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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문장이 높은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기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마침 알맞을 뿐이다.

by 변리사 허성원 2025. 9. 5.

문장이 높은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기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마침 알맞을 뿐이다.

 

문장이 높은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기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마침 알맞을 뿐이다.
인품이 높은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특별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본연의 모습 그대로일 뿐이다.

"文章做到極處 無有他奇 只是恰好 人品做到極處 無有他異 只是本然"
_ 채근담(菜根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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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의 글은 그 글 자체가 심오하거나 현묘한 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자신의 진실한 감정과 느낌을 글로 적절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사람의 인격이 완전함에 이르렀을 때에도, 그의 말과 행동에는 특별한 점이 없어 보이고, 평범한 사람과 똑같지만, 다만 자신이 지닌 순수하고 소박한 본래의 정신을 아무 꾸밈없이 드러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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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론: 지극한 경지(極處)의 미학과 윤리학적 단초

본 보고서는 중국 명나라 말기의 문인 홍자성(洪自誠, 호: 환초도인)이 저술한 『채근담』의 핵심 경구인 “文章做到極處 無有他奇 只是恰好”와 “人品做到極處 無有他異 只是本然”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제공한다.1 이 경구는 동양 철학에서 추구하는 예술적 완성도(文章)와 도덕적 완성(人品)의 궁극적인 경지, 즉 극처(極處)의 본질을 제시한다. 동양의 전통적 관점은 예술과 인격을 분리하지 않고 동일 선상에 놓으며, 최고의 경지는 인위적인 꾸밈이나 현란함을 벗어난 무위(無爲)의 상태에서 발현된다고 본다.

저자 홍자성은 명나라 신종(神宗) 만력(萬曆) 시기(1573년~1619년)의 유학자로 3, 그가 살았던 시기는 중국 역사상 지식인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격변기였다. 이러한 혼란한 환경 속에서 『채근담』은 학자들이 고난을 견디고 수양해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3 책의 제목 ‘채근(菜根)’ 자체가 나무뿌리를 씹어 먹듯 쓴 것, 혹은 평범한 것을 담담하게 씹어 먹으며 끊임없이 수양하라는 의미를 내포한다.3

『채근담』의 독특한 가치는 유교, 불교, 도교 세 가지 동양 사상을 조화롭게 융합하여 동양적 인간학의 정수를 담아냈다는 점에 있다.1 이 책은 유교적인 도덕과 윤리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3, 불교의 환상(幻想) 간파와 공(空)의 사상, 그리고 도교의 무위자연(無爲自然)과 담박함(澹泊)의 미덕을 아우르고 있다.5

이러한 통합적 사상 기반 위에서, 본 구절은 세속적인 명예나 일시적인 기교(奇, 異)를 좇지 않고, 대신 내면의 진실과 근원적 자아(恰好, 本然)를 추구하는 명대 지식인의 정신적 탐구의 결과물로 이해될 수 있다. 궁극적인 경지는 외형적인 탁월함이 아니라, 인위적인 모든 것을 제거한 뒤 남는 절대적인 '진리'의 모습인 것이다.

II. 원문 분석: 극처 도달의 패러독스 – ‘기이함’의 부정과 ‘알맞음/본연’의 확정

A. 전집 제102장 원문 및 핵심 개념 해설

본 경구는 『채근담』 전집 제102장에 수록되어 있으며, 문장과 인품이라는 두 영역에서 지극한 경지(極處)가 무엇인지 병렬적으로 설명한다.7

  1. 文章做到極處 無有他奇 只是恰好
    (문장주도극처 무유타기 지시흡호): 문장이 지극한 경지에 도달하면, 별다른 기발함(奇)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恰好) 알맞을 뿐이다. 여기서 恰好는 '꼭 알맞은 것', 즉 완벽한 적합성(Perfect Appropriateness)을 의미한다.7
  2. 人品做到極處 無有他異 只是本然
    (인품주도극처 무유타이 지시본연): 인품이 지극한 경지에 도달하면, 별다른 특별함(異)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本然) 본래대로의 모습일 뿐이다.7 여기서 本然은 '본래 그대로의 모습', 즉 근원적인 자아(Inherent Nature)를 의미한다.7

B. 핵심 개념의 대립쌍 분석

본 경구의 구조는 지극함에 도달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데 있어, 무엇을 부정하고 무엇을 긍정하는지의 명확한 대립 구조를 취한다.

분류 지극한 경지 (極處) 부정되는 요소 (否定) 궁극적 달성 (結論) 핵심 의미
예술 (文章) 문장주도극처 (文章做到極處) 별다른 기이함 (無有他奇) 그저 알맞을 뿐 (只是恰好) 인위적 기교 초월, 미학적 중용의 실현
인격 (人品) 인품주도극처 (人品做到極處) 별다른 특별함 (無有他異) 그저 본연 그대로 (只是本然) 세속적 욕망 배제, 근원적 자아 회복

문장 영역에서 **기(奇, Strangeness)**는 작위적이고 현란한 기교나, 세인의 이목을 끌기 위한 독특함을 뜻하며, 이는 궁극적인 미덕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대신 *흡호(恰好)*는 자연스러움과 완벽한 균형, 그리고 맥락에 대한 완벽한 적합성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인품 영역에서 **이(異, Distinction)**는 세속적으로 남과 구별되는 특별함이나 명성을 뜻하며, 이것 또한 궁극적 덕성이 아니다. *본연(本然)*은 모든 꾸밈을 제거한 참된 본모습으로 돌아가는 자기 동일성의 회복이다.

C. 극처 도달의 패러독스: 제거를 통한 완성

『채근담』이 최고의 경지를 설명하는 방식은 단순히 높은 수준을 긍정적으로 나열하는 대신, 무엇을 제거했는지를 먼저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無有他奇, 無有他異 ).7 이는 궁극적인 경지(極處)가 어떤 요소를 '추가(Addition)'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위적인 꾸밈, 허세, 세속적인 욕망과 같은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Substraction)'함으로써 본래의 진리가 드러나게 되는 과정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사유 방식은 불교의 공(空) 사상과 깊이 연결된다. 인위적인 작위성(作爲性)이나 거짓되고 망령된 상태(僞妄)를 모두 비워낸 상태에서만 8, 비로소 恰好本然이라는 근원적인 진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발현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극함은 표면적인 특징이 아닌, 모든 허위와 작위가 사라진 후에 남는, 가장 기본적이고 근원적인 '진실' 그 자체인 것이다.

III. 지극한 예술의 경지: 無有他奇 只是恰好 (무유타기 지시흡호)

A. 동양 예술론에서 기교(奇巧)와 인위(人爲)의 한계

문장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기이함(奇)이 없다'는 것은 동양 예술 미학의 핵심적 가치인 자연성(自然性)의 구현을 의미한다. 동양, 특히 한국인의 미의식에서는 인위(人爲)나 작위(作爲)의 요소를 거부하고 '자연스러움'을 주요한 미적 척도로 삼는다.9 여기서 '기이함'을 추구하는 것은 일시적인 감각이나 세속적 관심을 좇아 현란한 기법에 매몰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예술적 완성의 경계 대상이었다.

뛰어난 예술가의 솜씨는 인위성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창작 행위의 결과물이지만, 그 결과물은 다시 자연의 모습에 가까워야 한다는 요구는 동양 미학의 역설이다.9 인위적인 기교성이나 대칭적 균형, 색조의 조화 등은 작품의 예술미를 뒷받침하는 요소일 수 있으나, 동양의 전통적 미의식은 이러한 인위성을 하위적인 것으로 간주했다.9

B. 흡호(恰好)의 미학적 함의: 무기교의 기교

지시흡호(只是恰好)는 '딱 알맞음'을 의미하며, 이는 인위성을 초월한 최상의 자연미를 구현하는 경지이다. 이는 단순히 '소박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9 '흡호(恰好)'는 예술가의 특수한 의도가 배제될 수는 없으나, 그 의도가 기교나 기예에 의해 가려지면 안 된다는 미학적 단초를 제공한다.9

이 경지는 도가(道家) 철학, 특히 노자(老子)의 사상과 깊이 연관된다. 노자는 '가장 뛰어난 기교는 서툴러 보인다'는 대교약졸(大巧若拙)을 설파했는데 10, 문장이 '흡호(恰好)'의 경지에 도달하면 그 기교는 완벽하게 내재화되어 외부로 발현되는 기발함()이 사라진다. 이는 기교가 본질을 가리지 않고 자연스러움과 완벽하게 융화된 무심(無心)의 경지에서 나타나는 미적 특성이다.9

장자(莊子) 철학에서 언급되는 우화들, 즉 소 잡는 포정(庖丁), 마차 바퀴를 만드는 윤편(輪扁), 구슬 쌓기의 달인 등은 모두 무심하게 자연의 이치와 호흡하는 법을 깨달은 인물들이다.9 이들의 뛰어난 기예는 의식적인 노력과 인위적인 의도가 사라진 상태에서, 마치 자연 현상처럼 완벽하고 알맞은 (恰好) 결과를 낳는 것이다. 이는 오랜 수양과 노력이 극에 달했을 때, 오히려 인위성을 초월한 자연의 힘이 발현됨을 의미한다.

C. '알맞음'과 동양적 절제 미학의 실현

예술적 '흡호(恰好)'는 미학적 중용(Aesthetic Mean)의 실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채근담 자체가 유교적 중용(中庸)의 덕을 강조하며, 행동함에 있어 '지나치게 후덕하지도 지나치게 박하게 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맥락과 일치한다.3 문장이 '알맞다'는 것은 형식이 내용을 담는 데 있어 과도한 수식이나 부족한 생략 없이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이룬 상태를 뜻한다. 이는 인위적인 '꾸밈'이 완벽하게 절제되고 제거된, 동양적 '절제 미학'의 최종 형태를 나타낸다. 완벽한 절제를 통해 비로소 본질이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IV. 지극한 인격의 경지: 無有他異 只是本然 (무유타이 지시본연)

A. 세속적 특별함(異)의 초월과 수양의 필연성

인품이 극치에 도달한다는 것은 세속적인 특별함(異)이나 공명부귀(功名富貴)와 같은 외적 가치를 초월하는 데서 시작된다. 『채근담』은 부귀공명은 환상(幻迹, 한 때의 봄 꿈)에 불과하며 5, 심지어 자신의 신체조차도 잠시 빌려서 가진 형체(委形)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가르친다.5

인품 수양론의 관점에서, '본연(本然)'으로의 귀환은 외부의 시선을 의식한 특별함()을 거부하고, 근원적인 자기 동일성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만일 인품이 거짓되고 망령된 상태(僞妄)에 있으면, 사람의 형태만 갖추고 있을 뿐 마음의 본체(眞宰)는 이미 죽은 것이 된다. 이러한 상태의 사람은 타인을 대하면 얼굴이 가증스럽고, 혼자 있을 때는 자신의 몸과 그림자조차 스스로 부끄러워진다고 경고한다.8 따라서 ' 본연(本然)'은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특별함을 버리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修省) 근원적인 참된 자아를 회복하는 윤리적 필연성을 가진다.6

B. 본연(本然) 개념에 대한 유·불·도 삼교의 통합적 해석

홍자성은 유학자였으나 3, 본연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 있어 유교, 도교, 불교의 사상을 유기적으로 통합한다.1 본연은 이 세 사상의 교차점에서 가장 풍부하게 해석될 수 있다.

Table 2: 본연(本然) 개념에 대한 유·불·도 삼교의 기여

사상 본연(本然)의 정의에 기여하는 핵심 원리 지향하는 인격상 핵심 용어 및 증거
유교 (儒敎) 도덕적 자아의 회복 및 중용의 실현 군자 (君子) 수성(修省), 정기(正氣), 원만함 (비고고함 비판) 3
도교 (道敎) 인위적 작위성(作爲性)을 벗어난 자연스러움 은자 (隱者) 무위(無爲), 담박(澹泊), 화려함 거부(寧謝紛華) 6
불교 (佛敎) 세상의 환영(幻影)을 간파한 본체의 깨달음 철인/진인 (哲人/眞人) 환적(幻迹) 간파, 진경(眞境), 만물일체(萬物一體) 인식 5

1. 유교적 본연: 정기(正氣)와 중용(中庸)

유교적 관점에서 ' 본연(本然)'은 도덕과 윤리를 강조하는 군자의 모습이다.3 이는 세속적인 더러움에 물들지 않아야 청렴한 사람이지만, 아예 세속과 담을 쌓고 청렴함을 구하는 과격함을 경계하는 원만한 행동, 즉 중용의 덕성을 실현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3 인품이 본연에 이른다는 것은 우직함(寧守渾악)을 지켜 총명함(聰明)을 물리치고, 다소의 정기(正氣)를 남겨 천지(天地)에 돌려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6

2. 도교적 본연: 무위자연(無爲自然)과 담박(澹泊)

도교적 관점에서 ' 본연(本然)'은 인위적인 작위성 없이 본래의 모습 그대로인 상태이다. 이는 화려함(紛華)을 물리치고 담박함(澹泊)을 달게 여기는 은자(隱者)의 풍취와 연결된다.3 본연은 도교의 무위자연(無爲自然) 사상을 인격 수양에 적용한 것으로, 욕망과 욕정에 가리우거나 막히지 않은 본래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11

3. 불교적 본연: 진경(眞境)과 만물일체(萬物一體)

불교적 관점은 본연 도달의 토대를 제공한다. 부귀공명뿐 아니라 자신의 신체조차 환영(幻迹)임을 간파하고, 부모형제는 물론 천지 만물이 모두 나와 한 몸(萬物皆吾一體)임을 깨닫는 참된 경지(眞境)에 도달해야 한다.5

C. ' 본연(本然)'의 역설적 능력: 탈속과 책임의 동시성

인품의 완성, 즉 '본연(本然)'은 단순한 개인적 해탈이나 은둔을 의미하지 않는다. 『채근담』은 사람이 이러한 진상을 인식하면 비로소 세상의 얽매임(韁鎖)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脫世間之韁鎖), 동시에 천하 대사(天下大事)의 무거운 짐을 맡을 수 있다 (任天下之負擔)고 명시한다.5

이 서술은 인품 완성의 역설적 능력을 보여준다. 외적인 특별함()을 버리고 본연을 회복하는 과정은 '무능력'이 아니라, 사욕(私慾)이 완전히 제거된 상태에서만 발휘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능력이다. 인품이 *진실(眞)*로 한결같으면, 비로소 공익(公益)을 목표로 하고 최선을 다할 잠재력(정신일도하사불성)을 지니게 된다.8 오직 거짓됨이 없는 본연의 인품을 갖춘 사람만이 세상의 속박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천하를 책임질 수 있는 도덕적 자격을 갖춘다는 『채근담』의 현실 참여적 윤리관이 여기에 반영되어 있다.3

V. 흡호(恰好)와 본연(本然)의 통합적 통찰: 삶의 미학과 윤리의 합일

A. 극처(極處) 개념의 미학-윤리학적 상호작용

『채근담』은 문장(文章)의 극치와 인품(人品)의 극치를 병렬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이 두 경지가 상호작용하며 결국 하나의 동일한 정신적 원리를 공유함을 보여준다. 동양 철학에서 문장은 인격의 표현이며, 마음의 본체(眞宰)가 죽은 위망(僞妄)한 사람에게서는 결코 참되고 흡호(恰好)한 문장이 나올 수 없다.8 따라서 인품이 본연에 도달해야만, 그 인품이 발현된 문장 역시 흡호의 경지를 이룰 수 있다.

두 경지는 '무심(無心)으로의 회귀'라는 정신적 기조를 공유한다. 흡호(恰好)는 인위적인 의도가 사라진 무심한 자연의 경지를 체현하며 9, '본연'은 욕망과 집착에 가리우지 않은 본래의 마음 상태이다.11 지극함은 두 영역 모두에서 '근원적인 본체로의 회귀'를 통해 달성된다.

B. 『채근담』의 중용적 조화 철학

흡호본연은 『채근담』이 끊임없이 강조하는 중용적 조화 철학의 구체적인 구현체이다. 이 책은 지나친 물욕뿐만 아니라, 현실과 괴리되어 사람들과 멀어지는 지나친 고고함(高潔) 역시 '과격한 청렴함'으로 비판한다.3

따라서 극처의 경지는 세상과 함께 하지만 물들지 않는(世俗與偕 而不染) 자세를 요구한다.6 恰好는 외형적 기교가 아닌 상황에 대한 완벽한 적합성을 의미하며, 本然은 세속적 가치에 흔들리지 않는 참된 자기를 의미한다. 이 두 가지는 개인의 수양과 현실 처세에 있어 가장 현명하고 실용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모든 인위적 왜곡을 제거함으로써, 주체는 외부 세계와 완벽하게 조화하는 동시에 자아의 근원적 진실과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

C. 내적 완성의 절대 기준으로서의 극처

흡호와 본연이 외부의 평가 기준(奇, 異)을 거부한다는 사실은, 궁극적인 경지가 상대적인 비교 우위나 세속적인 찬사로 측정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최고 경지의 달성은 오직 내면적 적합성(Fitness)과 근원적 진실성(Authenticity)으로만 측정된다.

『채근담』의 '극처' 도달은 주체가 외부 세계와 조화되는 동시에 자아의 근원과 일치하는 절대적인 내적 완성의 기준을 확립한다. 이러한 내적 완성을 통해 발휘되는 힘은 인간의 진실된 마음이 서리도 내리게 하고, 성도 무너뜨리며, 금석도 뚫을 수 있다는 동양 철학의 믿음, 즉 지성(至誠)의 힘과 연결된다.8 진정으로 본연에 이른 사람의 정신적 힘은 외부의 기이함이나 특별함으로 증명할 필요 없이, 스스로의 존재 양식만으로 그 완성도를 증명하게 된다.

VI. 결론 및 현대적 함의: 본연의 시대적 요청

『채근담』의 이 구절은 지극한 경지가 현란한 기교나 외형적 특별함이 아니라, 인위적인 모든 것을 벗어난 순수한 '알맞음'(恰好)과 '본연 그대로'(本然)에 있음을 천명한다.7 이는 명나라 말기 지식인들이 세속적 명예와 이익을 구하는 행태에 대한 근원적인 비판이자, 복잡하고 혼란한 시대를 견디는 정신적 지혜였다.

이 통찰은 현대 사회의 리더십과 창의성에 지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현대 경영 환경에서는 종종 화려한 기획이나 과장된 마케팅 기교()가 강조되지만, 진정한 성공은 환경과 문제에 대해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는 완벽하게 적합한 (恰好) 솔루션에서 비롯된다. 이는 일시적인 현혹이 아닌, 본질에 집중하는 절제된 창조성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현대의 리더는 직위나 명예에 기대어 특별함을 가장하는 외향적 리더십()을 경계해야 한다. 대신, 사욕을 버리고 공익을 목표로 하여, 상황의 복잡성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진실된 본연의 모습(本然)을 갖추어야 한다.5

궁극적으로, 『채근담』은 유불도 사상의 조화를 통해 물질적 욕망과 위망(僞妄)으로부터 벗어나 근원적인 참된 마음(眞宰)을 회복하는 것이 인격 수양의 핵심임을 강조한다. 오직 본연의 인품을 수양할 때에만, 개인이 세상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동시에, 천하의 무거운 부담을 능히 감당할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의 역설적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시대가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내적 완성을 통해 지극한 경지에 도달한 사람만이 진정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동양적 인간학의 요청인 것이다.

Works c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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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채근담(菜根譚) - 동양고전종합DB, accessed October 18, 2025, https://db.cyberseodang.or.kr/front/sabuList/BookMain.do?bnCode=jti_5a1001&titleId=C382
  3. 한용운의 채근담 강의 | 성균관대학교 오거서 - SKKU, accessed October 18, 2025, https://book.skku.edu/%ED%95%9C%EC%9A%A9%EC%9A%B4%EC%9D%98-%EC%B1%84%EA%B7%BC%EB%8B%B4-%EA%B0%95%EC%9D%98-2/
  4. [전자책] 채근담, 돈이 아닌 사람을 번다 | 신동준 - 알라딘, accessed October 18, 2025,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763577
  5. 채근담(菜根譚) 103장 - 부귀 공명은 환상(幻想)에 불과하다 - -좋은글방(1), accessed October 18, 2025, https://cafe.daum.net/sara3040/1CPs/122545
  6. 채근담(菜根譚) - 小確幸으로의 書藝 - 티스토리, accessed October 18, 2025, https://forbsns.tistory.com/450
  7. 전102-文章做到極處(문장주도극처) : 문장이 지극한 경지에 도달하면 - 菜根譚(채근담), accessed October 18, 2025, https://cafe.daum.net/gobangseyee/LINi/110
  8. 채근담(菜根譚) 101장 - 참된 마음이 아니면 혼자 있어도 부끄럽다, accessed October 18, 2025, https://m.cafe.daum.net/sara3040/1CPs/122512?listURI=%2Fsara3040%2F1CPs
  9. 게시판 > 금 > 예술론으로 『장자』 읽기 22; '자연미'에 관한 오해, accessed October 18, 2025, http://ssp21.or.kr/webzigi/?filetype=contents/plusboard.php&pn_table=w113&page=44&bod_id=250
  10. 대교약졸 大巧若拙 매우 공교한 솜씨는 서투른 것같이 보인다 가장 뛰어난 기교는 서툴러 보인다 노자 도덕경 노자명언 도덕경 명언 사자성어 고사성어 붓글씨 해서체 예서체 장오중박사 - YouTube, accessed October 18, 2025, https://www.youtube.com/watch?v=u5-A-MRU5n4
  11. [채근담 菜根譚] 유교 불교 도교를 아우른 정신수양과 처세방법이 담겨있는 삶의 지혜서 동양고전 책읽어주는여자 오디오북 - YouTube, accessed October 18, 2025, https://www.youtube.com/watch?v=q5Dzdh17_b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