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후회
우리는 사무치게 후회를 한 뒤에야 비로소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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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두 명이 스승을 찾아와 물었다.
“선생님, 인생은 어떻게 사는 건가요?”
스승은 대답 대신 그들을 과수원으로 데려간다.
“이 과수원에는 맛있는 사과들이 많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사과를 하나 따오너라. 조건이 하나 있다. 절대 길을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
이렇게 말하고 스승은 과수원 후문에 가서 제자들을 기다린다.
잠시 후 두 사람이 나온다.
한 제자에게 스승이 묻는다.
“너는 어떤 사과를 땄느냐?”
“네. 들어오자마자 맛있는 사과를 보았는데 바로 따려다가 더 좋은 사과가 좀 더 있을 것 같아서 안 따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후문에 다 오도록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황급히 이것을 땄습니다. 한 번만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이번엔 다른 제자에게 묻는다.
“너는 어떤 사과를 땄느냐?”
“저는 들어오자마자 좋은 사과가 보이기에 바로 땄습니다. 그런데 오다 보니 이보다 더 맛있어 보이는 사과가 많이 보였습니다. 선생님, 꼭 한 번만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두 제자의 이야기를 들은 스승이 말한다.
“그게 바로 인생이다. 인생은 되돌아갈 수도, 다시 시작할 수도 없는 법. 한 번 지나면 끝이니라.”
인생은 한 번뿐이고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지난날로 돌아가고 싶다면 그건 삶을 후회하고 있다는 뜻이다.
누구나 후회한다.
모두 다 아쉽거나 부끄럽거나 미안한 인생의 어느 사건들을 품고 산다.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남모르는 허전한 가슴을 끌어안고 산다.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삶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우리는 사무치게 후회를 한 뒤에야 비로소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_ 김형철 저 <철학의 힘> p88
"니체의 처방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어린아이처럼 살아라. 현재를 즐겨라. 카르페디엠! 당신의 손안에는 빛깔 좋은 사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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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렉시티)
김형철 교수의 『철학의 힘』에 나오는 "과수원의 사과" 비유와 유사한 비유들을 다음과 같다.
이 비유들은 모두 인생의 선택, 후회,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주제로 하고 있다.
1. "인생은 강물과 같다" 비유
많은 철학자와 문학가들이 인생을 흐르는 강물에 비유한다.
강물은 한 번 흐르면 다시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되돌릴 수도 없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과 선택 역시 강물처럼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과수원의 사과 비유와 유사하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 헤라클레이토스
2. "길 위의 선택" 비유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한다.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두 길을 다 갈 수 없어 아쉬워하며
한참을 서서 한 길을 바라보다가
결국 다른 길을 택했다."
이 시 역시 한 번 선택한 길(인생)은 되돌릴 수 없으며,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다는 점에서 '과수원의 사과' 비유와 맥락이 닿아 있다.
3. "인생은 버스와 같다" 비유
"인생은 버스와 같다"라는 대중적인 비유도 있다.
버스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잡을 수 없듯, 기회와 시간도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4. "시장 속의 물건 고르기" 비유
시장에 가서 물건을 고를 때, 더 좋은 것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 사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사는 경우가 있다.
이 역시 선택의 순간에 망설이다가 기회를 놓치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비유이다.
5. "연못의 연꽃 따기" (동양 고전 비유)
연못에 핀 연꽃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을 따오라는 스승의 명령을 받고 제자가 망설이다가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이야기 역시
동양 고전에서 자주 등장한다. 이 비유도 선택의 순간, 미련, 그리고 되돌릴 수 없음의 교훈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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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곧 포기다”
1. 선택의 배면: 무언가를 고른다는 건, 나머지를 버리는 일
무수한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순간, 그 외 모든 다른 가능성은 배제되거나 유예되어야 한다.
예컨대, A라는 길을 가기로 했다는 것은 B·C·D라는 다른 길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포기했다는 뜻이다.
한 사람과 결혼을 결정하면 다른 잠재적은 경혼 상대 후보는 모두 포기해야 하는 것과 같다.
2. 삶의 유한성 인식
선택이 곧 포기라는 말은 시간과 에너지, 기회가 유한하다는 자각에서 비롯된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기에, 우리는 늘 무언가를 버림으로써 다른 것을 취한다.
이건 ‘행동’ 자체가 본질적으로 희생과 결단을 수반한다는 뜻이다.
사르트르는 이와 관련해 "인간은 선택의 연속 속에서 자기 존재를 만들어 간다"고 했다.
3. 책임과 자율의 이중성
선택은 자유처럼 보이지만, 포기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책임도 함께 따른다.
‘포기’ 없이 ‘선택’만 하려는 태도는 결국 실천 없는 욕망으로 이어지고,
반대로 ‘포기’를 인식할 줄 아는 선택은 진정한 성숙이다.
요컨대, “선택은 곧 포기다”는 말은
모든 결정은 대가를 가진다는 성찰이자,
삶의 방향은 곧 자신이 버린 것들의 자국 위에 쌓인다는 자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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