 거짓말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지만, 프랭크퍼트는 이 둘이 근본적으로 다른 '언어 게임'에 속해 있다고 주장한다.1

3.1. 거짓말쟁이의 '진리 인식'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엇이 참인지 알고 있어야만 한다.1 거짓말쟁이는 진리의 존재를 인정하며, 그 진리가 타인에게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교하게 사실을 뒤집거나 가린다.1 이런 의미에서 거짓말쟁이는 진리의 권위에 '대항'하는 자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권위를 가장 잘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이기도 하다.3 거짓말은 마치 정교한 시계 공학처럼, 진실이라는 지점을 정확히 피해서 허위를 배치해야 하는 '장인적 작업(Craft)'이다.15 만약 거짓말쟁이가 진실에 대한 감각을 잃는다면, 그는 자신의 거짓말이 성공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게 된다.16

3.2. 개소리쟁이의 '진리 무관심'

반면 개소리쟁이는 진리에 대항하지도, 진리에 복종하지도 않는다. 그는 진리를 아예 무시한다.9 개소리쟁이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발언이 참인지 거짓인지가 아니라, 그 발언이 자신의 목적(청중의 환심을 사거나, 투표를 얻거나, 물건을 파는 등)에 얼마나 효과적인가 하는 점이다.10 따라서 개소리는 우연히 참일 수도 있고, 우연히 거짓일 수도 있다.1 개소리의 본질은 '거짓됨'이 아니라 '위조됨(Phoniness)'에 있다.3 프랭크퍼트는 이를 "진리와 무관한(Unconnected to a concern with truth)" 상태라고 정의하며, 이것이야말로 개소리의 정수라고 보았다.17

3.3. 기만의 대상: 사태인가, 의도인가

거짓말과 개소리는 기만하려는 대상에서도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1

  • 거짓말쟁이는 세상의 '사태(State of affairs)'에 대해 우리를 기만하려 한다.4 예를 들어, 창고에 물건이 없으면서 있다고 말하는 것은 외부 세계의 사실에 대해 잘못된 믿음을 심어주려는 행위이다.
  • 개소리쟁이는 자신의 '의도'나 '기획'에 대해 우리를 기만한다.4 그는 자신이 진리를 전달하고 있는 것처럼 연기하지만, 실제로는 진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자신의 속내를 숨기고 있다.4 즉, 개소리쟁이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를 속인다.16

이러한 차이로 인해 프랭크퍼트는 개소리가 거짓말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1 거짓말쟁이는 최소한 진리의 경계를 인식하고 있으므로 그 울타리 안에 머물지만, 개소리쟁이는 진리라는 개념 자체를 무용하게 만듦으로써 지적 토대를 붕괴시키기 때문이다.1

4. 개소리의 해악: 왜 거짓말보다 위험한가

프랭크퍼트는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진리의 더 큰 적이다(Bullshit is a greater enemy of truth than lies are)"라는 명제를 제시한다.1 이 주장은 직관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으나, 프랭크퍼트의 논리에 따르면 매우 타당한 근거를 갖는다.

4.1. 인식적 기능의 마비

거짓말은 특정한 지점에서 진실을 가리는 행위이므로, 거짓말을 파헤치면 진실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 남아 있다.3 그러나 개소리는 진리와 허위의 구분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하게 만든다.12 개소리가 만연한 사회에서 사람들은 "그게 진짜냐 아니냐"를 묻기보다 "그게 얼마나 흥미로우냐" 혹은 "나의 기분에 부합하느냐"를 따지게 된다.13 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현실 추적(Reality-tracking)' 능력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는 지적 의지 자체를 꺾어버린다.12

4.2. 도덕적 관대함과 방관

우리는 거짓말에 대해서는 격렬한 분노와 도덕적 비난을 쏟아내지만, 개소리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3 사람들은 개소리를 접했을 때 "또 저런 소리를 하는군" 하며 irritated shrug(짜증 섞인 어깨 으쓱임) 정도로 넘어가곤 한다.15 프랭크퍼트는 이러한 우리의 '관용'이 개소리를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20 개소리가 사소한 해프닝으로 치부될 때, 개소리쟁이들은 아무런 제약 없이 담론의 공간을 장악하고 사회적 신뢰를 갉아먹게 된다.3

4.3. 화자의 자질 저하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역설적으로 진실을 추적하는 능력이 유지된다. 거짓말을 성공시키기 위해 항상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12 그러나 개소리에 중독된 사람은 점차 무엇이 참인지에 대해 신경 쓰는 습관 자체를 잃어버리게 된다.12 프랭크퍼트는 이를 "개소리에 과도하게 빠져드는 것은 진실을 말하는 능력을 마비시킨다(unfit a person for telling the truth)"고 표현했다.20

5. 개소리의 사회적 발생 원인 분석

프랭크퍼트는 현대 사회에서 왜 이토록 많은 개소리가 생산되는지에 대해 두 가지 주요한 사회적 압박을 지적한다.1

5.1. 발언의 의무와 지식의 격차

개소리는 "화자가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해야 할 기회나 의무가 그가 가진 지식의 양을 초과할 때" 발생한다.1 현대 사회는 모든 시민이 정치, 경제, 예술, 종교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가져야 한다는 강한 사회적 압력을 행사한다.1 특히 민주주의 체제 내에서 유권자로서 모든 국가 현안에 대해 확고한 견해를 피력해야 한다는 인식은,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사안에 대해 전문가인 척 발언하게 만든다.1 이러한 '지적 허영'과 '사회적 요구' 사이의 간극에서 개소리가 대량으로 양산되는 것이다.9

5.2. 회의주의와 '진정성'으로의 후퇴

프랭크퍼트는 포스트모더니즘이나 해체주의 등 '반실재론적(Antirealist)' 사조들이 개소리의 철학적 배경이 되었다고 비판한다.17 객관적인 실재나 보편적인 진리를 찾을 수 없다는 회의주의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옳음(Correctness)'이라는 이상을 포기했다.10 대신에 그들은 '진정성(Sincerity)'이라는 대안적 가치에 집착하기 시작했다.10

세상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대신 "자신에게 진실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믿음은, 사실 관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편리한 구실이 된다.10 프랭크퍼트는 인간의 내면이란 외부 세계보다 훨씬 더 모호하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겠다"는 주장은 사실상 지적 책임을 방기하고 개소리를 정당화하는 또 다른 방식일 뿐이라고 냉소했다.8

개소리 확산의 동인 구체적 양상 사회적 결과
민주적 압박 모든 사안에 의견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 피상적이고 지식 없는 발언의 폭증 1
인상 관리 사실보다 이미지가 중요해진 마케팅 문화 내용 없는 화려한 수사의 지배 9
철학적 회의주의 객관적 진리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사조 사실 확인 의지의 약화 및 냉소주의 20
진정성 숭배 사실적 정확성보다 개인적 느낌을 우선시 주관적 확신이 객관적 증거를 압도함 15

6. 학계의 비판과 논쟁: 개소리 이론의 진화

프랭크퍼트의 개소리 분석은 발표 이후 수많은 학술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개소리의 본질'이 화자의 의도에 있는가, 아니면 발화된 텍스트의 성격에 있는가를 두고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다.24

6.1. G.A. 코언: "명료화할 수 없는 불명료함"

분석철학자 G.A. 코언(G.A. Cohen)은 프랭크퍼트의 정의가 '화자의 심리 상태'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24 코언은 "개소리에 대하여 더 깊이(Deeper into Bullshit)"라는 논문에서, 화자가 아무리 진실하려고 노력하더라도 그 결과물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헛소리라면 그것 역시 개소리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24

코언은 특히 학술계에서 나타나는 난해한 문체들을 '학술적 개소리(Academic bullshit)'로 명명했다.25 그는 개소리의 정수를 "명료화할 수 없는 불명료함(Unclarifiable unclarity)"으로 정의했다.25 즉, 어떤 문장을 부정(Negate)해보았을 때 원래 문장과 의미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 문장은 아무런 명제도 담고 있지 않은 순수한 개소리라는 것이다.25 이는 프랭크퍼트가 일상적 대화나 정치적 연설에서의 '기만적 의도'에 집중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25

6.2. 토마스 카슨과 다른 비판들

토마스 카슨(Thomas Carson)은 프랭크퍼트의 '무관심' 기준에 대해 반례를 제시했다.24 그는 개소리쟁이들 중에서도 자신의 말이 참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경우가 있으며, 단지 그들이 증거를 확인하는 과정만 생략할 뿐이라고 지적했다.24 또한 페를라(Perla)와 카리피오(Carifio)는 교육학적 관점에서 프랭크퍼트의 이론이 지나치게 억압적이라고 비판했다.2 그들은 학습자가 새로운 개념을 익힐 때 잘 알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 '더듬거리며 말하는 것(Talking above oneself)'은 지적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인데, 이를 개소리라고 낙인찍는 것은 창의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28

7. 응용 분석: 정치, 미디어 그리고 포스트 트루스

프랭크퍼트의 이론은 오늘날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시대를 분석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15 진실이 더 이상 공적 논의의 기준이 되지 못하는 현상은 프랭크퍼트가 예견한 개소리의 승리를 보여준다.6

7.1. 도널드 트럼프와 개소리의 정치학

많은 분석가들은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프랭크퍼트적 의미의 '개소리쟁이(Bullshitter)'의 전형으로 꼽는다.6 트럼프는 사실 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지지자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말들을 쏟아내며, 사실 관계에 대한 지적을 받았을 때도 이를 교정하기보다 또 다른 파격적인 발언으로 덮어버린다.6 이는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 때조차 사실은 그의 주된 관심사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는 오직 자신의 위력을 과시하고 적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효과'에만 집중하는데, 이것이 바로 프랭크퍼트가 말한 개소리쟁이의 정석이다.6

7.2. 소셜 미디어와 알고리즘의 역할

소셜 미디어는 개소리가 증식하기 위한 완벽한 생태계를 제공한다.18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정보의 '진위'보다는 사용자의 '반응(Like, Share)'을 우선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18 이는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메시지가 더 널리 퍼지게 유도하며, 결과적으로 개소리를 경제적으로 보상하는 구조를 만들었다.15 프랭크퍼트가 1980년대에 지적했던 "의견을 가져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이제 SNS를 통해 매 순간 실시간으로 시민들에게 강요되고 있으며, 이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개소리의 대홍수를 초래했다.15

7.3. 개소리에 대한 해독제: 풍자와 해학

개소리는 논리적 논증이나 사실적 반박에 대해 놀라운 면역력을 갖는다.31 개소리쟁이는 애초에 논리의 규칙을 따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프랭크퍼트와 후속 연구자들은 '풍자(Satire)'와 '유머'가 개소리에 대한 유력한 해독제가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26 존 스튜어트(Jon Stewart)와 같은 코미디언들이 보여주듯, 개소리쟁이의 가식과 pretentiousness(허세)를 웃음거리로 만듦으로써 그들이 숨기고 있는 기획의 본질을 폭로하는 방식이 전통적인 토론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26

8. 후속작 '진리에 대하여'와 이론적 완결성

프랭크퍼트는 '개소리에 대하여'에서 진리가 왜 중요한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자각 하에, 후속작인 '진리에 대하여(On Truth)'를 집필했다.8 이 책에서 그는 개소리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가 왜 진리를 수호해야 하는지를 실용주의적, 사회적, 심리학적 관점에서 논증한다.

8.1. 진리의 실용적 유용성

프랭크퍼트는 스피노자(Spinoza)의 논리를 빌려, 진리를 깨닫는 것이 인간에게 '기쁨(Joy)'을 준다고 주장했다.8 진리는 우리가 현실 세계의 고정된 사실들과 올바르게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해주며, 우리의 행동이 의도한 결과를 낳도록 돕는다.8 만약 우리가 진리를 무시하고 개소리 속에서 산다면, 우리는 현실로부터 단절되어 결국 물리적, 사회적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8 "벨기에가 독일에 침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의 믿음과 상관없이 존재하며, 이를 무시하는 대가는 고통스럽다.8

8.2. 사회적 신뢰의 근간

정직함은 사회적 결속의 기초이다.8 개소리가 만연하면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고, 복잡한 사회적 협력이 불가능해진다.8 진실이라는 공통의 기반이 사라진 사회는 각자의 개소리가 부딪히는 전쟁터로 변하며, 이는 민주주의의 붕괴로 이어진다.13

8.3. 자기 인식과 진실

프랭크퍼트는 자신을 아는 것(Self-knowledge) 역시 세상을 아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한다.8 우리가 외부 세계의 진실에 무관심해진다면,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진실해질 수 없다.8 진정성이라는 미명 하에 사실을 무시하는 행위는 결국 자아를 공허한 개소리로 채우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8

9. 종합적 결론 및 시사점

해리 프랭크퍼트의 개소리 이론은 단순한 위트나 언어 유희를 넘어, 현대 문명이 직면한 인식적 위기의 정체를 명확히 규명한 철학적 성취이다.1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더 교묘하고 파괴적이다. 그것은 거짓 정보를 주입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진리와 허위를 구분하려는 지적 의지 자체를 마비시키기 때문이다.12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확증 편향, 가짜 뉴스, 혐오 표현 등은 모두 프랭크퍼트가 정의한 '개소리'의 변용된 형태들이다.15 개소리에 맞서기 위해서는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진리에 대한 '관심'과 '존중'을 회복해야 한다.1 이는 자신이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 침묵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타인의 화려한 수사 뒤에 숨겨진 전략적 무관심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을 요구한다.5

프랭크퍼트의 경고처럼 개소리는 지적 양심을 갉아먹는 암세포와 같다.5 우리가 개소리에 대해 '관대한 어깨 으쓱임'을 멈추고, 다시금 진실의 엄중함을 사회의 핵심 가치로 세울 때만이 포스트 트루스의 안개를 걷어낼 수 있을 것이다.3 개소리에 대한 철학적 성찰은 결국 "우리는 어떤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10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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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Are social media an example of Harry Frankfurt's "bullshit"? - Philosophy Stack Exchange, 2월 19, 2026에 액세스, https://philosophy.stackexchange.com/questions/117159/are-social-media-an-example-of-harry-frankfurts-bulls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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