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존스의 '파시즘 실험'
론 존스의 '파시즘 실험'
<악은 괴물이 아니라, 질서를 따르고 일상에 복종하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발생한다>
론 존스(Ron Jones)는 196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의 큐벌리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였다.
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파도’(The Wave) 실험이라는 것을 실행하였다.
이 실험은 나치 독일 시절의 전체주의와 파시즘이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확산될 수 있었는지 학생들에게 직접 체험하게 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 실험의 전개
- 첫째 날: 존스 교사는 ‘규율을 통한 힘(Strength Through Discipline)’이라는 구호 아래 엄격한 교실 규칙을 도입하고, 학생들에게 바른 자세, 짧은 발언, 일사불란한 행동을 요구했다25.
- 둘째 날: ‘공동체를 통한 힘(Strength Through Community)’이라는 원칙을 추가하며, 학생들에게 ‘제3의 물결(The Third Wave)’이라는 명칭을 붙이고 특별한 경례(파도 경례)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교실 안팎에서 이 경례를 사용하며 소속감을 키웠다.
- 셋째 날: 실험은 급속히 확산되어 참가 학생이 200명 이상으로 늘었고, 회원증이 배부되며 학생들은 서로를 감시하고 규칙 위반자를 신고하기 시작했다. 실험은 단순한 수업을 넘어 실제 운동처럼 번져갔다245.
- 넷째~다섯째 날: 존스는 실험이 통제를 벗어나자, ‘전국 운동의 대통령 후보가 등장할 것’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집합시켰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무런 연설도 없었고, 존스는 학생들에게 이 모든 것이 파시즘의 위험성을 체험하게 하기 위한 실험이었음을 밝히며, 나치 독일에 관한 영상을 보여주며 실험을 마무리했다25.
* 실험의 의의와 영향
이 실험은 민주적 사회에서도 권위주의적 규율, 집단주의, 소속감, 상벌 체계가 결합될 때 파시즘적 행동이 얼마나 쉽게 확산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집단에 동화되고, 규칙 위반자를 감시·배제하며, 강한 소속감과 우월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 실험은 이후 소설, 영화, 연극 등 다양한 매체로 재구성되었으며, ‘파도’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파도’ 실험은 학생들이 직접 전체주의와 파시즘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경험하게 한 대표적 사례로, 집단 행동과 권위에 대한 인간의 취약성을 경고하는 중요한 사회 심리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The Third Wave (experiment)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1967 social experiment on the spread of Nazism The Third Wave was an experimental movement created by the high school history teacher Ron Jones in 1967 to explain how the German population could have accepted the actio
en.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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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의 25세 사회과 교사 론 존스(Ron Jones)는 10학년 학생들에게 홀로코스트로 이어진 사건들을 가르치려 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어떻게 평범한 독일인들이 나치 정권에 순응하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모든 증언에 따르면 카리스마 있고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쿨한" 선생이었던 존스는, 사람들이 무서운 지도자에게 얼마나 쉽게 영향을 받고 이데올로기에 휘말리는지를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시연해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 제자의 증언에 따르면, 어느 날 존스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실험을 할 겁니다. 위협적인 건 아니에요.” 그리고 그는 평소보다 훨씬 엄격한 태도를 보이며, 수업 시간에 따라야 할 새로운 규칙들을 발표했다. 충격적이었지만, 고등학교의 단조로움을 깨는 새로운 일이라 처음에는 재미있기까지 했다.
존스는 이 실험이 하루만에 끝날 줄 알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음 날 교실에 들어가자, 모든 학생들이 똑바로 앉아 있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존스 선생님!” 그들은 전날 배운 대로 일제히 인사했다. 한 제자의 말에 따르면, 존스는 깜짝 놀랐다. “맙소사.” 실험은 계속되었다.
2011년 다큐멘터리 Lesson Plan: The Story of the Third Wave에 등장한 학생은 말한다. “처음 며칠 동안, ‘제3의 물결(Third Wave)’은 그냥 게임이었어요. 규칙이 많았고 해야 할 일도 많았죠.” 나치식 경례로 서로 인사하고, 질문할 땐 반드시 서서 세 단어 이내로 말해야 했으며, ‘민주주의를 제거한다’는 모호한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통일’은 이 운동의 핵심 가치였고, 학생들은 “참여를 통한 힘”과 “훈련을 통한 힘”이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만들었다. 세 명 이상 모이는 것도 금지되었고, 당시는 두 명으로 제한되었다는 증언도 있다.
학생들은 이 실험에 순응하면 A학점을 받지만, 존스에게 도전하면 F학점을 받을 것이라고 들었다. 참여를 거부하면 도서관으로 쫓겨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3의 물결’ 참여는 삶 전체에 적용된다는 점이었다. 교실과 학교뿐 아니라, 학교 밖과 가정에서도 말이다. 동료 학생을 보고 인사를 하지 않으면 고발될 수 있었고, 재판을 통해 도서관(즉, 제3의 물결에서 추방)을 선고받을 수 있었다. 한 학생은 말했다. “다음 날 누가 나를 밀고할지 알 수 없었어요. 그 때문에 학생들 사이의 모든 소통이 끊겼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학생은 두려움이 얼마나 빠르게 퍼졌는지를 회상한다. “소문 위에 소문이 얹혔죠.” 친구였던 학생들 사이의 신뢰도 빠르게 무너졌다. ‘통일’을 강조했지만, 실상은 의심과 고립의 분위기가 지배했다.
넷째 날이 되자 존스는 실험이 통제 불능으로 흐르고 있다고 느꼈다. 다른 학급 학생들까지 몰려들었고, 심지어 이에 저항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그는 실험을 끝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제3의 물결은 전국적인 운동의 일부이며, 다음 날 대통령 후보가 발표될 집회에 참석하라”고 말했다.
그 다음 날 강당에 모인 학생들 앞에서 존스는 텅 빈 화면을 보여주었다. 몇 분간 정적이 흐른 후, 그는 학생들에게 그들이 파시즘의 씨앗을 심는 실험의 일부였음을 밝혔다. 그리고 나치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며 실험을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실험이 끝난 후 안도감을 느꼈다고 한다. 일부는 자신들이 파시즘적 사고와 행동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물들어갔는지에 경악했다. 또 다른 학생들은 그 음산한 교실 분위기에 대한 자신들의 직감이 맞았음을 확인했다.
이 실험은 1981년 TV 영화 The Wave와 2008년 독일 영화 Die Welle로 각색되었다. 그러나 존스의 실험은 비판도 받았다. 일부 학부모와 교직원은 그가 권력을 남용해 학생들을 교육한다기보다 세뇌시키려 했다고 비판했다. 존스는 2년 후 종신 재직 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실험은 파시즘의 일상화—소속의 쾌감, 배제의 짜릿함, 규율과 질서의 위안—을 생생히 보여준 시뮬레이션이었다. 이는 아이히만 재판에서 한나 아렌트가 내린 소름 끼치는 결론을 실증했다. “대부분의 SS 대원들은 변태나 사디스트가 아니었다. 그들은 오히려 끔찍하리만큼 평범했다.”
이 실험은 “정상성의 얼굴을 한 전체주의”를 가르치려 했던 일종의 극단적 페다고지라 할 수 있다. 롤스의 ‘무지의 베일’이 자유주의 사회에서 정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이상적 출발점이라면, 존스의 실험은 반대로 극단주의가 현실에서 얼마나 쉽게 자라날 수 있는가를 역으로 보여주는 체험 교육이었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은 이 실험의 윤리적 핵심을 꿰뚫는다. 즉, 악은 괴물이 아니라, 질서를 따르고 일상에 복종하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발생한다는 통찰이다.