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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

돼지로 밭을 갈다(豕駕耕田)

by 변리사 허성원 2023. 10. 17.

돼지로 밭을 갈다(豕駕田)

(* 오늘 아침에 들은 김성곤 교수의  SERICEO 강의에 인용된 고사. ' 시가경전豕駕田' 돼지에 멍에를 걸어 밭을 갈다.)

 

상우자(商於子)는 가난하여 소가 없어 밭을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큰 돼지를 끌고 가 멍에를 씌워 동쪽으로 밭을 갈았다.
돼지는 멍에 걸기를 거부하고 멍에를 걸어도 다시 벗으려 하기에, 종일 밭 한 고랑도 갈지 못했다.
영무(寧毋) 선생이 지나다 그것을 보고 꾸짖으며 말했다.
"그건 틀렸소. 밭을 갈 때는 소를 써야 하오. 소는 힘이 세니 흙덩이를 갈아엎을 수 있고 발굽이 굳건해서 젖은 땅도 차고 나갈 수 있지요. 돼지가 아무리 크더라도 어찌 밭을 갈 수 있겠소?"
그러자 상우자는 노려보기만 하고 대꾸하지 않았다.
영무 선생이 말했다.
"지금 소 대신에 돼지로 밭을 가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오? 그대가 딱해서 일러주었는데, 그대는 화만 내고 나를 무시하고 있소. 왜 그러시오?"
상우자가 말했다.
"내가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모른다고 생각하는가? 그대야말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모르고 있네. 밭을 가는 데는 반드시 소를 써야 한다는 걸 어찌 모르겠는가? 그건 백성을 다스릴 때 반드시 어진 사람을 써야 하는 것과 같네. 소를 쓰지 않으면 비록 밭을 제대로 가꾸지 못하더라도 그 폐해는 작다네. 그러나 어진 사람을 쓰지 않으면 천하는 화를 입게 되고, 그 폐해는 큰 법이지. 그대는 어찌 나를 꾸짖으면서 백성을 다스리는 자는 꾸짖지 않는가?"
영무 선생은 제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지금 정치에 백성들의 불만이 크구나."

(* 이 고사는 네이버에서 검색되지 않아 내 맘대로 '시가경전豕駕耕田'이라 썼다. '돼지에 멍에를 걸어 밭을 갈다'.)

 

商於子家貧,無犢以耕,乃牽一大豕駕之而東。大豕不肯就軛,既就復解,終日不能破一畦。寧毋先生過而尤之曰:“子過矣!耕當以牛,以其力之巨能起塊也,蹄之堅能陷淖也。豕縱大,安能耕耶?”商於子怒而弗應。
寧毋先生曰:“不云乎?‘乃造其曹,執豕於牢,’言將以為餚。今子以之代耕,不幾顛之倒之乎?吾憫而詔子,子乃反怒而弗答,何也?”商於子曰:“子以予顛之倒之,予亦以子倒之顛之。吾豈不知服田必以牛,亦猶牧吾民者必以賢。不以牛,雖不得田,其害小;不以賢則天下受禍,其害大。子何不以尤我者尤牧民者耶?”寧毋先生顧謂弟子曰:“是蓋有激者也。”(選自明·宋濂《宋學士文集》)
 

https://baike.baidu.hk/item/%E5%95%86%E6%96%BC%E5%AD%90%E9%A7%95%E8%B1%95/1178817

 

商於子駕豕_百度百科

《商於子駕豕》是被明太祖朱元璋譽為“開國文臣之首”的宋濂的作品。本書是一篇諷喻性小品文。作者借古喻今,把朝廷任用無德無才的庸人充當地方官吏比作是駕馭豬耕田,形象生動地抨擊

baike.baidu.hk

김홍도의 <밭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