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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세상살이/열하일기4

박지원의 양반전 “세상에 양반보다 더 큰 이문은 없다." 박지원의 '양반전(兩班傳)' 한글 번역본 전문(全文). ​ ~~ 양반이란 사족(士族)을 높여서 부르는 말이다. 강원도 정선 고을에 한 양반이 살고 있었다. 그는 성품이 무척 어질고 긁읽기를 매양 좋아했다. 이 고을에 새로 부임해오는 군수는 으레 이 양반을 먼저 찾아보고 그에게 두터운 경의를 표하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워낙 집이 가난해서 관곡을 꾸어 먹은 것이 여러 해 동안에 1000석이나 되었다. 어느 때 관찰사가 그 고을을 순행하게 되었다. 관곡을 조사해보고 난 관찰사는 몹시 노했다.​ "어떤 놈의 양반이 군량에 쓸 곡식을 축냈단 말이냐."​ 이렇게 호통을 치고 나서 그 양반이란 자를 잡아 가두라고 했다. 명령을 받은 군수는 속으로 그 양반을 무척 불쌍히 여겼다. 하지만 갚을 방도가 없으.. 2021. 11. 13.
연암 박지원의 세 도적 이야기 _ 열하일기 황금대기(黃金臺記) 연암 박지원의 세 도적 이야기 _ 열하일기(熱河日記) 黃圖紀略(황도기략) 편 황금대기(黃金臺記) 중 옛날 세 도적이 있었다. 이들은 함께 무덤을 도굴하고 서로 말하기를, 오늘 피로하고 많은 황금이 생겼으니 술을 마시자고 하였다. 한 놈이 기꺼이 술을 사러 갔다. 그는 길을 가며 스스로 기뻐하면서, '하늘이 내려준 기회로다. 셋이 나누는 것보다 홀로 독차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 라고 하며, 음식에 독을 넣었다. 그런데 그가 돌아오자 두 놈이 다짜고짜 일어나 그를 죽여버렸다. 두 놈은 술을 나눠 먹었다. 그러고 나서 황금을 나누려고 했었지만, 이내 무덤 곁에서 함께 죽고 말았다. 슬픈 일이다. 그 금은 길가를 굴러다니다가, 필시 누군가가 주워 갖게 될 것이다. 그것을 습득한 사람도 말없이 하늘에 감사하겠지.. 2021. 2. 28.
법고창신(法古創新) _ 연암 박지원(朴趾源) '楚亭集序(초정집서) 법고창신(法古創新)_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 '楚亭集序'(초정집서) 아아! 옛것을 본받는 것(法古)은 옛자취에 빠져 헤매는 병(病泥跡)이 되고, 새것을 창조한다는 것(創新)은 법도에 어긋날 우려(患不經)가 있다. 진실로 능히 옛것을 본받으면서도 변화를 알고(法古而知變), 새것을 창조하면서도 법도에 맞을 수 있다면(創新而能典) 지금의 글이 옛글과 같을 것이다. 噫! 法古者 病泥跡 創新者 患不經 苟能 法古而知變 創新而能典 今之文猶古之文也 _楚亭集序 刱(원문) = 創 비롯할 창, 苟 진실로 구, 猶 (오히려 유, 마땅히 유) 같을 유. ** 원역문(참고 출처) 爲文章如之何。論者曰。必法古。世遂有儗摹倣像而不之耻者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 논자(論者)들은 반드시 ‘법고(法古 옛것을 본받음)’해야 한다고 .. 2019. 1. 13.
호곡장론(好哭場論) _ 연암 박지원 호곡장론(好哭場論)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 '호곡장(好哭場)'은 ‘목놓아 울어보기 좋은 곳’이라는 뜻. 조선 후기의 문신이며 실학자인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의 문집 '연암집(燕巖集)' 제11권 '열하일기(熱河日記)' 중 '도강록(渡江錄)' 7월 8일자 일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사신을 수행하여 청나라의 수도 연경으로 가면서 광활한 요동 벌판을 보고 느낀 충격적인 감회를 이같이 표현한 것이다. 이런 울음은 갓 태어난 어린아이가 어미 뱃속에 있다가 탁 트인 넓은 곳으로 빠져 나오면서 거짓없이 감정이 다하도록 참된 소리를 질러 보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 英雄善泣 美人多淚(영웅선읍 미인다루) '영웅은 잘 울고, 미인은 눈물이 많다' 영웅은 울어야 할 때와 장소를 잘 안다는 뜻이리라. 울지 않아야.. 2014.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