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길에서는 한 발 양보하여 _ 채근담
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남도 함께 지나가게 하고,
맛있는 음식은 3할 쯤 덜어
다른 사람도 즐기도록 베풀라.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극히 편안히 즐기는 방법이다.
徑路窄處 留一步與人行(경로착처 유일보여인행)
滋味濃的 減三分讓人嗜(자미농적 감삼분양인기)
此是涉世 一極安樂法(차시섭세 일극안락법)
_ 채근담菜根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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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徑路窄處(경로착처)'
- 徑(길 경): 좁고 작은 길, 路(길 로): 큰 길, 도로, 窄(좁을 착): 폭이 좁다, 處(곳 처): 장소, 상황
즉, "길이 좁은 곳", 또는 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오가기에 비좁은 곳"이라는 뜻.
'徑路窄處'는 단순히 물리적인 좁은 길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 사회생활, 이해관계 속에서의 '좁은 통로'"를 비유한다고 여기면 된다.
즉,
서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
모두가 자신의 길을 내세워 부딪힐 수밖에 없는 좁은 틈
협상이나 양보 없이는 나아가기 어려운 순간들을 가리킨다.
그래서
- 길거리에서 좁은 골목길을 마주쳤을 때, 둘 다 비켜주지 않으면 충돌하는 상황
- 조직에서 한정된 자리를 두고 경쟁할 때
- 인간관계에서 자존심이나 욕심이 부딪칠 때
- 서로 다른 가치관이 맞서는 논쟁의 순간
→ 이런 곳이 바로 '徑路窄處'입니다.
이러한 '徑路窄處'에서는
내가 조금만 한 걸음 물러서면 둘 다 무사히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둘 다 다치거나, 모두 멈춰버린다.
따라서 이 표현은 가르침은 이렇다:
"삶에서 부딪히는 좁은 길목에서는, 먼저 한 발 물러나 조화를 도모하라.
그 한 걸음의 양보가, 긴 삶의 길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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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滋味濃的(자미농적)'
- 滋味(자미):
→ '滋'는 '젖다', '퍼지다', '길러지다'는 뜻이고, '味'는 '맛'이다.
→ 따라서 "맛이 깊고 풍부하다", 또는 넓게는 "인생의 즐거움, 만족"을 상징한다. - 濃的(농적):
→ '濃'은 '짙다', '진하다'는 뜻입니다.
→ 즉, "滋味濃的"은 "맛이 짙고 강렬한 것"
→ 또는 "매우 풍성하고 진한 즐거움"을 뜻한다.
'滋味濃的'은 단순히 음식의 맛을 넘어, 삶의 쾌락, 기쁨, 만족감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이해해야 한다.
- 세상에서 손에 넣은 짙은 만족
- 맛본 진한 성취감
- 누리고 있는 풍요롭고 감미로운 순간들
'滋味濃的'의 가르침은 이렇습니다:
- 인간은 본능적으로 짙은 맛, 진한 기쁨을 독점하고 싶어 한다.
- 하지만 진한 기쁨일수록 조금 덜어내어 나누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조화를 만든다.
- 덜어냄이야말로 더 큰 풍요를 부른다.
정리하자면,
'滋味濃的'은 인생에서 가장 짙고 강렬한 즐거움, 만족, 기쁨을 가리키며, 그것을 욕심내지 말고 덜어 남과 나누라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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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자(老子) - 무위자연(無爲自然)
- 노자는 이렇게 말했지:
-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 물은 다투지 않고,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며, 모든 것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툼이 없다.
- "좁은 길에서 한 걸음 물러나고, 맛있는 것을 덜어 나누는" 태도는,
바로 억지로 다투지 않고 자연스럽게 양보하는 삶을 뜻하는 노자의 가르침과 완벽히 맞닿아 있네.
🎯 2. 공자(孔子) - 서(恕)의 정신
- 공자는 말했다네:
-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하지 마라." - 좁은 길에서 서로 비켜 지나고, 맛을 독점하지 않는 것 역시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하는 마음을 뜻하는 공자의 서(恕, 관용)의 실천이라 할 수 있지.
🎯 3. 에픽테토스(Enchiridion) - 소유를 내려놓는 지혜
-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가르쳤다네:
- "너의 것은 너의 것이 아니다. 세상 모든 것은 빌려 쓰는 것이다."
- 맛있는 것, 좋은 길, 편안함 모두 소유가 아니라 잠시 머무는 것이기에,
나누고 양보하는 것이 오히려 참된 자유를 얻는 길이라는 통찰이 담겨 있지.
🎯 4. 불교(佛教) - 보시(布施)와 자비(慈悲)
- 부처님은 늘 보시(布施), 즉 남에게 베푸는 것을 강조하셨네.
- 특히 진정한 보시는
- "내게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나누는 것"
이라 하였지. - 맛있는 것을 스스로 덜어 다른 사람에게 주는 행동은,
바로 불교가 가르치는 진정한 자비와 나눔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네.
🧠 요약 (한국어)
억지로 다투지 않고, 스스로 조금 덜어 베풀고,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으려는 태도는
노자, 공자, 스토아 철학, 불교 모두에서
가장 깊은 인간성의 표현으로 존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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