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時習_아테나이칼럼/아버지25

나는 왜 그토록 열심히 사는가 나는 왜 그토록 열심히 사는가 누가 내게 왜 그토록 바쁘게 사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답한다. 나는 바쁘게 사는 게 아니라 열심히 산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매일매일을 알차고 다부지게 산다. 네시든 다섯시든 눈만 뜨면 침대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지체 없이 빨딱 일어난다.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니 저절로 그렇게 습관이 되었다. 아내 등 주위에서 나를 걱정한다. 좀 편하게 살라는 조언도 많이 한다. 그런데 나는 지금의 내 생활이 너무도 행복하다.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는 거의 전적으로 '재미' 때문이다. 열심히 살면 재미있으니까. 재미는 놀며 편하게 살 때 느끼는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게으르고 편하게 살아본 적이 있다. 정말 재미없었다. 노는 재미는 하루이틀이다. 시간은 더디게 가고.. 2019. 10. 26.
[아버지] 가죽나무 2018. 08. 18오늘 할머니 제사라, 아버지가 올라오셨다.시외버스로 오시는데 근 너댓시간은 걸린다. 아버지는 올해 만 90세가 되시는데, 3년 전에 제사를 내게로 옮겨온 후 4대의 기제사와 두 번의 명절까지 거의 빠지지 않으신다. 동생 가족이 생업 때문에 함께 오지 못할 때가 많으니 대체로 혼자 다니신다.아버지를 뵈니, 작년부터 신경쓰이던 집 마당 가의 가죽나무가 생각났다. 20 수 년전에 새로 집을 지으면서, 그 전에 있던 가죽나무를 베었는데, 그 곁뿌리에서 올라온 것이 지금은 아름드리 고목이 되었다. 이 나무가 자라서 가지가 무성해지니 바람이 불거나 하여 일부가 부러질 우려가 생겼다. 그 가지가 낮은 지붕의 옆집을 덮치면 재앙이다. 나 : " 가죽나무 그거 아직 그대로 있지요?" 아버지 : "그.. 2019. 8. 18.
사돈네 문상을 다녀와서.. 방금 문상을 다녀왔다. 돌아가신 분은 큰 누나의 시어머니이신데, 올해 95세라고 한다. 누나는 이 분의 셋째 며느리. 그 어른은 큰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때 바깥어른을 여의고, 근 65년 이상을 홀몸으로 대가족을 이끌어오시면서, 대농가에서 농사일을 도맡고 시아버지를 수발하면서 용같고 범같은 아들 다섯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덩실하게 키워내셨다. 지금 그 슬하에는 아들 며느리, 손자, 손부, 손녀, 손서, 증손자 증손녀 등 대충 어림 잡아도 50명의 엄청난 대식구가 있다. 내가 처음 본 인상은 정말 에너지가 펄펄 넘치는 여장부셨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인 43년 전에 누나가 시집을 갔을 때, 나는 상객으로 따라가 그 분을 처음 뵈었다. 관심과 의욕으로 가득찬 눈빛과 날랜 몸움직임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2019. 7. 26.
존재와 행위 존재와 행위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도 아니고, 참과 거짓 혹은 평등과 차별의 문제도 아니다.'존재'와 '행위'의 문제이다.그리고 공감능력이나 상상력이 있는가 혹은 없는가의 문제이다.#장면1어제 저녁 아들과 동네 팥빙수 가게에서 팥빙수를 먹었다.열심히 일하는 가게 주인을 얼핏 보니 매우 예쁘장하게 생겼다. 하지만 분명히 남자다. 성별을 쉽게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제법 눈에 띄게 치렁거리는 귀걸이에다 상당히 공들여서 화장도 한 듯하다.가게 주인의 꼴(?)에 속이 좀 불편하다. 그래서 내가 아들에게 뭐라 한 마디를 했는데, 나의 불편한 속내가 그 말에 뭍어나왔나 보다.아들이 상당히 강력하게 지적을 한다. 자유로운 자기 표현이니까, 누구도 그 자유를 가지고 뭐라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따끔한 훈시(?)이다. .. 2019.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