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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베르나르 스티글레르의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

by 변리사 허성원 2025. 11. 28.

베르나르 스티글레르의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 

(* 베르나르 스티글레르의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는 초산업사회가 심리권력과 기술로 '사유 능력(savoir-théoriser)'을 포함한 모든 지식을 박탈하는 일반화된 소외를 의미한다. 이는 인간의 주의력과 주체성을 파괴하고 욕망을 충동으로 퇴행시켜 사회 전체의 돌봄 능력을 붕괴시킨다. 스티글레르는 기술을 해독제(Pharmakon)로 전환하는 긍정적 약물학을 제시하며 , 교육과 기여 경제를 통해 상실된 성찰 능력과 돌봄의 체계를 복원할 것을 촉구한다.)

I. 서론: 기술-존재론적 위기 진단

A. 베르나르 스티글레르 철학의 토대: 기술과 시간 (Technics and Time)

베르나르 스티글레르의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Proletarianization of Spirit) 개념은 그의 방대한 기술 철학적 프로젝트, 특히 『기술과 시간(Technics and Time)』 시리즈에서 확립된 존재론적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1

스티글레르에게 기술(Technics)은 단순한 인간의 발명품이나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존재 방식과 시간성 자체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조건이다.1 그는 기술을 외부화된 기억, 즉 **보철물(Prosthesis)**로 파악하며, 이는 인간의 자기 형성 과정인 에피필로제네시스(Epiphylogenesis)의 핵심으로 간주된다.2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고 환경을 조작하는 행위는 신체 생리학적 변화를 초래하며, 이는 인간 종의 진화와 개별 주체의 구성에 필수적인 요소이다.3

이러한 기술 존재론적 관점에서, 스티글레르는 기억의 구조를 후설(Husserl)과 데리다(Derrida)의 논의를 계승하여 3차 보유(Tertiary Retention) 개념으로 확장한다.4 3차 보유란 알파벳, 도서관, 그리고 현대의 디지털 미디어와 같이 외부화되어 세대를 가로질러 장기 기억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기술적 매체를 지칭한다.1 이 외부 기억 장치들은 우리의 시간성, 즉 과거를 기억하여 미래를 예상하는 능력(Anticipation)의 기반을 형성한다.2 스티글레르의 기술 비판은 바로 이 외부 기억 장치가 인간의 의식과 시간성을 규정한다는 근본적인 구조에서 출발하며, 초산업 자본주의가 인간 기억의 본질적 구조인 3차 보유를 대규모로 표준화하고 산업화했다는 사실에 그 심각성이 있다.3 이러한 외부 기억의 통제는 단순히 경제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 개인의 사유 능력과 집단적 삶의 가능 조건 자체를 변형시키는 존재론적 위기를 초래한다.

B.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 위기의 시대 진단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는 초산업사회(Hyper-industrialism)에서 발생하는 전반적인 위기를 진단하는 스티글레르의 중심 개념이다.6 이 개념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세계화 과정 속에서 인간의 비판적 능력과 공동체적 유대가 파괴되는 현상을 포착한다.

이 진단은 막스 베버(Max Weber)의 논의를 참조하며, 자본주의가 촉진하는 사회적 환멸(disenchantment)이 새로운 위험한 단계에 도달했음을 강조한다. 스티글레르는 정신(Spirit), 지성(intelligence), 돌봄(care), 공동체(community)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에 주목하는데, 이는 소비주의적 기술의 끊임없는 확산과 **리비도 경제(Libidinal Economy)**의 조작에 의해 심화된다.6 즉, 생산적 승화(productive sublimation)를 통해 형성되어야 할 욕망이 충동(drives)으로 대체되는 과정이 핵심이다.6

이 개념에 '정신'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은, 이 문제가 물질적 생산 관계를 넘어 기억의 보유 관계노에시스적(noetic, 인식적/성찰적) 능력의 상실로 초점이 이동했음을 의미한다.7

고전적인 프롤레타리아화가 노동자가 생산의 도구와 savoir-faire를 박탈당하는 경제적 소외였다면,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는 개인의 내재적 능력, 즉 지식과 의미를 스스로 창출하고 성찰할 능력(savoir-théoriser)을 박탈하는 실존적 소외이다.7 이러한 진단은 스티글레르가 "프롤레타리아화가 문제이지 자본주의가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는 배경이 된다.7 이는 경제적 분배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기술 시스템에 의해 야기된 사유 능력의 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엄밀한 기술-철학적 분석을 반영한다.

II. 프롤레타리아화 개념의 존재론적 확장: 지식의 일반화된 상실

'프롤레타리아(Proletariat)'라는 용어는 원래 고대 로마 시대부터 사용된 용어이지만, 베르나르 스티글레르(Bernard Stiegler)의 철학에서 이 용어는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의 전통적 정의를 넘어 기술적, 인식적 차원으로 확장된다.

고전적인 의미에서 '프롤레타리아'는 자신의 노동력 외에는 생산 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계급을 의미한다.

  • 생산 수단 상실: 이들은 토지, 공장, 기계 등 생산에 필요한 도구를 소유하지 못하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자본가에게 판매해야 합니다.
  • 노동력으로의 환원: 노동자는 자신의 기술이나 노하우(savoir-faire)를 기계와 과학적 관리 시스템에 위임당함으로써, 단순한 노동력으로 환원되어 소외되는 경험을 합니다.  

스티글레르는 초산업 사회(Hyper-industrial Society)에서 '프롤레타리아화(Proletarianization)'를 단순한 경제적 소외가 아닌, 개인 및 집단에게서 지식(Knowledge)과 자율성(Autonomy)이 상실되는 일반화된 과정으로 재정의한다.  

스티글레르에게 프롤레타리아는 더 이상 특정 계급에 국한되지 않고, 기술 시스템의 자동화와 표준화로 인해 자신의 사유 능력과 삶의 노하우를 박탈당한 모든 사람을 지칭하게 된다. 결국 스티글레르에게 '프롤레타리아'는 아래의 세 가지 지식, 특히 스스로 생각하고 삶을 주체적으로 구성할 능력을 상실하고, 자동화된 기술 시스템에 의해 단일성(singularity)과 자율성(autonomy)을 박탈당한 주체를 의미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점진적인 우둔해짐(gradual becoming stupid)'의 상태이자 '지성의 파괴'이다.

  1. Savoir-faire (실천 지식/노하우): 노동자가 기계화로 인해 자신의 숙련된 기술을 잃는 과정 (19세기 산업 자본주의).  
  2. Savoir-vivre (삶의 노하우/생존 지식): 소비 자본주의 시대에 마케팅과 매스 미디어가 개인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규격화된 소비 패턴으로 대체하면서 삶의 기쁨(joie de vivre)을 상실하는 과정 (20세기 포디즘).  
  3. Savoir-théoriser (성찰/사유 능력): 현대 디지털 및 인지 자본주의에서 알고리즘과 자동화된 시스템이 인간의 판단, 선택, 비판적 사고 과정(노에시스 과정)까지 위임받아, 개인이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할 능력을 상실하는 과정 (21세기 초산업 사회).  

A. 고전적 프롤레타리아화의 한계와 재정의

스티글레르는 마르크스(Karl Marx)와 시몽동(Gilbert Simondon)의 철학적 유산을 활용하여 프롤레타리아화 개념을 재정의한다.9 그에게 프롤레타리아화는 고전적인 마르크스주의적 정의(생산 수단의 소유권 상실)를 넘어, 개인 및 집단에서 지식과 노하우(savoir-faire)가 상실되는 일반화된 과정을 의미한다.9

이러한 재정의는 프롤레타리아화를 기술과 자동화의 진화로 인해 발생하는 자율성(autonomy)과 단일성(singularity)의 상실이라는 광범위한 과정으로 이해하도록 확장한다.11 특히, 스티글레르는 시몽동의 개체화(Individuation) 이론에 깊이 의존한다.13 개체화는 개인이 주체로 구성되는 심리적 개체화(psychic individuation)와 공동체가 형성되는 집단적 개체화(collective individuation)를 포함한다.13 스티글레르에 따르면, 프롤레타리아화는 바로 이 두 가지 개체화 능력이 기술적 형식에 의해 단락(short-circuited)되거나 파괴되는 탈-개체화(de-individuation) 현상이다.11 이 과정은 외부화된 3차 보유물이 개인과 집단의 시간성을 구성하는 방식(transindividuation) 자체를 산업적으로 조작할 때 발생한다.5

B. 세 가지 형태의 지식 상실: 누적적 위기

스티글레르는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적 단계를 추적하며, 프롤레타리아화가 단일한 현상이 아니라 세 가지 형태의 지식이 차례로 파괴되는 누적적인 과정임을 제시한다.7

  1. Savoir-faire (노하우/실천 지식)의 상실 (19세기 산업 자본주의): 이는 고전적인 프롤레타리아화에 해당하며, 노동자의 숙련 기술이 기계화와 과학적 관리(테일러주의) 시스템으로 위임되면서 노동자가 단순한 '노동력'으로 환원되는 현상이다.7
  2. Savoir-vivre (삶의 노하우/생존 지식)의 상실 (20세기 포디즘적 소비 자본주의): 20세기에는 대량 마케팅과 매스 미디어가 소비자를 프롤레타리아화한다. 이들은 개인의 고유한 삶의 방식(savoir-vivre)을 대량 생산된 규격화된 소비 패턴으로 대체하거나 강탈하며, 그 결과 궁극적으로 **삶의 기쁨(joie de vivre)**이 박탈된다.9
  3. Savoir-théoriser (성찰/사유 능력)의 상실 (21세기 초산업/인지 자본주의): 현대 디지털 시대의 특징은 인지적 능력, 즉 이론적 사유 능력의 상실이다.7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가 인지적 능력과 자기 성찰적 사고 과정까지 위임함으로써 발생한다.8 이는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의 핵심을 이루며, '지성의 파괴'이자 주체의 **"완전한 대뇌 사막화(complete cerebral desertification)"**를 초래한다.7

이러한 지식 상실의 3단계는 단순한 병렬이 아니라, 누적적인 파괴 효과를 가진다. Savoir-théoriser의 상실은 가장 치명적인데, 이는 개인이 자신이 Savoir-faireSavoir-vivre를 잃었음을 성찰적으로 인지하고 이 시스템에 저항할 수 있는 마지막 인지적 도구마저 잃게 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7 따라서 현대 사회가 '지식 사회'라는 구호는 스티글레르에게 체계적인 지식 파괴가 인지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임을 은폐하는 "명백한 거짓말"에 불과하다.9

Table I: 프롤레타리아화의 3단계와 상실된 지식

단계 (시대) 주요 자본주의 형태 상실된 지식 메커니즘 관련 현상
1단계 (19세기) 산업 자본주의 Savoir-faire (노하우, 기술) 기계에 의한 노동 지식의 위임 노동력으로의 환원
2단계 (20세기) 소비 자본주의 Savoir-vivre (삶의 방식) 규격화된 소비와 생활 양식의 대체 삶의 기쁨 상실 (joie de vivre)
3단계 (21세기) 초산업/인지 자본주의 Savoir-théoriser (성찰 능력, 정신) 심리권력에 의한 주의력 포획 및 기억의 자동화 개체화 능력 및 성찰적 판단 마비 7

 

III. 심리권력과 주의력 경제: 메커니즘 분석

A. 기억의 산업화와 문법화 (Grammatization)의 가속화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기술적 메커니즘은 **문법화(Grammatization)**의 가속화이다. 스티글레르에게 문법화는 경험과 의식의 흐름을 계산 가능하고 복제 가능한 이산적인 요소로 분해하는 역사적 과정이다 (예: 언어의 흐름을 알파벳으로 분해).2 디지털 기술 시대는 이 문법화 과정을 극단적으로 가속화하며, 이는 특히 **3차 보유(외부 기억)**가 대규모로 조작되고 산업화되는 형태로 나타난다.3

기술적 자동화는 지식의 자동화를 초래하며, 지식의 **자기 성찰적 과정(노에시스)**을 해체시킨다.7 미디어를 통한 사건의 인코딩과 연출은 자아 성찰을 방해하며, 이러한 기술적 인터페이스는 그 존재 자체를 인지하기 어렵게 만든다.3 이러한 문법화된 3차 보유는 장기적이고 질적인 성찰 대신 단기적이고 계산 가능한 상호작용을 촉진한다.7 문화적 참여에 필요한 '깊은 주의력(deep attention)'은 이제 여러 매체를 끊임없이 오가는 '초-주의력(hyper attention)'으로 대체된다.5 이는 이성적 참여가 장기적인 기억 보유를 필요로 하는 노에시스 과정을 단락(short-circuiting)시키고 파편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7

B. 심리권력 (Psychopower)과 주의력 착취

디지털 시대의 자본주의는 '주의력 경제(attention economy)'로 특징지어진다. 스티글레르는 주의력(Attention)을 화석 연료에 비견하며, 초산업 경제에서 가장 귀중하고 탐색되는 상품으로 간주한다.4 이 귀중한 자원을 포획하고 착취하기 위해 **심리권력(Psychopower)**이 작동한다.15

심리권력은 마케팅과 디지털 기술(심리기술학적 장치, psychotechnological apparatuses)을 동원하여 개인의 의식을 포획하고 소비를 향해 채널링함으로써, 개인의 정신 활동을 대규모로 통제하는 조직적인 시스템이다.4 이는 '초-넛지(hypernudge)'나 '알고리즘적 통치성(algorithmic governmentality)'과 같은 형태로 구현된다.4

이러한 심리권력의 작동은 개인의 **리비도 경제(Libidinal Economy)**를 직접 조작한다.6 즉, 장기적이고 생산적인 승화 과정을 통해 형성되어야 할 **욕망(Desire)**을 해체하고, 즉각적인 만족을 요구하는 **충동(Drives)**으로 퇴행시킨다.6 이는 소비 중독(intoxication by consumption)을 초래하며, 개인을 절망과 고독감으로 몰아넣는다.18

이러한 주의력의 파괴는 단순한 개인적 인지 장애를 넘어선다. 스티글레르에게 주의력은 정신적 집중 능력인 동시에 타인과 대상에 대한 사회적 돌봄(care)의 능력을 의미하며, 이는 시민사회(civility)의 토대인 philia (사회화된 리비도 에너지)와 연결된다.15 따라서 심리권력에 의한 주의력 파괴는 곧 심리적 장치와 사회적 장치 전체의 파괴, 즉 돌봄의 체계 붕괴를 의미한다.15 금융 자본주의의 투기꾼(speculator)이 단기적 이윤을 추구하며 장기적 돌봄을 포기할 때, 대중의 단락된 주의력(short-term attention)은 이러한 단기 지향적 행동을 정당화하는 악순환을 형성하며, 사회 전체의 장기적 투사 능력(projection into the long term)을 조직적으로 파괴한다.15

IV. 정신적/사회적 장치의 파괴와 개체화의 위기

A. 노에시스(Noesis) 과정과 성찰적 판단의 마비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는 주체의 가장 근본적인 능력인 노에시스(Noesis) 과정을 마비시킨다. 노에시스는 지식을 스스로 생산하고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자기 성찰적 과정인데, 자동화된 기술 시스템에 지식을 위임하는 순간 주체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위치로 전락하며 사유의 능력을 상실한다.7

이러한 마비는 성찰적 판단(reflective judgment) 능력의 상실로 구체화된다.10 스티글레르는 칸트의 미학 이론을 확장하여 성찰적 판단을 논하는데, 이는 단순히 객관적 사실을 판별하는 결정적 판단(determinate judgment)을 넘어선다.10 성찰적 판단은 증명되거나 입증될 수 없지만 모든 사유와 증명의 조건을 이루는 비범한 '공리(axiom)'의 영역, 즉 정신 활동을 지탱하는 기반에 대한 판단 능력을 의미한다.10

그러나 초산업 자본주의 하에서 정신의 모든 차원이 **계산 가능성(calculability)**의 대상이 되면서 10, 예술, 돌봄, 그리고 믿음의 기반이 되는 이 성찰적 판단 능력이 마비된다. 이러한 마비는 증명할 수 없는 가치와 신념을 토대로 하는 '신비주의(mystagogy)'를 잃고 모든 것이 객관적 결정으로 환원되면서 발생하는 정신의 위기이며, 주체를 실존적 '디폴트' 상태에 놓이게 한다.10

B. 개체화의 위기와 리비도 경제의 붕괴

노에시스의 단절은 시몽동이 강조한 개체화의 위기를 유발한다. 프롤레타리아화는 개인의 심리적 단일성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집단적 개체화 능력을 파괴한다.11 특히, 디지털 기술이 사회적 관계의 틀(transindividuation)을 '프로그램 산업'의 시간(time of the program industry)에 맞춰 재단하고 단락시키면서, 개인은 고립되고 **무리와 같은 행동(herd-like behaviour)**이 증가한다.13 예를 들어, 스마트폰은 영유아와 부모 간의 상호작용까지 방해하며 개체화 과정을 기술적으로 단절시킨다.14

리비도 경제의 조작을 통해 욕망이 충동으로 변질되는 현상은 정신의 활동을 생존(subsistence) 수준으로 끌어내린다.4 장기적인 주의력과 문화적 기억의 보유가 파괴되면서, 청소년들은 주의력 결핍(ADHD)의 증가, 사고의 성숙 지연, 과도한 디지털 집착, 그리고 심각한 소비 중독을 경험한다.17 스티글레르는 이러한 현상이 마케팅 기술이 의도적으로 청소년의 주의력을 포획하고 '청소년 정신 장치(Juvenile Psychic Apparatus)'를 파괴하여 단기적 충동 중심의 문화를 확산시킨 계산된 결과임을 진단한다.15

Savoir-vivreSavoir-théoriser의 상실은 개인을 소비 중독과 **절망(despair)**의 순환 고리에 가둔다.18 충동 중심의 문화는 일시적인 만족을 주지만, 장기적인 욕망과 삶의 의미를 부여할 능력(noesis)을 빼앗음으로써 근본적인 절망을 초래한다. 이러한 절망과 시스템적 무관심(carelessness)은 성찰과 장기적 몰입을 방해하는 주의력 결핍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며 19, 결국 시스템 저항에 필요한 지적 능력과 리비도적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실존적 폐쇄 회로를 만들어 피프롤레타리아화된 상태를 영구화한다.

V. 파르마콘으로서의 기술: 디-프롤레타리아화의 전략

A. 파르마콜로지 (Pharmacology)적 접근과 부정 엔트로피 (Negentropy)

스티글레르는 기술을 단순히 악으로 규정하고 거부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기술을 해독제이자 독인 **파르마콘(Pharmakon)**으로 규정하며 20, 현대의 위기를 디지털 *파르마카(pharmaka)*의 과잉으로 인한 '중독(intoxication)'의 시대로 진단한다.20 기술은 건설적(negentropic)일 수도, 파괴적(entropic)일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가지므로 21, 해결책은 기술 자체의 제거가 아니라 기술의 사용 방식을 재구성하는 **긍정적 약물학(positive pharmacology)**에 있다.8

긍정적 약물학의 과제는 현재 포획과 소외의 도구로 사용되는 기술을 기여와 해방의 도구로 전환하는 것이다.8 이 전환 과정은 엔트로피(무질서 증가)에 맞서 지식과 질서를 창출하는 **부정 엔트로피적 지식(Negentropic Knowledge)**의 생산을 목표로 한다.22 즉, 스티글레르는 인간의 창조성과 돌봄을 통해 기술의 독성을 치료하는 방안을 모색하며, 이는 기술적 타율성 속에서도 주체의 자율성을 재확립하려는 시도이다.23

B. 교육과 돌봄의 혁신: '지성을 위한 투쟁'

디-프롤레타리아화의 핵심은 상실된 savoir-théoriser와 주의력을 복원하는 것이다. 스티글레르는 교육을 이러한 복원의 주요 수단으로 제시하며, 교육을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가 아닌, 수 세기 동안 '영혼'이라고 불려온 것을 돌보는 **메타-돌봄(metacare)**으로 재정의한다.4

교육은 **'지성을 위한 투쟁(the battle for intelligence)'**의 전선이다.4 이 투쟁의 목표는 시장과 심리권력에 의해 납치된 주의력을 되찾고, 개인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는' 능력인 장기적이고 비판적인 주의력을 형성하는 것이다.4 장기적인 주의력은 문화적 기억의 보유(retentions of cultural memory)를 가능하게 하며, 주의력 결핍 장애(ADD/ADHD)와 같은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는 데 필수적이다.19

이러한 부정 엔트로피적 교육은 학생들을 창조적인 방식으로 탐구하고 진리를 찾는 **지식 공동체(community of inquiry)**로 인도하는 과정이다.24 이는 기술적 결정론의 악몽이 아닌, 바람직한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 희망(futural hope)'**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이며, 궁극적으로 **창조적 사랑(agapism)**의 실현을 지향한다.24

**
<메타케어>

  • 메타케어란? 스티글레르는 교육을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거나 기능적인 기술을 가르치는 행위가 아니라, 수 세기 동안 **'영혼(soul)'**이라고 불려온 것을 돌보는 행위, 즉 **메타-돌봄(metacare)**으로 정의한다.  
  • 돌봄의 대상: 이 '영혼'의 집합체는 곧 **정신(Spirit)**을 구성합니다. 따라서 메타케어는 신체나 육체적 숫자가 아닌, 정신적이고 집단적인 사유 능력을 돌보는 행위이다.  

메타케어는 초산업 자본주의의 파괴적인 영향력에 대항하여 장기적인 주의력과 성찰 능력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주의력 복원: 스티글레르에게 주의력은 정신적 집중 능력이자 타인과 대상에 대한 사회적 돌봄(care)의 능력을 의미한다. 현대의 심리권력(Psychopower)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 주의력을 포획하고 파괴하며, 이는 주의력 결핍 장애(ADD/ADHD)와 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메타케어는 시장에 의해 납치된 주의력을 되찾고, 장기적이고 비판적인 주의력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지식 생산: 메타케어는 단순히 소비를 위한 지식이 아니라, **부정 엔트로피적 지식(Negentropic Knowledge)**을 창출하는 **'지성을 위한 투쟁(the battle for intelligence)'**의 주요 수단이다. 이 부정 엔트로피적 지식은 사회의 무질서(엔트로피)를 줄이고, 질서와 지식을 증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개체화의 재건: 메타케어는 개인이 스스로 사유하고 삶을 주체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개체화(individuation) 능력을 회복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는 학생들을 창조적인 방식으로 탐구하고 진리를 찾는 **지식 공동체(community of inquiry)**로 이끄는 교육적 실천을 통해 이루어진다.  

요약하자면, 메타케어는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에 대응하여 교육 기관이 수행해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돌봄 행위이며, 이는 인간의 정신적 자율성을 재건하고 미래를 향한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희망을 만들어내는 데 핵심적이다.  

C. 기여 경제 (Contributive Economy)의 구상

디-프롤레타리아화의 정치 경제학적 해법은 **기여 경제(Contributive Economy)**를 구축하는 것이다.7 스티글레르는 현재의 자본주의적 급여 노동인 **'고용(l'emploi)'**이 지식 파괴적이고 프롤레타리아화시키는 활동인 반면, **'일(le travail)'**은 지식을 함양하고 주체를 개체화시키는 poiesis적 행위임을 구분한다.7 기여 경제는 이 '일'의 가치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모델은 기술 자동화로 인해 대량 실업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진단(일부 비평가들은 이를 경제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기술의 목적론적 관점으로 비판하기도 함 7)에 대응하여 고안되었다. 기여 경제는 사회 일반 지식에 기여하는 활동에 새로운 보상을 제공하는 **새로운 가치 체계(Valuation System)**를 구축하려 한다.7 이는 단기적 이윤 추구로 인한 엔트로피적 파괴를 멈추고, 지속 가능성을 위한 부정 엔트로피적 생산으로 시장과 사회를 전환하려는 시도이다.22

스티글레르가 공동 설립한 아르스 인두스트리알리스(Ars Industrialis)는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단기 소비주의적 사고를 초월하는 대안적 산업 정책과 기술의 정치를 모색하는 문화적-정치적 조직으로 활동한다.6 이들의 작업은 자본주의 자체를 전복하기보다, 프롤레타리아화를 막기 위해 "자본과 함께 일하는" 전략을 통해 시장과 사회 모두에게 유익한(beneficial) 지속 가능한(sustainable)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한다.7

Table II: 디-프롤레타리아화를 위한 스티글레르의 '돌봄 시스템'

전략적 영역 핵심 개념 주요 작동 원리 지향점
기술 거버넌스 파르마콘 / 긍정적 약물학 기술을 포획(Entropic)에서 기여(Negentropic)의 도구로 전환 8 기술적 타율성 속에서의 자율성 발휘
교육 및 문화 메타-돌봄 / 부정 엔트로피 영혼을 위한 돌봄, 장기적 성찰 및 문화적 기억 보유 강화 4 개체화 능력 및 비판적 사고의 재건
정치 경제 기여 경제 / 르 트라바이 지식 생산과 사회적 기여에 대한 새로운 보상 모델 구축 7 지속 가능한 시장 및 사회적 지식 축적

 

VI. 결론: 평가와 비판적 함의

A. 스티글레르의 주요 성과와 의의

베르나르 스티글레르의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 개념은 현대 기술 사회의 근본적인 위기를 분석하는 데 있어 탁월한 철학적 깊이를 제공한다. 첫째, 그는 기술적 매체, 즉 3차 보유가 인간의 존재와 의식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임을 밝힘으로써, 기술 비판의 초점을 단순히 도구적 문제에서 존재론적 문제로 심화시켰다.1 둘째, 그는 마르크스주의적 소외 개념을 확장하여, 현대 초산업 자본주의가 생산력뿐만 아니라 주의력과 사유 능력 자체를 착취하는 새로운 권력 형태인 심리권력(Psychopower) 체계임을 폭로했다.4

스티글레르의 진단은 현대 사회가 겪는 집단적 우울, 주의력 결핍, 그리고 정치적 무관심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식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도록 설계된 인지 자본주의 시스템의 계산된 결과임을 논증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윤리적, 정치적 대응의 시급성을 강조한다.9

B. 기술 중심주의와 자본주의 비판의 문제

스티글레르의 분석은 강력하지만, 그가 **기술 중심주의(technocentrism)**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다.7 비평가들은 스티글레르가 자본의 핵심 동기인 양적 이윤 추구와 계급 관계를 경시하고, 모든 사회적 문제를 기술 혁신과 자동화에 의한 프롤레타리아화로 환원하려 한다고 지적한다.7

이러한 비판은 스티글레르가 "프롤레타리아화가 문제이지 자본주의가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자본주의 자체의 전복보다는 '잠시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실용적인 태도에서 비롯된다.7 그러나 이러한 우선순위 설정은 단순한 정치적 회피가 아니라, 심오한 전략적 필연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만약 사부아르-테오리제의 상실이 심각하여 주체가 장기적이고 성찰적인 정치적 저항 능력(예: 계급 투쟁, 혁명적 주체성) 자체를 잃게 된다면 7, 가장 시급한 정치적 과제는 경제 체제 개혁 이전에 성찰 능력과 인지적 인프라를 복원하는 것, 즉 디-프롤레타리아화를 수행하는 것이 된다.

결국,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는 단일성과 주체성(agency)을 파괴한다.11 주체성이 파괴된 상태에서는 유의미한 사회적 변혁 행위가 불가능하므로, 스티글레르가 교육과 기여 경제에 집중하는 것은 향후 더 깊은 사회적, 경제적 변혁을 위한 철학적이고 인지적인 전제 조건을 재확립하려는 근본적인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C. 현대 거버넌스와 미래에 대한 메시지

스티글레르의 작업은 현대의 정책 입안자와 거버넌스 주체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회의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경제적 효율성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위한 돌봄의 체계를 재구축하는 데 달려 있다.4 디지털 기술은 중독과 파괴를 낳는 독(poison)이 될 수도 있지만, 긍정적 약물학적 접근을 통해 교육, 명상 4, 그리고 기여 경제와 같은 구조적 변혁을 통해 집단적 지성과 창조성을 회복하는 치료제(cure)로 전환될 수도 있다.8

이 **'지성을 위한 투쟁'**은 기술적 결정론에 맞서 인간의 주체성을 되찾으려는 윤리적, 정치적 과제이며, 인류세 시대에 인간의 미래 지향적 희망(futural hope)과 부정 엔트로피적 능력을 보존하는 핵심적인 철학적 실천을 촉구한다.24

Works cited

  1. Technics and Time, 2 | Stanford University Press,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sup.org/books/media-studies/technics-and-time-2
  2. Bernard Steigler's Technics and Time 1: The Fault of Epimetheus | The Simulation Space,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thesimulationspace.wordpress.com/2014/09/08/bernard-steiglers-technics-and-time-1-the-fault-of-epimetheus/
  3. The Politics of Spirit in Stiegler's Techno-Pharmacology - Pure,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pure-oai.bham.ac.uk/ws/files/29951844/ThePolsofSpiritinStiegler_27sTechno_Pharmacology_3.pdf
  4. Life is what you fill your attention with – the war for attention and the role of digital technology in the work of Bernard Stiegler - OpenEdition Journals,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journals.openedition.org/phenomenology/442
  5. Reading Bernard Stiegler - Sam Kinsley,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samkinsley.com/2011/11/01/reading-bernard-stiegler/
  6. Bernard Stiegler. The Re-Enchantment of the World: The Value of Spirit against Industrial Populism. Trans. by, Trevor Arthur. London: Bloomsbury, 2014. 136 pp. | Critical Inquiry: Vol 41, No 4 -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Journals,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journals.uchicago.edu/doi/10.1086/681794
  7. Solange Manche · The problem is proletarianisation, not capitalism ...,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radicalphilosophy.com/article/the-problem-is-proletarianisation-not-capitalism
  8. Think as a Service or the Proletarianization of knowledge | by Philippe Buschini - Medium,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medium.com/@philippe-buschini/think-as-a-service-or-the-proletarianization-of-knowledge-076b670c26c1
  9. Interview with Bernard Stiegler - WUR eDepot,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edepot.wur.nl/194315
  10. The Proletarianization of Sensibility Bernard Stiegler - Googleapis.com,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icamiami-org.storage.googleapis.com/2017/06/1fb92937-essay4-stiegler.pdf
  11. Bernard Stiegler: Proletarianization by Technology, or the Loss of Knowledge in the Industrial and Digital Age - Homo Hortus,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homohortus31.wordpress.com/2025/10/01/bernard-stiegler-proletarianization-by-technology-or-the-loss-of-knowledge-in-the-industrial-and-digital-age/
  12. A review of Stiegler's For a New Critique of Political Economy - Generation Online,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generation-online.org/other/stieglerreview.htm
  13. SUFFOCATED DESIRE, OR HOW THE CULTURAL INDUSTRY DESTROYS THE INDIVIDUAL: CONTRIBUTION TO A THEORY OF MASS CONSUMPTION - Parrhesia,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parrhesiajournal.org/wp-content/uploads/2023/06/Suffocated-Desire-or-How-the-Culture-Industry-Destroys-the-Individual-Contribution-to-a-Theory-of-Mass-Consumption_Bernard-Stiegler.pdf
  14. Questions Concerning Attention and Stiegler's Therapeutics | ARROW@TU Dublin,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arrow.tudublin.ie/context/gradcamart/article/1008/viewcontent/Preprint_Questions_concerning_attention_and_Stiegler_s_therapeutics.pdf
  15. Within the limits of capitalism, economizing means taking care | Ars ...,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arsindustrialis.org/node/2922
  16. Bernard Stiegler (1952-2020) | Issue 140 - Philosophy Now,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philosophynow.org/issues/140/Bernard_Stiegler_1952-2020
  17. transindividuality and post-labor based on simondon and stiegler - SciELO,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scielo.br/j/kr/a/gWzdyx6RKJRBWyMjzjtcPWk/?lang=en&format=pdf
  18. ATTENTION DEFICIT: ALIENATION IN PLATFORM CAPITALISM - Symposion. Theoretical and Applied Inquiries in Philosophy and Social Sciences,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ymposion.acadiasi.ro/wp-content/uploads/2021/05/2021.8.1.3.-Liberman-1.pdf
  19. Taking Care of Youth and the Generations - Bernard Stiegler - Google Books,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books.google.com/books/about/Taking_Care_of_Youth_and_the_Generations.html?id=uNvIzG_WBf8C
  20. Bernard Stiegler's Pharmacology - The Montreal Review,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themontrealreview.com/Articles/Bernard_Stiegler_Elements_of_Pharmacology.php
  21. Bernard Stiegler and the necessity of education is the hammer broken and so what?,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00131857.2022.2096007
  22. Bernard Stiegler and the Philosophy of Education II: Experiments in Negentropic Knowledge,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routledge.com/Bernard-Stiegler-and-the-Philosophy-of-Education-II-Experiments-in-Negentropic-Knowledge/Bradley/p/book/9781032471785
  23. Full article: Critical thinking in higher education: taking Stiegler's counsel on the digital milieu - Taylor & Francis Online,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14681366.2023.2183983
  24. Full article: Negentropic education for the Anthropocene: Flourishing as agapism - Taylor & Francis Online,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23735082.2024.2396291
  25. The Re-Enchantment of the World: The Value of Spirit Against Industrial Populism by Bernard Stiegler | Goodreads, accessed November 28, 2025, https://www.goodreads.com/book/show/24553477-the-re-enchantment-of-the-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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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나르 스티글레르(Bernard Stiegler)>

베르나르 스티글레르(Bernard Stiegler, 1952년 4월 1일 ~ 2020년 8월 5일)는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로, 기술 철학, 문화 이론, 그리고 현대 자본주의 비판 분야에서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유럽 철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 파리 퐁피두 센터 산하 연구혁신연구소(IRI, Institut de Recherche et d'Innovation) 소장을 역임했고, 
- 2005년에는 기술, 산업, 정신에 관한 문제에 집중하는 정치문화 조직인 **아르스 인두스트리알리스(Ars Industrialis)**를 공동 설립했다. 이 조직은 단기적인 소비주의적 사고방식에 대항하는 대안적 산업 정책을 모색했다.  
- 2010년에는 철학 학교인 **파르마콘(pharmakon.fr)**을 공동 설립했다. 
- 2018년에는 **국제 집단(Collectif Internation)**이라는 '정치화된 연구자들' 그룹을 공동 설립했다.  

그의 사상은 현대 기술과 자본주의가 인간의 인지 능력과 사회적 관계에 미치는 광범위하고 심각한 영향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특히 디지털 기술의 윤리적, 정치적 과제에 대한 논의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주요 활동과 사상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 기술 철학 및 시간성: 스티글레르의 철학적 프로젝트는 그의 대표작인 『기술과 시간(Technics and Time)』 3부작에서 확립되었으며 , 기술(Technics)을 인간의 존재 방식과 의식, 그리고 시간성(Temporality) 자체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보았습니다. 그는 기술을 외부화된 기억 또는 3차 보유(Tertiary Retention) 개념으로 분석했으며, 이는 인간의 자기 형성(Epiphylogenesis)에 필수적인 보철물(Prosthesis)로 간주됩니다.  
  •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 그의 가장 유명한 개념인 '정신의 프롤레타리아화'는 기술적 발전이 단순한 경제적 소외를 넘어, 인간의 지식, 노하우, 그리고 **성찰 능력(savoir-théoriser)**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는 현상을 진단합니다.  
  • 파르마콜로지 (Pharmacology): 그는 기술을 선악으로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고, 독(poison)이자 해독제(remedy)의 양면성을 가진 **파르마콘(Pharmakon)**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는 기술을 포획과 소외의 도구가 아닌, 해방과 창조성의 도구로 재구성하는 **긍정적 약물학(positive pharmacology)**적 실천을 촉구합니다.  
  • 리비도 경제와 주의력 착취: 현대 자본주의가 마케팅 기술(심리기술학적 장치)을 통해 개인의 **주의력(Attention)**을 포획하고 착취하며, 장기적인 욕망(Desire)을 단기적인 충동(Drives)으로 퇴행시키는 심리권력(Psychopower) 체계를 비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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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레타리아(Proletariat)>

이 용어는 원래 고대 로마 시대부터 사용된 용어이지만, 베르나르 스티글레르(Bernard Stiegler)의 철학에서 이 용어는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의 전통적 정의를 넘어 기술적, 인식적 차원으로 확장됩니다.

프롤레타리아 개념의 전통적인 의미와 스티글레르가 사용하는 확장된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전적/전통적 정의 (카를 마르크스주의)

고전적인 의미에서 '프롤레타리아'는 자신의 노동력 외에는 생산 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계급을 의미합니다.

  • 생산 수단 상실: 이들은 토지, 공장, 기계 등 생산에 필요한 도구를 소유하지 못하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자본가에게 판매해야 합니다.
  • 노동력으로의 환원: 노동자는 자신의 기술이나 노하우(savoir-faire)를 기계와 과학적 관리 시스템에 위임당함으로써, 단순한 노동력으로 환원되어 소외되는 경험을 합니다.  

2. 베르나르 스티글레르의 확장된 정의: 지식의 일반화된 상실

스티글레르는 초산업 사회(Hyper-industrial Society)에서 '프롤레타리아화(Proletarianization)'를 단순한 경제적 소외가 아닌, 개인 및 집단에게서 지식(Knowledge)과 자율성(Autonomy)이 상실되는 일반화된 과정으로 재정의합니다.  

스티글레르에게 프롤레타리아는 더 이상 특정 계급에 국한되지 않고, 기술 시스템의 자동화와 표준화로 인해 자신의 사유 능력과 삶의 노하우를 박탈당한 모든 사람을 지칭하게 됩니다.  

스티글레르가 정의한 '프롤레타리아화'는 세 가지 형태의 지식 상실을 포함하며, 이는 누적적인 방식으로 개인의 정신을 파괴합니다 :  

  1. Savoir-faire (실천 지식/노하우): 노동자가 기계화로 인해 자신의 숙련된 기술을 잃는 과정 (19세기 산업 자본주의).  
  2. Savoir-vivre (삶의 노하우/생존 지식): 소비 자본주의 시대에 마케팅과 매스 미디어가 개인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규격화된 소비 패턴으로 대체하면서 삶의 기쁨(joie de vivre)을 상실하는 과정 (20세기 포디즘).  
  3. Savoir-théoriser (성찰/사유 능력): 현대 디지털 및 인지 자본주의에서 알고리즘과 자동화된 시스템이 인간의 판단, 선택, 비판적 사고 과정(노에시스 과정)까지 위임받아, 개인이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할 능력을 상실하는 과정 (21세기 초산업 사회).  

결국 스티글레르에게 **'프롤레타리아'**는 이 세 가지 지식, 특히 스스로 생각하고 삶을 주체적으로 구성할 능력을 상실하고, 자동화된 기술 시스템에 의해 단일성(singularity)과 자율성(autonomy)을 박탈당한 주체를 의미합니다. 이는 **'점진적인 우둔해짐(gradual becoming stupid)'**의 상태로 진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