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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토피카

[읽은책] 후회의 재발견 _ 다니엘 핑크

by 변리사 허성원 2024. 7. 9.

후회의 재발견 _ 다니엘 핑크

 

<출판사 서평>

후회는 어떻게 인간의 특권이 되는가
오직 인간만이 되돌아보고, 후회하고, 성장한다
후회하는 힘으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는 인류의 비밀

“후회 없이 살겠다고요? 그건 헛소리예요.”
모두가 후회 없는 인생을 꿈꾼다. 과거는 쿨하게 떨쳐버리고 ‘후회는 없다’며 나아가는 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다니엘 핑크는 이러한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4년 만에 돌아온 그는 이 책을 통해, 후회는 인간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고 인간은 후회하는 능력 덕분에 계속 발전해왔다고 역설한다.

후회는 인간의 두 가지 독특한 능력에서 시작된다.
첫째, 우리에겐 머릿속으로 과거와 미래를 방문할 수 있는 ‘시간여행’ 능력이 있다.
둘째, 우리에겐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능력이 있다.

이 두 가지 능력이 만날 때 후회라는 놀라운 현상이 일어난다. 과거로 돌아가 실제 일어났던 일을 부인하고 다른 선택을 해본 후, 다시 현재로 돌아와 과거가 바뀔 경우 지금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이건 거의 초능력에 가까운 힘이다. 해파리가 작곡을 하거나 너구리가 전기 공사를 하는 걸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인간 외의 다른 어떤 종이 이렇게 복잡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반면 우리는 이 초능력을 쉽게 발휘한다. 실제로 이 능력은 인간의 뇌에 매우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 후회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6세 이하 아이들과 질병이나 부상으로 뇌가 마비된 성인들뿐인 것으로 밝혀졌다. 간단히 말해, 후회가 없는 사람들은 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아니다. 그들은 보통 심각한 병에 걸린 사람들이다. 즉 건강한 뇌를 소유한 정상적인 성인이라면 모두 후회한다.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우리의 바람과 달리, 후회는 인간이 가장 많이 느끼고 자주 언급하는 감정 중 하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흔히 느끼는 감정 중 2위가 후회였다. 1위는 사랑이었다(결과적으로 부정적 감정 중 1위는 후회다). 그럼에도 우리는 후회로부터 달아나고 싶다. 후회는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후회라는 초능력이 발동하는 동시에 우리 안에서는 과거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더 나은 현재를 누릴 수 있었을 거라는 ‘비교’ 과정, 그리고 그 선택의 주체가 나 자신이기에 스스로를 탓할 수밖에 없는 ‘비난’ 과정이 일어난다. 비교와 자책만큼 쓰라린 게 있을까? 그 고통이 너무 커서 우리는 ‘후회하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속인다. 그러나 거짓말이다. 저자가 진행한 ‘미국 후회 프로젝트(American Regret Project, 2021)’에 따르면 응답자의 82퍼센트가 치실질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후회했다.

그럼 인간은 왜 후회하는 능력을 발달시켰을까? 우리는 자기 파괴적인 마조히스트일까? 아니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프로그램된 유기체다. 후회의 고통이 우리의 삶을 개선시키기 때문에 그 능력을 강화한 것이다. 후회의 목적은 우리를 몹시 기분 나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내일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뼈저린 고통을 발판으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게 돕는 것, 거기에 후회가 우리를 더 나은 존재로 발전시켜온 비밀이 있다.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인가?
당신의 후회가 당신이 원하는 바를 말해준다
-세계 2만 여명의 후회를 수집한 역대 최대 ‘후회 프로젝트’와 네 가지 핵심 후회

인간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 중 하나인 만큼 후회가 표출되는 양상은 다양하다. 심리학·신경과학·경제학 분야에서 진행된 후회 관련 연구를 분석한 저자는 좀 더 명료하게 후회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앞서 언급한, 4,824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미국 후회 프로젝트’와 105개국 1만 6,000명의 사연을 수집한 ‘세계 후회 설문조사(www.worldregretsurvey.com)’가 그것이다. 저자는 수많은 후회를 분류·분석하고 후회의 심층 구조를 파악한 결과, 인간이 가장 많이 느끼는 후회를 ‘네 가지 핵심 후회’로 정리했다.

첫째, 기반성 후회(Foundation regrets)는 ‘좀 더 열심히 운동했더라면’, ‘꾸준히 저축했더라면’처럼 건강·자산·교육 등 우리 삶의 기반을 형성하는 영역에 대한 후회다. 성실성과 관련 있는 이 후회는 우리가 신체적 안녕과 물질적 안정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둘째, 대담성 후회(Boldness regrets)는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더라면’, ‘그때 사업을 시작했더라면’처럼 더 대담한 결정을 했다면 더 많은 성취를 얻었을 것으로 예상될 때 찾아오는 후회다. 용기와 연결되어 있는 이 후회는 우리가 성장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셋째, 도덕성 후회(Moral regrets)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 애를 괴롭히지 않았더라면’처럼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을 때 찾아오는 후회다. 도덕성의 기준에 대해 저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기에 다른 후회보다 다소 복잡한 후회로, 우리가 선함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넷째, 관계성 후회(Connection regrets)는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더라면’, ‘그 친구에게 먼저 손 내밀었더라면’처럼 배우자·부모·자녀·친구 등 소중한 인간관계가 단절되거나 망가질 때 발생하는 후회다. 네 가지 핵심 후회 중 가장 많이 나타나는 후회로 우리가 무엇보다 사랑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후회만큼 우리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감정도 없다. 우리는 물질적·신체적·정신적 행복의 견고한 기반인 안정을 추구한다. 우리는 새로움을 추구하고 대담하게 행동함으로써 탐구하고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옳은 일(도덕적 약속을 지키는 일,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사랑으로 결속된 우정과 가족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갈망한다. 이처럼 후회라는 부정적인 감정은 역설적으로 긍정적인 삶의 방향을 보여주는 미러 이미지로(mirror image)로 작동하고 있다.

후회를 ‘최소화’하지 말고 ‘최적화’하라
최상의 선택으로 이끄는 ‘후회 최적화 프레임워크’

그렇다면 후회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그 힘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미 ‘발생한 후회’와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예상되는 후회’, 두 가지로 나누어 대응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먼저 발생한 후회에 대해 ‘자기노출-자기연민-자기거리두기’라는 3단계 과정을 거치기를 권한다. 후회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적절한 전략을 세우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후회를 드러내는 자기노출 단계와 자신의 후회가 얼마나 보편적이고 정상적인지 깨닫는 자기연민 단계를 통해 후회를 완전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후 내가 아닌 타인이 나와 똑같은 후회를 한다면 그에게 어떤 조언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거나 10년 후의 내가 현재를 되돌아본다고 가정하면 지금의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좋을지 상상해보는 등 한 발짝 떨어져 자신의 후회를 분석해보는 자기거리두기 단계를 통해 현명한 전략을 세울 수 있음을 알려준다.

한편 예상되는 후회에 대해서는 먼저 중요한 경고를 던진다. 후회를 예측함으로써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지만, 예측에 갇히면 후회를 최소화하려고만 하기 때문에 결정 회피, 위험 회피 등 수동적인 태도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경고다. 따라서 후회를 최소화하는 게 아닌, ‘최적화’하는 프레임워크를 제안한다.

저자가 말하는 ‘후회 최적화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다. 당신이 지금 결정해야 하는 일이 네 가지 핵심 후회와 관련이 없다면 쉽게 결정하고 적당히 만족하라. 그 결정은 당신 인생에 중대한 후회를 남기지 않을 것이다. 만약 네 가지 핵심 후회와 관련 있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 숙고하라. 미래의 특정 시점에 자신을 투사하고 지금의 결정이 네 가지 핵심 후회 중 무엇과 연결될지 예상하라. 그 시간을 충분히 거친 후에 내리는 선택은 그야말로 최적의 결정이 될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수백 가지의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는 우리의 행복에 결정적인 것도 있지만, 대수롭지 않은 것도 많다. 그 차이를 이해하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후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 우리가 진정으로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후회는 이처럼 우리에게 잘 사는 삶으로 가는 길을 알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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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CEO 강의

예전에는 조폭 같은 사람만이 문신을 했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문신을 하는 것 같습니다. 과거 많이 했던 문신 중 하나는 바로 “착하게 살자”입니다. 외국인의 문신 중 가장 흔한 건 무얼까요? “No regret”입니다. 후회없이 살았다는 의미일까요? 아마 반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착하게 살자는 건 그동안 착하게 살지 못했다는 뜻이고, 후회가 없다는 말은 너무 후회되는 인생을 살았다는 의미 아닐까요? 여러분은 무엇을 후회하시나요? 그때 그걸 해야했는데, 혹은 그걸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는 건 어떤 건가요? 오늘은 후회에 관한 책 하나를 소개합니다. 다니엘 핑크가 쓴 ‘후회의 재발견’입니다.

후회란 무엇일까요? 후회라는 단어는 보통 부정적입니다. 후회하면 어리석음, 시간낭비, 행복의 방해 같은 게 연상됩니다. 후회하지 않는다는 노래도 아주 많습니다. 근데 후회가 그렇게 부정적이기만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후회는 인간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입니다. 인류는 후회하는 능력 덕분에 계속 발전해왔습니다.

후회에는 두 가지 능력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과거와 미래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시간여행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능력입니다.

인간은 왜 후회하는 능력을 발달시켰을까요? 후회의 고통이 삶을 개선시키기 때문입니다. 후회의 목적은 우리를 기분 나쁘게 만들어서 내일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이끄는 겁니다.

후회에는 세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첫째,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가격협상에서 상대가 너무 쉽게 내가 처음 제시한 가격에 예스를 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좀 비싸게 부를 걸 후회할 겁니다. 이후에는 어떻게 할까요? 처음에 눈 딱 감고 좀 비싸게 부를 될 겁니다. 후회는 결정을 내릴 때 저지른 실수를 부각시켜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같은 실수를 되풀이 않게 합니다.
둘째, 성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작은 차이로 승리를 놓친 그룹이 ‘~했더라면’으로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냅니다. 재수의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한 번에 붙은 친구들보다 대학에 들어온 후 더 열심히 공부할 확률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죠.
셋째, 후회는 의미를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고 후회를 하는 사람은 이 경험을 통해 부모님과 좀더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놓친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후회는 우리 자신을 이해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후회의 기억을 통해 우리는 내가 과거에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왜 그러지 못했는지를 돌아봅니다. 이 경험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했던 행동의 맥락과 후회의 시간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저자는 수많은 후회를 분석하고 심층 구조를 파악한 결과 후회를 네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첫째, 기반형 후회(Foundation regrets)입니다. 삶의 기반이 되는 건강, 공부, 돈 관련 후회입니다. 건강할 때 좀 더 운동할 걸, 젊을 때 공부를 좀더 할 걸, 돈 잘 벌 때 꾸준히 저축할 걸…같이 건강, 교육, 재정 등 삶의 기반에 대한 후회입니다. 대부분 성실성과 관련 있는 후회입니다. 둘째, 대담성 후회(Boldness regrets)입니다. 용기에 관한 후회입니다. 그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더라면, 그때 사업을 시작했다면, 그때 안 된다고 거절할 걸…과 같이 용기에 대한 후회를 뜻합니다. 셋째, 도덕성 후회(Moral regrets)입니다. 도덕적으로 하지 말 말아야 할 일을 했던 사람이 그로 인해 대가를 치를 때 하는 후회입니다. 학폭 혹은 성추문으로 추락한 사람들이 주로 하는 후회입니다. 넷째, 관계성 후회(Connection regrets)입니다. 글자 그대로 대인관계 관련 후회를 뜻합니다.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 친구에게 먼저 손을 내밀 걸 같은 후회입니다. 여러분은 이중 어떤 후회를 가장 많이 하시나요? 네 가지 후회 중 가장 빈도수가 높은 건 바로 관계에 대한 후회라고 합니다.

후회가 후회로 그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후회를 삶의 지혜로 활용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발생한 후회와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후회가 예상되는 걸을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미 발생한 후회에 대해서는 자기노출-자기연민-거리두기 라는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하는 데요, 먼저 후회를 드러내야 합니다. 후회를 감추면 해결할 수 없습니다. 다음은 자기연민을 통해 후회를 받아들이고 마지막으로 시간을 축을 이동시켜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10년 후 내가 현재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할지 상상해 보는 겁니다. 한 발 떨어져 자기 후회를 분석하는 겁니다.

다음은 후회가 예상되는 것에 대한 전략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지금 결정할 일에 네 가지 핵심 후회와 관련 없다면 쉽게 결정해도 되지만 네 가지 후회와 관련 있다면 깊이 생각하라. 미래의 특정 지점에서 신을 두려워하고 지금 결정을 네 가지 후회 중 무엇과 관련 있는지 확인하라. 고민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며 후회의 결정을 내려라.” 전 저 얘기를 들으면서 “한번은 실수지, 그 이상은 습관이다”라는 격언이 연상됐습니다.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듯, 선택에 따른 후회도 필연적입니다. 어떤 일을 한 것에 대한 후회와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 어떤 후회가 후유증이 더 클까요? 마크 트웨인은 이렇게 맣합니다. "지금부터 20년 뒤 여러분은 잘못해서 후회하는 일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니 밧줄을 던져버려라. 안전한 항구에서 벗어나 멀리 항해하라. 무역풍을 타고 나아가라. 탐험하라. 꿈을 꿔라. 발견하라."

현재 잘 살고 있나요? 일 년 후 죽는다는 사형선고를 받아도 아무 후회를 안 할 자신이 있나요? 진정으로 후회하는 걸 알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게 후회의 효용성입니다. 여러분의 후회를 통해 삶에 대해, 나 자신의 진실에 관해 묻는 출발점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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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텔레스가 새긴 문신은 브루노 산토스가 2013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새긴 문신과도 거의 같았다. 산토스는 체이스, 바티스타, 텔레스와는 모르는 사이로, 어느 기업의 인사 담당 임원이다. 어느 오후, 일 때문에 좌절감을 느낀 그는 사무실을 박차고 나와 바로 타투샵으로 향했다. 그도 역시 오른쪽 팔뚝에 3음절로 된 문구를 새겼다. 이처럼 세 대륙에 살고 있는 이 네 사람. 그들은 모두 다음과 같은 두 단어의 문신을 하고 있다.
‘후회하지 않는다(no regrets).’

- 1장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은 인생을 망치는 허튼소리> 중에서

* 인간은 머릿속으로 과거와 미래를 방문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는 노련한 시간 여행자이자 숙련된 이야기꾼이다. 이 두 가지 능력은 삶에 후회를 일으키는 인지적 이중 나선을 형성한다.
(…) 시간여행과 허구의 조합은 인간의 초능력이다. 해파리가 소네트를 작곡하거나 너구리가 플로어 램프의 배선을 바꾸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인간 외의 다른 어떤 종이 그렇게 복잡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긴 어렵다. 반면 우리는 이 초능력을 쉽게 발휘한다. 실제로 이 능력은 인간의 뇌에 매우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으로, 이러한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과 질병이나 부상으로 뇌가 마비된 성인들뿐이다.
(…)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6살이 될 때까지 후회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8살이 되면 후회를 예측하는 능력도 발달한다. 그리고 청소년기에는 후회를 경험하는 데 필요한 사고력이 완전히 발달한다. 후회는 건강하고 성숙한 마음의 표지다.

- 2장 <후회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이유> 중에서

*
‘적어도’라는 반사실적 서술은 지금 당장의 감정은 지켜주지만 미래에 더 나은 결정을 내리거나 더 좋은 성과를 내게 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했더라면’이라는 반사실적 서술은 지금 당장은 우리의 감정을 악화시키지만, 이후 우리의 삶을 개선시켜준다. 이것이 핵심이다. 

후회는 전형적인 상향식 반사실적 서술(궁극적으로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이다. 과학자들은 후회가 주는 힘의 원천이 전통적인 고통/쾌락 셈법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있다. 후회의 목적은 우리의 기분을 더 나쁘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 우리의 기분을 나쁘게 만듦으로써 내일은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 3장 <‘적어도’와 ‘했더라면’> 중에서

*
기반성 후회가 미리 계획하고, 노력하고, 실행하고,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데서 생긴다면, 대담성 후회는 그 기반을 더욱 풍요로운 삶으로 가는 발판으로 활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다. 대담성 후회는 결정과 무결정이 계속 쌓이다 발생하기도 하고, 단 하나의 계기로 폭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근원이 무엇이든, 그것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항상 똑같다. 안전하게 갈 것인가, 아니면 기회를 잡을 것인가?

대담성 후회는 우리가 안전한 선택을 할 때 찾아온다. 안전한 선택을 하면 처음에는 안심할 수 있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변화가 너무 거대하고, 너무 파괴적이며, 너무 도전적이고, 너무 어렵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그 선택은 우리가 더 대담한 결정을 했더라면 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었으리란 반사실적 사고를 유발하여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 8장 <대담성 후회_위험을 감수했더라면> 중에서

*
P.280

몇 년 동안 우리가 가장 오해하고 있는 감정에 대한 과학과 경험에 몰두한 후, 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발견한 것을 나 자신에 대해서도 발견했다. 후회는 나를 인간으로 만든다. 후회는 나를 더 낫게 만든다. 후회는 내게 희망을 준다.

*
P.277

후회의 뚜껑을 열어보면, 그 동력이 스토리텔링이라는 사실을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후회를 경험하는 능력은 시간을 거슬러과거로 돌아가 사건을 다시 쓰고, 원래보다 더 행복한 결말을 만들어내는 상상력에 달려 있다. 후회에 반응하고 그것을 좋게 활용하는 능력은 (이야기를 노출하고, 구성요소를 분석하고, 다음 장을 만들고 재구성하는) 우리의 내러티브 기술에 달려 있다.
후회는 스토리텔링에 달려 있다. 그리고 이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창조자인가, 등장인물인가? 즉, 작가인가. 연기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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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의 글 | ‘현명한 후회’를 위한 노하우–정재승(뇌과학자)
들어가며 | 한국의 독자들에게
1부 후회 다시 보기
1장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은 인생을 망치는 허튼소리
2장 후회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이유
3장 ‘적어도’와 ‘했더라면’
4장 후회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이유
2부 후회 파헤치기
5장 후회의 표층
6장 네 가지 핵심 후회
7장 기반성 후회_그 일을 했더라면
8장 대담성 후회_위험을 감수했더라면
9장 도덕성 후회_옳은 일을 했더라면
10장 관계성 후회_손을 내밀었더라면
11장 기회와 의무
3부 후회 활용하기
12장 실행 취소(Ctrl+Z)와 ‘적어도’ 실행
13장 자기노출, 자기연민, 자기거리두기
14장 후회 최적화 프레임워크
나오며 | 후회와 구원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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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Dpy0pw1Z6-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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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북리뷰' >

우리는 후회 없이 살고 싶고 때로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랑스럽게 주장하지만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기에 이는 실제로 가능하지 않다 제임스 볼드윈 우리가 후회라고 부르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후회는 매우 쉽게 인식할 수 있는 감정이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정의하기 어렵다 과학자 신학자 시인 의사들이 모두 후회를 정의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 심리치료사들은 바라던 바와 다른 상황으로 귀결된 어떤 행동이나 행위와 관련된 불쾌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경영이론가들은 후에는 실제 결과와 의사결정자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일어났을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생겨난다 라고 말한다. 철학자들은 미래의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기 위한 대상의 인지 및 의학의 선언에 동반하는 과거의 생각과 관련된 불쾌한 감정이라 말한다. 

후회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후회는 하나의 사건이라기보다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편이 낫다 이 과정은 두 가지 능력 즉 우리 마음의 두 가지 독특한 능력에서 시작된다. 인간은 머릿속으로 과거와 미래를 방문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다. 우리는 노련한 시간 여행자이자 숙련된 이야기꾼이다. 이 두 가지 능력은 삶의 후회를 일으키는 인지적 이중나선을 형성한다.

세계후회설문조사에 제출된 수많은 후회 중 하나를 살펴보자. "아버지의 뜻에 굴복해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지 않고 내가 선택한 분야의 학위를 취득하겠다는 내 소망을 따랐더라면 좋았을 거라 생각해요. 그랬다면 내 인생은 지금과는 다른 궤도에 올랐을 겁니다. 더 큰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꼈겠죠."

이 몇 마디 말 속에서 버지니아에 사는 이 52세 여성은 두뇌의 놀라운 민첩성을 발휘한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 그녀는 머릿속에서 과거로 돌아간다 일단 그곳에 도착하면 그녀는 실제로 일어난 일을 부인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원했던 대로 대학원 과정에 등록하는 대안으로 대체한다. 그러고는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앞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과거를 재구성했기 때문에 도착했을 때 마주하는 현재는 조금 전 떠나온 현재와는 크게 다르다. 새로 단장된 그 세상에서 그녀는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낀다 시간여행과 허구의 조합은 인간의 초능력이다. 

해파리가 소네트를 작곡하거나 너구리가 플로어램프의 배선을 바꾸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인간 외에 다른 어떤 종이 그렇게 복잡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긴 어렵다. 반면, 우리는 이 초능력을 쉽게 발휘한다. 실제로 이 능력은 인간의 뇌에 매우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으로 이러한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과 질병이나 부상으로 뇌가 마비된 성인들뿐이다.

예를 들어 발달심리학자 로버트 거튼태그와 제니퍼 패럴은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밥과 데이비드는 서로 가까이 살며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간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위해 연못 둘레로 나 있는 자전거 도로를 이용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연못의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돌 수 있다. 두 길은 같은 거리에 있고 똑같이 평탄하다 밥은 매일 연못의 오른쪽으로 도는 길로 갔고 데이비드는 매일 연못의 왼쪽 길을 따라갔다 어느 날 아침 밥은 평소처럼 연못의 오른쪽을 따라 자전거를 탔다 하지만 밤사이 나뭇가지가 길에 떨어져 있었다. 밥은 그 나뭇가지에 부딪쳐 자전거에서 떨어져 다쳤고 학교에 지각했다. 왼쪽 길은 괜찮았다. 같은 날 아침 평소에는 항상 왼쪽 길로 가던 데이비드는 연못의 오른쪽 길로 가기로 결정했다. 데이비드도 나뭇가지에 부딪혀 자전거에서 떨어져 다쳤고 학교에 늦게 도착했다.

연구자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날 연못의 오른쪽 길로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한 사람 중 누가 더 속상해할까 매일 그 길로 가던 밥일까? 아니면 평소에는 왼쪽 길로 가다가 그날따라 오른쪽 길로 가기로 결정한 데이비드일까? 아니면 둘 다 똑같이 느낄까? 거튼 태그와 패럴은 7세 아동이 후회를 이해하는 정도에서 성인과 매우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라고 썼다. 응답자의 76%는 데이비드가 기분이 더 나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5살짜리 아이들은 이 개념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응답자의 약 4분의 3은 두 소년이 똑같이 느낄 것이라고 답했다. 어린 뇌는 후회가 요구하는 정신적 공중그네타기(과거와 현재,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작용)를 할 수 있는 힘과 근육을 갖추는 데 몇 년이 걸린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6살이 될 때까지 후회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8살이 되면 후회를 예측하는 능력도 발달한다. 

그리고 청소년기에는 후회를 경험하는데 필요한 사고력이 완전히 발달한다. 후회는 건강하고 성숙한 마음의 표지다. 후회는 인간의 발달에 매우 기본이 될 뿐 아니라 적절한 기능을 하는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성인이 후회를 느끼지 못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2004년 에 발표된 중요한 연구는 이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연구에서 인지과학자 팀은 참가자들이 컴퓨터 롤렛 모양의 바퀴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해서 돌리는 간단한 도박 게임을 만들었다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바퀴의 어느 지점에 화살이 떨어지느냐에 따라 돈을 따거나 잃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바퀴를 돌리고 나서 돈을 잃자 기분이 상했다. 놀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롤렛 바퀴를 돌리고 돈을 잃었을 때 다른 쪽 바퀴를 선택했다면, 돈을 땄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기분이 정말 나빴다 그들은 후회를 경험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기분이 더 나빠지지 않은 집단이 있었다. 아나전두피질이라고 불리는 뇌 부위에 병변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신경과학자 나탈리 카미유와 동료들은 사이언스에 이렇게 썼다. "이 환자들은 어떠한 후회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은 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후회를 느끼는 능력의 결여은 장점이 아니었다 뇌 손상의 징후였다.

우리는 모두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후회란 살면서 되도록 경험하지 않을수록 좋고 후회하지 않는 것이 인생을 사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오늘 소개하는 이 책 후회의 재발견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 드라이브 언제 할 것인가?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다니엘 핑크가 4년 만에 신간을 들고 우리를 찾아왔다 그가 이번에 새롭게 던지는 주제는 바로 후회다. 그는 후회의 재발견을 통해 우리가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감정인 후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실제로 다니엘 핑크는 2019년 어느 봄날 후회의 감정을 뼈저리게 경험한 뒤 후회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게 된다. 그는 심리학과 신경과학 경제학 등 여러 학문에 관련 연구를 철저히 분석하였으며, 후회에 대한 역대 최대의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한다. 전 세계 105개국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후회 프로젝트를 통해 그는 후회의 구체적인 양상과 어떻게 하면 우리가 후회를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등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다니엘 핑크는 후회는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이며 후회하는 능력 덕분에 인간이 다른 동물들보다 더 뛰어난 존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동안 후회라는 감정에 대해 얼마나 오해하고 있었는가. 오로지 인간만이 후회를 통해 발전해 왔으며 현명한 후회를 통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었다. 후회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반성하지 않고 산다는 것이다. 과연 사람들이 인생에서 제일 많이 후회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그 후회를 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이 책을 통해 후회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바꾸고 당신의 후회를 최적화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