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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習_아테나이칼럼/천리마리더십

[허성원 변리사 칼럼]#93 <아테나이2> 재승덕박(才勝德薄)의 천재 발명가 다이달로스

by 변리사 허성원 2023. 1. 4.

<아테나이2> 재승덕박(才勝德薄)의 천재 발명가 다이달로스

 

아테나 여신은 아레테(Arete) 즉 탁월함의 수호신이다. 탁월함은 영웅들의 것이며, 뛰어난 재능을 가진 발명가와 기술자도 그 영웅에 해당한다. 그래서 그들의 창작물을 보호하는 특허제도도 아테나의 수호 하에 있다. 이 특허의 수호신 아테나가 직접 가르치고 기른 발명가가 있다. 바로 다이달로스이다.

다이달로스는 대장장이 신인 헤파이스토스의 혈통을 이은 에릭토니우스의 후손으로서 천부적인 창의력을 타고 났다. 아테나로부터 조각, 건축, 기계 등 많은 기술을 전수 받고 여러 뛰어난 발명을 창조하였지만, 다이달로스는 아테나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다이달로스의 누이에게 탈로스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그 역시 재능이 비범하여 다이달로스가 거두었다. 어린 나이에도 토기 제조용 물레, 컴퍼스, 톱 등을 발명하여, 다이달로스의 명성을 능가하게 되었다. 다이달로스는 그의 재능을 시기하고 그의 발명에 욕심을 내어, 탈로스를 아크로폴리스 언덕 아래로 밀어 죽게 만든다. 그로 인해 다이달로스는 아테나가 수호하는 도시 아테네로부터 추방된다. 다이달로스의 탁월한 재능이 그릇된 인격의 그릇에 담겨 있었기에, 아테나는 그에 대한 가호를 거부한 것이다.

아테네에서 추방된 다이달로스는 크레타로 가서, 각종 무기, 장신구 등을 만들어 바쳐 미노스왕의 총애를 받는다. 특히 큰 업적으로서 미궁이 있는 크노소스 궁전을 건설하였다. 미궁은 인간의 몸에 소의 머리를 한 미노타우로스를 가두기 위해 만든 미로다. 미노타우로스는 왕비 파시파에가 낳은 괴물이었는데, 미노스왕은 이를 부끄럽게 여겨 미궁 속에 가두어두었다. 미노타우로스에게는 해마다 아테네에서 보내온 소년 소녀들을 제물로 받쳐졌으나, 훗날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가 그 괴물을 해치우게 된다.

사실 미노타우로스의 탄생에는 다이달로스의 책임이 크다. 미노스가 포세이돈의 도움으로 크레타의 왕이 되었을 때 포세이돈의 황소를 제물로 바치기로 약속하였지만, 욕심 때문에 그 약속을 어겼다. 이에 분노한 포세이돈은 왕비 파시파에가 그 황소에게 연정을 품게 만들었다. 그 파시파에를 위해 다이달로스는 암소 형상의 목우를 만들어주었고, 목우 속에 들어간 파시파에가 황소와 사랑을 나눈 결과 미노타우로스가 태어나게 된 것이다.

다이달로스는 또 다른 죄를 지었다. 미노스왕의 딸 아리아드네는 아테네의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기 위해 왔을 때 그의 용맹스런 모습에 반해버렸다. 다이달로스는 아리아드네의 간곡한 부탁을 듣고,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에 따라 아리아드네는 실뭉치와 칼 한 자루를 테세우스에게 주어,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후 실을 따라 무사히 나올 수 있게 해주었다. 다이달로스의 배신행위들을 알게 된 미노스왕은 그의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높은 탑에 가두어버린다.

탑에 갇힌 다이달로스는 몸은 갇혔어도 그의 창의적인 능력은 갇히지 않았다. 창문으로 날아든 새의 깃털을 모아 밀랍으로 붙여 큰 날개를 만들고, 그것을 아들과 아버지의 몸에 붙이고는 날아서 탈출한 것이다. 그런데 이카로스는 하늘을 나는 자유와 그 기쁨에 젖어 아버지의 경고를 깜박 잊고 태양 가까이까지 날아오르다 밀랍이 녹아버려 추락하여 죽고 말았다. 다이달로스는 아들을 잃고 방황하다 시칠리아에서 생을 마감한다.

다이달로스의 불운은 조카 탈로스의 재능에 대한 시기와 탐욕으로부터 시작하여, 그 뛰어난 창의력을 여러 부정한 목적에 사용한 결과이다. 기술자의 도덕적 해이는 자신과 관련자를 해칠 뿐만 아니라 사회의 건강한 기술적 진보를 저해하고 많은 사람에게 해악을 끼치게 된다. 그래서 아테나는 탁월한 창의력을 아끼기는 하지만, 그것이 부정한 행위의 이유가 될 때에는 가차 없이 가호의 손길을 거두었다.

근래의 여러 특허분쟁을 보면 적잖은 부분이 경쟁사에 대한 시기나 업무 방해의 목적으로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특허제도가 악용되어 기업들의 정당한 기술혁신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는 이 작금의 부작용 상황을 특허제도의 수호신인 아테나 여신은 적잖이 개탄하고 있을 것이다.

다이달로스 이야기는 아테나 여신의 중요한 가르침 한 가지를 명확히 알려준다. 그것은 ‘재능이 덕(德)을 이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재능은 뛰어나되 덕이 빈약한 자(재승덕박才勝德薄)는 아테나가 수호하는 세계 즉 '아테나이'에 들 수 없다. 자신의 재능을 자신의 덕으로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자(德勝才)만이 아테나의 가호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

 

 

파시파에에게 목우를 만들어주는 다이달로스
추락하는 이카로스 _ 파울 루벤스
추락한 이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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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로스

 

이카로스

그리스 신화에서 이카로스(Icaros)는 최고의 건축가이자 발명가인 다이달로스(Daedalus)의 아들로, 하늘을 날다 추락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인물이다. 이카로스에 관한 이 일화는 고대 로마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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才勝德薄(재승덕박)
재능은 뛰어나지만 덕이 박하다

'德勝才 謂之君子, 才勝德 謂之小人' '군자는 덕이 재주를 이기고 소인은 재주가 덕을 이긴다.
_ 자치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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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달로스가 새의 깃털로 하늘을 나는 날개를 만들었지만, 개화기 조선에서는 학의 깃털로 배를 만들고자 했던 일이 있다. 바로 당시 집권자였던 흥선
대원군의 학우선(鶴羽船)이다. 다이달로스의 날개가 하늘높이 오르다 추락했듯이, 대원군의 학우선도 제대로 항해를 해보지도 못하고 바로 가라앉아 버렸다. 

"병인양요에 놀란 대원군은 양이를 막아낼 묘안을 공모했는데 차력사(借力士)와 환술가(幻術家)를 불러 모으자는 주장 등 신출기묘(?)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현실성 있어 보이는 아이디어가 학우선(鶴羽船:학의 깃털로 만든 배)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 주장인 즉, 학의 날개를 겹겹이 엮어 아교(阿膠)로 붙여 배를 만들면 가벼워서 화살처럼 빠르게 나아가고, 양이의 총포에 맞아 구멍이 뚫려도 새털이라 바로 아물어서 가라앉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옳다구나! 대원군은 즉각 학을 잡아 깃털을 공출하도록 명하였다. 그리하여 여러 해프닝 끝에 만든 학우선을 비선(飛船)이라 명하고 한강 망원정(望遠亭:지금의 마포구 합정동 부근)에서 배를 띄웠으나 바로 가라 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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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 대원군의 학우선(鶴羽船)과 철갑선

[BY 시사주간]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배타적 민족주의는 편협성과 자기 민족만이 최고라는 잘못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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