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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찰괘검(季札掛劍)

변리사 허성원 2017. 3. 1. 22:25
계찰괘검(季札掛劍)
(계찰, 나무에 검을 걸다)
마음 속으로 한 죽은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다! 
 
사기史記 '오태백세가吳太伯世家'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오나라의 성인 계찰은 오왕 여제의 명을 받아 북방으로 사신으로 가는 길에 서徐 나라를 방문하여 서나라 왕의 환대를 받았다. 당시 오나라는 철의 제련기술이 발달하여 많은 명검을 생산했었는데, 그 때 계찰도 좋은 보검을 지니고 있었다. 서나라 왕은 이 보검이 탐났지만 차마 표현하지 못했다. 계찰도 서나라 왕의 마음을 짐작하였으나, 여러 나라를 방문하여야 했기에 돌아오는 길에 선물하리라 생각하고 길을 떠났다. 
드디어 돌아오는 길에 서나라를 들렀다. 하지만 서나라 왕은 이미 죽고 없었다. 
이에 계찰은 그 보검을 풀어 서나라 왕 집의 나무에 걸어놓고 떠났다(於是 乃解其寶劍, 繫之徐君家樹而去). 
그러자 그의 종자(從子) 물었다. 
서나라 군주는 이미 죽었는데 대체 누구에게 주는 것입니까”. 
그러자 계찰이 대답했다.
그렇지 않다. 처음에 내 마음으로 이미 허락하였는데, 죽었다고 해서 어찌 나의 마음을 배반할 수 있겠는가(季子曰 不然 始吾心已許之 豈以死倍吾心哉).

사마천은 이런 계찰을 두고 “연릉계자(延陵季子, 계찰)의 어질고 덕성스런 마음과 도의()의 끝없는 경지를 사모한다. 조그마한 흔적만 보더라도 곧 사물의 깨끗함과 혼탁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어찌 그를 견문이 넓고 학식이 풍부한 군자가 아니라고 하겠는가!”라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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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찰
季札은 나라 왕 수몽壽夢의 넷째 아들이다. 그래서 수몽에게는 계찰의 형들인 제번이매여제의 세 아들이 더 있었지만막내인 계찰이 가장 지혜롭기에 그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였다
그런데 계찰이 완강히 사양하였기에, 수몽은 형제들이 차례로 군위를 이어 계찰이 왕이 될 수 있도록 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그래서 제번부터 차례로 왕위를 이어 마침내 셋째 아들인 이매마저 죽게 되자 계찰의 차례가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계찰이 몸을 아예 피해 버리자, 부득이 이매의 아들 요僚가 즉위하게 되었다.
요가 왕위에 오르자 큰 아들 제번의 아들 광光이 불만을 품고 오자서의 도움을 받아 자객 전제專諸로 하여금 어장검으로 요를 살해하게 함으로서 왕위에 오르게 된다. 이 공자 광이 합려闔廬이다. 
오왕 합려는 초나라에서 망명 온 오자伍子胥()와 제나라 출신의 손무를 기용하여 국력을 강화하여, 초나라를 사실상 멸망의 위기에까지 몰아가기도 하였다. 그러나 월越과의 전쟁에서 구천에게 패해 그 부상으로 인해 합려는 사망했다. 합려의 아들 부차差는 와신()하며 복수를 다짐하였다가 마침내 월나라를 굴복시켜 복수에 성공한다. 그러나 오자서의 충고를 듣지않고 구천을 살려두었는데, 상담(膽)하며 주도면밀하게 복수를 준비한 구천의 술책에 말려들어 결국 멸망을 당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