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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지혜로운삶

고르디우스의 매듭 _ 쾌도난마(快刀亂麻)

by 변리사 허성원 2019. 11. 18.
고르디우스의 매듭
_ 쾌도난마(快刀亂麻)

알렉산더 대왕이 프리기아를 점령하였을 때 테르미소스 성에 있는 '고르디우스의 매듭(Gordian Knot)'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매듭을 매우 복잡하게 정교하게 얽히어 있어 풀기가 무척 힘들었다. 알렉산더는 매듭을 풀려고 시도했으나 도무지 풀리지 않자, 칼로 그 매듭을 끊어 버렸다.
이 '고르디우스의 매듭' 고사는 복잡하게 얽힌 어려운 문제를 풀 때 통상의 관념을 버리고 획기적으로 과감한 해결책을 도모하라는 가르침을 준다.

Alexander cutting the Gordian Knot
Donato Creti (Cremona 1671-1749 Bolog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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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프리기아 왕국에는 왕이 없었는데, "테르미소스 성에 마차를 타고 오는 자가 왕이 될 것이다"라는 테르미소스 신전의 신탁이 있었다. 그러던 중 시골 농부이던 고르디우스와 그의 아들 미다스가 마차를 타고 테르미소스 성에 들어왔다. 사람들은 그가 신탁에서 말해진 왕이라고 여겨 고르디우스를 프리기아의 왕으로 삼았다.
고르디우스에 이어 프리기아의 왕이 된 미다스는 아버지와 함께 타고온 마차를 프리기아의 신전 기둥에 묶어두었다. 이 때 마차를 묶은 줄을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매듭으로 엮었는대, 이를 '고르디우스의 매듭(Gordian Knot)'이라 불렀다.
이를 두고 신전에서는 '
이 매듭을 푸는 자는 아시아의 왕이 된다'라는 신탁을 내렸다고 한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잘라버린 알렉산더는 신탁의 말과 같이 인더스강까지 진출하여 아시아를 정벌하고 아시아의 대왕이 되었다. 다만 그 사후에 그가 이룬 제국은 많은 나라로 분열되었다. 그것은 그가 매듭을 정상적으로 풀지 않고 칼로 끊어버린 것 탓이라고 한다.
그래서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복잡한 문제를 단칼에 해결하라는 것과 반대되는 가르침으로 인용되기도 한다. 너무 즉 단순하고 쉬운 해결책을 찾으면, 사후에 더 복잡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순리에 따라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야 한다. 알렉산더가 이룬 거대한 제국은, 그의 사후에 적절한 후계 절차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장군(디아도코이)들 간의 극심한 내분으로 산산조각이 나게 된 것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ALEXANDER CUTTING THE GORDIAN KNOT
Fedele Fischetti(Italian 1734 - 1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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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도난마(快刀亂麻)

'고르디우스의 매듭'의 고사는 '쾌도난마(快刀亂麻)'와 그 의미가 같다.

쾌도난마(快刀亂麻)의 고사는 중국 남북조시대에 북제(北齊)를 세운 문선제(文宣帝) 고양(高洋, 529-559)의 고사(故事)에서 유래하였다.

동위(東魏)의 효정제(孝靜帝) 때 승상으로 있던 고환(高歡)은,
여러 아들들의 능력을 시험하려고 어지럽게 뒤엉킨 실타래를 나누어 주고, 그것을 잘 추스려 보라고 하였다.

다들 실을 한 가닥씩 풀어내며 추스리느라 분주하였는데, 둘째 아들인 고양(高洋)은 홀로 칼을 뽑아 단번에 실타래를 잘라 버리며 말했다(帝獨抽刀斬之).

"어지러운 것은 베어 버려야 한다"
亂者須斬(난자수참)
북제서(北齊書) 문선제기(文宣帝紀)


Alexander cuts the Gordian Knot
Jean-Simon Berthélemy (1743–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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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얽힌 것을 주먹으로 쳐서 풀려 들지 마라"

이 말은 '쾌도난마'와 달리 신중하게 전략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함을 가르친다.

손빈()의 위위구조(圍趙)의 고사와 관련되어 있다. 손빈()이 제나라에 의탁하고 있을 때, 위나라의 공격을 받고 있는 조나라의 구원 요청을 받는다. 이 때 제나라의 장군 전기(忌)에게 위나라의 약점을 건드려 조나라를 구하는 전략을 제시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무릇 복잡하고 어지럽게 얽히고 섥힌 일은
주먹으로 쳐서는 풀 수 없고,
싸움은
함께 때려서는 말릴 수 없다.
강한 것은 비켜가고 약한 곳을 찔러
형세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하면
저절로 풀리게 될 것이다.

 
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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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