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박태환 선수와 조준호 선수!
올림픽 개막일로부터 연일 황당한 판정 번복을 경험했다.
나는 이 과정에서 판정번복 그 자체보다도,
그런 너무도 충격적인 상황에 의연히 대처하는 우리 젊은이들의 인격적 매력에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아직 어린 사람들의 그 엄청난 내공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올림픽이 어떤 경기인가?
달마다 해마다 오는 기회도 아니고, 그 자리에 서기까지 수년 동안 바늘 구멍같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뼈와 살을 깍는 각고의 훈련을 거쳤다.
올림픽 금메달이면 가문과 대를 이어 영광을 누릴 만한 것이다.
이 한 번의 기회가 지나고 나면 다음을 결코 기약할 수 없는데..
그런데 그들은 실망의 모습을 보여주었을지언정 절망이나 분노는 보여주지 않았다.
멀리서 구경하는 나같이 닳고 닳은 중늙은이도 분통을 참지 못해 하루를 씩씩거리며 지냈는데..
그 자리에 드러누워 발버둥대며 소리질러도 누구라도 응당 그럴 만하다라고 했을 거다.
그렇게 승리를 날로 도둑을 맞고나서도 그 쓰라린 가슴을 안고 동메달 결정전 그깟 것이 뭐라고 속없이 나와서 경기를 벌이나?
좀 감정을 드러내고 경기를 거부하고 그래야만 더 인간적이지 않은가?
그래야만 황당한 판정을 한 자들의 양심을 조금이라도 자극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나라면 어땠을까? 터질 것 같은 분노와 증오를..
그들은 달랐다. 절망하지도 분개하지도 않았다.
보이지 않는 곳dp서는 어떠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에겐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나보다 적어도 몇 단계는 고수다.
내가 결코 넘볼 수 없는 대인이다.
역시 세계 정상을 넘보는 그들은 나같은 필부와는 다른 차원의 내공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그 깊고 정순한 내공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건 필경 그들이 최고의 스포츠맨이기 때문이다.
스포츠맨은 승리를 배우기 전에 수없는 패배를 먼저 배운다.
하나의 달콤한 승리를 위해 수십 수백번의 소태 같은 패배를 경험하였고,
지금 그 자리에 이러렀을 땐 이미 백전의 노장이다.
얄팍하게 약간의 지식을 습득하고 잔머리를 대충 굴려서 인생을 요령 좋게 나름 똑똑한 척하며 살아온 책상물림의 연작(燕雀)들은, 저런 세계 무대에서 대한민국 젊은이의 홍곡(鴻鵠)같은 기상을 그저 존경하고 또 가르침을 준 데 대해 감사할 뿐이다.
그들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아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다시 깨닫는다.
스포츠는 그저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 아니다.
스포츠는 道이다.
[보충] 120731
펜싱에서 또 한번의 오심 문제가 발생했다.
오심에 좌절하며 슬퍼하는 신아람 선수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ESPN 올림픽' 트위터는 오늘의 사진으로 올렸다.
참조 :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2/07/31/8537340.html?cloc=n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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