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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불쉿 잡(Bullshit Jobs) _ 무의미한 직업의 시대가 온다

by 변리사 허성원 2025. 8. 13.

불쉿 잡(Bullshit Jobs): 무의미한 직업의 시대가 온다

'불쉿 잡(Bullshit Jobs)'은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David Graeber)가 2013년 『Strike!』 매거진에 발표한 에세이 "On the Phenomenon of Bullshit Jobs"와 2018년 출간한 저서 『Bullshit Jobs: A Theory』를 통해 널리 알려진 개념이다. 
이 용어는 현대 사회에서 급증하고 있는 무의미한 일자리 현상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핵심 이론으로 자리잡았다.

그레이버는 '불쉿 잡'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완전히 무의미하고, 불필요하며, 심지어 해롭기까지 해서 
그 직무 종사자 본인조차도 존재 이유를 정당화할 수 없는 유급 고용직. 
하지만 고용 조건의 일부로서 그렇지 않은 척 연기해야만 하는 직업"

핵심은 당사자 스스로가 자신의 일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면서도, 그렇지 않은 척 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사회적으로 가치 없어 보이는 일이 아니라, 일하는 본인이 스스로 "이 일이 없어져도 세상에 아무런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믿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 대책 중 하나로 그레이버는 '보편적 기본 소득'를 제시하고 있다.

불쉿 잡의 5가지 유형

그레이버는 불쉿 잡을 다음 5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1. 플렁키(Flunkies) - 허수아비 역할

상사나 조직을 중요해 보이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직책이다. 실제로는 방문객도 전화도 거의 없는 회사의 리셉셔니스트, 문지기, 행정 보조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mattswain+1

2. 군(Goons) - 공격적/기만적 역할

타인을 해치거나 기만하는 일, 또는 경쟁사의 이런 행위를 막는 일을 하는 직책이다. 로비스트, 기업 변호사, 텔레마케터, PR 전문가 등이 포함된다.wikipedia+1

3. 덕트 테이퍼(Duct Tapers) - 임시방편 처리자

원래 발생하지 말았어야 할 문제나 조직의 결함을 임시로 수습하는 역할이다. 엉성한 코드를 계속 수정하는 프로그래머, 분실 짐승을 달래는 항공사 직원 등이 예시다.mattswain+1

4. 박스 티커(Box Tickers) - 형식적 업무 담당자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뭔가 유용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역할이다. 설문조사 관리자, 사내 잡지 기자, 컴플라이언스 담당자 등이 해당된다.wikipedia+1

5. 태스크마스터(Taskmasters) - 불필요한 관리자

필요 없는 감독을 하거나 불필요한 업무를 만들어내는 중간 관리자들이다. 관리가 필요 없는 사람들을 관리하거나, 아무도 읽지 않는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는 역할이다.mattswain+1

불쉿 잡의 사회적 배경과 원인

- 기술 발전의 역설

1930년 존 메이나드 케인스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2030년경에는 주 15시간만 일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기술적으로는 이미 가능한 상황이지만,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일하게 만드는 무의미한 일자리들이 창조되었다고 그레이버는 지적한다.

- 관리 봉건주의(Managerial Feudalism)

그레이버는 현대 기업이 효율적인 자본주의 기계가 아니라 봉건제적 영지와 같이 운영된다고 분석했다. 관리자들이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불필요한 하급자들을 고용하고, 이들에게 무의미한 업무를 부여하는 구조다.currentaffairs+1

- 사회 통제 수단

그레이버는 불쉿 잡이 "행복하고 생산적이며 자유 시간이 많은 인구는 치명적 위험"이라고 여기는 지배층의 의도적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을 바쁘게 만들어 반란의 여지를 없애는 사회 통제 메커니즘이라는 것이다.gesd.free+1

심리적·사회적 영향

- 정신 건강에 미치는 해악

불쉿 잡은 종사자들에게 "깊은 심리적 폭력"을 가한다고 그레이버는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일을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노동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현저히 낮은 정신 건강 지수를 보였다.squareholes+1

영국의 경우 자신의 일이 유용하지 않다고 느끼는 노동자들의 WHO 웰빙 지수 평균이 49.3점인 반면, 유용한 일을 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64.5점을 기록했다.cam

- 사회적 분열과 원한

실제로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더 적은 보수를 받는다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난다. 간병인, 교사, 청소부 같은 필수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을 받는 반면, 많은 불쉿 잡들은 높은 보수를 제공한다. 이는 사회적 분열과 상호 원한을 조장한다.focaalblog+1

규모와 실증적 검증

- 설문조사 결과

  • 영국: 37%의 노동자가 자신의 일이 세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resiliencetraining+1
  • 네덜란드: 40%가 같은 응답cominsitu.wordpress
  • 유럽 전체: 약 8%가 자신의 일을 "사회적으로 무용"하다고 인식, 17%가 의심스럽다고 응답cam

- 학술적 검증과 비판

최근 연구들은 그레이버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검증했지만, 일부 과장도 지적했다. 2021년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버밍엄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그레이버가 주장한 50%보다는 낮은 비율이지만 상당수 노동자들이 실제로 자신의 일을 무의미하다고 느끼며, 이것이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확인되었다.cam

해결책: 보편적 기본소득

그레이버는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을 핵심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생존을 위한 임금 노동의 압박에서 벗어나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불쉿 잡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shortform+2

이는 "노동과 생계를 완전히 분리"하여 사람들이 진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는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newrepublic

현대적 의미와 시사점

불쉿 잡 이론은 현대 사회의 노동 구조와 의미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촉구한다. 단순히 개별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 체제 자체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는 개념으로 해석된다.inthesetimes+1

특히 AI와 자동화가 급속히 발전하는 현재, 케인스의 15시간 노동 주간 예측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의 혜택이 더 짧은 노동시간이 아닌 더 많은 무의미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그레이버의 지적은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을 제공한다.onestream+3

불쉿 잡 개념은 우리가 일의 의미와 목적, 그리고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중요한 사회 비판 이론이다.

 

Revisiting the Spiritual Violence of BS Jobs

Anthropologist David Graeber’s theory of BS jobs provides a critical window into why modern work is so often so soul-sucking.

www.sapien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